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전 프리랜서 뛸 때 간단한 네트워크 게임 하나 수주해서 개발해 줬습니다.
그런데 그게 이제 끝나네요.
"게임 시작할 때는 버턴 말고 엔터키만 치게 해주세요."
"아뇨 버턴으로 다시 바꾸지요."
"자꾸 번복해서 죄송합니다, 엔터키로 해주세요"
개발 초기에 분석과 설계에 과감한 시간을 투자하고
그들의 요구사항 명세서가 얼마나 엉성한지 보여주고
상당히 인정받고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몇 주동안 자기들끼리 회의를 반복해서 그래도 상세한 자료를 만들었더군요
여지것 경험한 다른 프로젝트를 비교한다면 훌륭한 명세서였습니다.
중간에 제가 결혼 문제로 생각보다 일정이 늦어진 것이 미안해서
아무말 못하고 추가요구사항을 들어주다 보니
정말 하찮은 것까지 (버턴의 색깔 등) 수정하면서 검수를 안해주더군요
모두 아직도 제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것은 압니다.
하지만 미안함도 없이 이것저것 변경하면서도
이거 안고쳐주면 절대 검수 안해준다는 식으로 협박을 ㅡ.ㅡ;;
얼마 전 부터 검수 해주겠다고 계속 이야기하면서
"이것만 수정해주면"이라는 단서 지겹게 들었네요.
세미나 준비하고
회사에는 미안하지만 가끔 새벽잠 아껴서 게임 수정하고
(회사에서 요즘 심하게 졸고 있음)
회사일 그리고 스터디로 후배들 델파이 가르치는 일
좀 주제넘게 일을 벌였던 거 같네요.
조금 마음 좀 추스리고
쉬어가야겠습니다.
볼포에는 우짜다가 운영진이 되어서
하는 일도 없이 매번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다른 운영자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자리를 ㅡ.ㅡ;;
만든 게임은 너무나 허접해서 보여달라고 하시면 반칙입니다 ㅡ.ㅡ++
(돈안주면 안해줄려고 보안이라던가 이런 처리 하나도 안해놨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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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취직하기 전에 벌여놓은 일들이 이제야 조금씩 정리가 되는 듯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