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델파이2005 발표회에 오셨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볼랜드와 OOC로부터 부탁을 받은 것이 너무 늦어서 준비가 소홀했던 점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그제 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준비했던 것조차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원래 발표 내용 자체는 Tmax ATMI를 이용하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이 주제임에도, 벤더인 Tmax쪽에서 협조가 너무
적더군요. 발표회장에서 연결할 수 있는(외부에서 접속을 허용하는) 서버가 없어서 제가 Tmax용 서버까지 만들어서
데모 준비를 했는데요. 제가 Tmax 서버 프로그램은 만들어본 적도 없었지만 그보다도 더 문제가 발표용 노트북에서
서버를 같이 돌려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TP 모니터라는 특성상 고도로 안정적인 플랫폼을 요구하기 때문에 윈도우용도 제공되기는 하지만 윈도우에서 Tmax
서버를 구축하는 사례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윈도우 서버쪽으로는 Tmax에서 제공하는 문서 자체도 소홀하고요.
소개를 통해 Tmax의 기술연구소 엔지니어들과도 통화를 했습니다만.. 그쪽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기술지원 정말 꽝이더군요.
일선 개발자들이 아닌 윗선으로 영업으로 먹고 살만한지, 질문 내용이 뭔지도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말씀 그만하시고 제
말을 들으세요'라는 등... 그나마 한페이지 정도가 언급되어있는 제가 못본 다른 문서가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윈도우에서 Tmax를 깔고 기본적인 예제를 실행하는 서버 프로그램까지 만드는데 무려 5일 정도가 걸렸습니다.
발표 자료를 만드는 데 이미 일주일 이상을 까먹었기 때문에, 정작 보여드릴 데모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는 하루도 남지
않더군요. 발표회 전날이죠.
또 발표용 노트북을 그날에야 받았기 때문에 다시 오피스와 Tmax, 델파이2005와 C++빌더6를 까는 데 너댓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Tmax에서 제공하는 Tmax 서버용 라이브러리가 C 라이브러리 뿐이어서 윈도우용 Tmax 서버를 C++빌더로
만들었습니다. TP모니터 클라이언트를 C++빌더로 만든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드문 케이스일 듯...)
결국 클라이언트 데모를 만들려고 했을 때 시간은 이미 발표 당일의 새벽 한시가 넘었고..
만으로 2주동안 밤낮으로 작업을 계속하다보니 이래저래 피곤하기도 하고 또 TP모니터 서버쪽의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고 해서 터무니없는 코딩 실수도 하다보니 데모를 위한 서버를 만들고 클라이언트를 만들고 해서 잘 동작하는 걸
확인했을 때는 이미 해가 뜨더군요.
근데 그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여기까지 만든 클라이언트는 어제도 말했던 '날코딩', 하드코딩 방식이어서 제가 만들었던
컴포넌트를 이용해서 코드를 몽땅 없애버린 클라이언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TP모니터를 위한 ATMI API 자체는
표준화가 되어있지만 그 내부에서 각 필드들을 어떻게 집어넣고 추출하는지의 방식은 서버를 구현하는 쪽의 자유여서,
제가 증권사에서 만들었던 컴포넌트의 가장 아랫단.. 그러니까 버퍼에 필드값을 넣고 빼는 부분에서 코드를 바꾸어야
했습니다. 근데 이미 출근시간이 된 겁니다.
오전에도 회사에서 계속 작업을 하고 또 발표회장에서까지 작업을 계속했습니다만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뻔히 아는데도 코드를 봐도 뒷머리만 멍할 뿐 아무 생각도 안나더군요. 결국 컴포넌트를 수정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걸 이용해서 UI 디자인을 하는 것까지만 보여드리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물론 날코딩 클라이언트는 서버와 잘 동작
하니까 그건 보여드리고요.
근데 막상 연단에 올라가서 데모를 하려니까, 컴포넌트를 이용한 부분에서 디자인이 끝나면 F9를 눌러서는 안되고 그냥
살짝 넘어가야 한다는 압박감만이 머리에 가득차버리더군요. 그 생각만 계속하다보니 데모는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서버쪽도 잠깐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만 그것도 통째로 빼먹고, 더욱이 날코딩 클라이언트와 연동하는 시연은 통째로
빼먹고 넘어가버린 겁니다. 클라이언트 쪽의 코드만 잠깐 보여드리고 말았죠.
결국 제가 발표회 전날밤까지 6일동안 밤새가며 작업한 결과가, 코드 몇줄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
뭘 주저리주저리 한참 썼는데... 뭐 한마디로 황당한 데모를 보신 참석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이옵니다.
변명일 뿐이지만... 시간이 너무 적었어요. 두어달 전처럼 제가 백수랜서였을 때야 2주정도면 떡을 쳐도 찰떡을 쳤겠지만,
낮동안 직장 일을 하고 퇴근해서야 발표 준비를 하다보니 시간의 압박이 너무 컸습니다. 또 아침이면 출근해야 하니
밤시간을 내내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새벽까지 서너시간 정도밖에 안되었으니...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에 기술 세미나를 하게 될 지도 모르겠는데...
그때는 반드시 넉넉한 시간을 잡고 준비해서 유쾌발랄한 데모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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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그냥 넘어간줄 알았습니다 ^,^;;;
다음에 워크샵때 저희들에게 발표(?)하시는 것은 어떠실런지요~
피곤하실 텐데 푹 쉬시고 원기충전하시길 ^^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