2002년에 최준호.스패로님이 다니시던 건국대 충주캠퍼스의 졸업 학술세미나에서 초청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거나 한참 프로그래밍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앞에 두고 무슨 내용로 주제를 잡아 강연을 할까
며칠이나 고민을 했었죠. 그러다가, 그중 다수가 앞으로 개발자로 살아갈 것에 착안, 개발툴과 플랫폼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와 어떻게 개발툴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주제로 잡기로 결심했습니다.
막상 당일에 충주에 도착해서 강연을 하려고 강단에 서니, 생각보다 참석 인원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전에 강의 경험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수십명 단위가 아니라 강당에 수백명의 학생들과 학과 교수님들이 저만
쳐다보고 있으니... 꽤 많이 떨리더군요. (실제론 백명 정도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제 느낌엔 수백명 정도의 압박이었죠 ^^)
도대체 무슨 말을 떠들고 있는지 저 자신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마구 말들을 쏟아내고 강단에서 내려오니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습니다. 원래 생각했던 주제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어떤지 도무지 감도 안잡히고...
그런데 꽤 오랜 후에야 최준호님께 듣기로는, 뜻밖에도 반응이 열렬했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들께 학생들이 왜 볼랜드 관련툴을 채택하지 않느냐에 대한 요청도 쇄도했었다고 하더군요.
조금 전 제가 강의했던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그때 강의자료로 준비했던 ppt 파일이 나왔습니다.
지금 대충 다시 보니 벌써 2년이상이나 지난 거라 조금쯤 얘기가 달라질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합니다만.
현업에서 개발자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도 한번쯤 생각을 해볼만한 문제라고 생각이 들어서, 첨부 파일로 올립니다.
물론 다른 의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닷넷의 장래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죠.
그리고 현재에 있어서 닷넷의 미래에 대한 제 관점도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아니지만요)
하지만 이 강의자료의 핵심은, 닷넷 그자체는 아닙니다.
언제나 그래왔기는 하지만, 최근에 들어 더욱 더 급속하게 개발자는 플랫폼 벤더의 마케팅 도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비단 MS의 닷넷 뿐만 아니라, IBM이나 썬, 오라클 등등 수없이 넘쳐나는 대형 플랫폼 벤더들의 홍보문구 속에서
개발자가 어떻게 중심을 잡아나가고 개발자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개발툴을 선택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
주제입니다. 물론 제가 내린 결론은 플랫폼 전략에 따라 개발툴 전략이 오락가락하는 플랫폼 전문 벤더가 아닌,
볼랜드와 같은 전문 개발툴 벤더, 즉 독립 개발툴 벤더를 선택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참.. 여담입니다만, 어제 벙개에서도 얘기를 했던 겁니다만...
강의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과 교수님들이 특정 개발툴을 강조하지 말아달라고 요청을 하셨었습니다.
하지만 전 학생들에게 꼭 C++빌더를 강조하고 싶었고, 그래서 꽁수를 부렸었습니다.
제게 볼랜드코리아 직원분으로부터 받았던 긴팔의 티셔츠가 하나 있는데, 그걸 잠바 안에 입고 충주대의 강단에 올라갔죠.
그리고 강연을 시작하자마자 잠바를 벗고 티셔츠 앞뒤로 대문짝만하게 찍힌 문구들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뭐라고 찍혔냐구요?
"Real C++"
"C++Builder"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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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로님이 말했던게 생각나네요~
강단에 올라가셨는데 옷의 그 문구가 정말 멋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