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조조 예약을 해놨다길래.. 늦잠이 많은 아들넘을 억지로 깨워 장모님께 맡겨놓고 극장엘 갔었습니다.
배트맨 비긴즈.. 딱히 보고 싶었던 영화는 아니지만...
사실 이전 배트맨 시리즈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거든요.
미국에서 원작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나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 아닐까 싶은...
그나마 마일클 키튼이 주연했을 때는 조금이라도 볼만했습니다만 그 외에는 별루...
그런데 이번 배트맨 비긴즈는 완전히 스타일이 다르더군요.
전작 배트맨 시리즈에서 가져온 것은 배트맨과 집사 세바스찬, 고담시라는 배경 외에는 우울한 분위기 뿐이고..
전형적인 액션, 아니 그보다는 조금 더 나은 색다른 액션 영화였던 거 같습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도, 무식한 액션치고는 꽤 괜찮은 시나리오였습니다.
멋진 반전이라기에는 좀 약하지만 반전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별루 기대를 하지 않았던 크리스찬 베일이 보여준,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배트맨이 맘에 들었습니다.
배트맨 시리즈의 첫 시작이라는 면에서 당연할 수도 있는 거지만, 이미 최강자로서의 배트맨의 위치를 시작부터 설정하고
진행되는 전작에 비해, 두려워하고 고민하고 악을 쓰는 모습이 너무나 멋졌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은 이퀼리브리엄과 아메리칸 사이코에서의 연기가 꽤 인상적이었는데..
이퀼리브리엄에서는 '권총댄스'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의 화려찬란한 액션을 보여줬었죠.
그외 조연 출연진도 리암 니슨에 모건 프리먼, 케이티 홈즈, 게리 올드만까지 상당히 화려한 면모...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리암 니슨의 연기의 힘이랄까.. 기대에 비해 그게 좀 모자란게 아쉬웠고..
모건 프리먼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액션으로서의 볼거리 면에서는 아주 흡족한 정도였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배트맨으로서의 장비를 마련해가는 절차도 볼만했고요.
특히 이전의 길쭉한 F1 스타일의 배트카가 아니라 군용차 스타일의 배트카는... 첨에는 뭐 저런게 다있나... 했는데...
어떻게 보면 험비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장갑차 같기도 하고... 바퀴만 무식하게 큰...
근데 실제로 달리는 모습에서는,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지금까지 제가 본 어떤 자동차 추격신보다도 더 멋진 추격신을
보여줬습니다.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뛰어넘고 도로 중앙분리대고 뭐고 다 뚫고 밀어붙이는 강력한 파워~~!
중간에 엑스트라가 보고 한 대사처럼.. 나도 저런 거 사고 싶다는... ^^;;
지금 생각해보니,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비주얼 외에도 사운드에 대단히 공을 많이 들인 거 같습니다.
모든 장면들의 사운드가 너무나 생생하기도 하고, 효과음과 배경음악이 액션에 딱 맞게 절묘하게 어우러지기도 하고..
그정도면 충분히 화려한 비주얼이었음에도 사운드에 더 압도된 영화였던 듯...
지난주엔 우주전쟁을 봤는데..
거장 스필버그 답게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도 많았고 영화표값이 아깝지는 않았지만.. 시간은 좀 아까웠다는...
하지만 배트맨 비긴즈는 거의 모든 면에서 흡족했습니다.
지금 찾아보니, 감독인 크리스찬 베일이 메멘토의 감독이었군요.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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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안맞아서 한국어 더빙판을 본 것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더빙한게 "순돌이"가 아닌 것이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