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규님껜 무척 죄송한 일이었지요.
사실, 발표시간의 절반 쯤을 재끼고, 행사장 밖에서 임프님과 담담한(담배 + 담소) 시간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천리안 동호회 활동 시절의 이야기가 나와서, 여러가지로 잊고 살았던 그 시절의 생활을 떠올리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네요.
늦게나마 자리에 돌아가 보니, 병규님의 특유의 만행이 저질러지고 있었습니다.
* 양병규님의 객체지향적 워드프로세서 만들기
그 '만행' 이란것은, 비교적 큰 덩어리인 논리 객체를 실시간에, 여러 사람들 앞에서
손 끝으로 풀어내는 것이었지요.
화이트 보드나 칠판, 프리젠테이션 툴에 의존하지 않고,
발표자 본인의 스타일을 살려 노트에 펜으로 끄적 끄적 그려가는 모습을
PC 캠으로 실시간 상영하는 방식을 선(?) 보여 주셨구요. 구수한 매력이 일품인 모습이었지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맛 볼 수 없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한 라이브 공연에
저를 비롯한 사람들은 적지않게 곤혹감도 느꼈으리라 생각됩니다.
(대략적 코딩이 끝나기 전까지 단 한번도 컴파일 하지 않으셨던 걸로 기억 하니까요...
중간부터 봐서, 확언은 힘들지만 말이죠 ^^)
꼼꼼히 생각하고 코딩하던 과거의 스타일과는 달리, 요즘들어 저도 컴퓨터와 개발환경의 성능에
의존해, 오탈자나 논리적 간과한 부분들을 수시로 컴파일을 함으로 해결하는 습관이 베여버렸는데
아주 잘 만들어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자신에 찬 코딩방식은 적지 않게 제 안에 도전할 주제로
남았습니다.
시트-라인-캐릭터 등의 종속적 구성요소를 별개의 객체화 함과,
기획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객체를 먼저 생각한 뒤 추상 객체의 요소들을 종합하는 순서를 가지고,
구현에 있어서는 반대로, 추상 객체를 먼저 구현한 뒤 구체적인 표현 객체를 구현하는
순서를 모범으로 보여 주셨지요.
복잡한 표현은 즐기지 않는다. 는 말씀과, "이렇게 간단해도 되는거야?" 등의 말씀이,
고수다운 면모였다랄까요.
끝내, 단 몇 개의 오류만을 남기고 컴파일은 되었고...
시간상.. 구현되지 못한 나머지 문제들을 생략한 것이 아쉬웠지만,
실제로 완성된 수식(수학공식) 표현이 가능한 워드프로세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비쥬얼에 목마른 팬들에 대해 서비스 하는 센스도 발휘 하셨습니다.
발표를 마치시고, 용량 부족으로 PC캠+종이+펜 프리젠테이션이 녹화되지 못한 사실을 발견하셨을 때
어린애 처럼 아까와 하시는 모습을 보이시더군요.
아마도, 다른 곳에 교육자료로 활용하시려고 했던 것이라기 보다,
스스로의 스타일을 곱씹어 보고 반성하고 싶으셨던 의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솔직한 심정에, 저도 22년째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고수라 여기지만(짱돌 기대해도 좋을
표현이네요 ^^),
여러모로 병규님의 거울에 스스로의 모습을 비춰 보는 공부가 되었습니다.
감사한 마음 전해 드립니다.
*** 이 정도에서 모든 발표자 분들에 대한 소감을 정리할까 합니다.
글로 표현하니, 많은 부분이 왜곡되네요. 아직 글 재주가 보잘 것 없습니다.
하물며, 미리 작성해서 올리는 글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바로 작성하는 글이 되어서... 더욱 그러하군요.
전체적으로 세미나가 기대에 미치게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앞 섰었지만,
이렇게 글로 정리를 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많이 보여 주시길 바라고,
함께 해주신 다른 참석자 분들께도 반가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저 역시 발표자로서 발표의 노고를 맛 보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아마도 한참 오버된 시간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분들이 자리를 지킨 것은 양병규님의 멋진 강의를 듣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그건 그렇고... 나름대로 멋진 리뷰를 올려주신 열씸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