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MySQL에서 트랜잭션을 지원하도록 하려면 기본 디비 포맷이던 MyISAM으로는 안되고 InnoDB를 써야 합니다.
반면 InnoDB를 써서 트랜잭션을 지원시키면 허벌 빠른 속도라는 MySQL의 최대 강점을 상당부분 희생하게 되죠.
그런데 이 InnoDB는 MySQL사의 제품이 아니라 다른 오픈소스 회사인 Innobase라는 회사의 제품이더군요.
오라클이 10월 7일부로 이 Innobase사를 인수합병했댑니다.
http://www.innodb.com/index.php
위 보도자료를 보면, 뭐 오라클이 오랫동안 리눅스나 아파치같은 오픈소스의 후원자였다느니, 오라클이 이미 리눅스용
파일 시스템을 오픈소스로 내놓은 적도 있다느니, MySQL과의 계약은 내년에 갱신하려고 한다느니 하면서 정당화하려는
부분이 있는데.. 다 헛소리죠. 오라클의 주력이 디비 자체이기 때문에 리눅스와 아파치를 지원했든 말았든 그건 별개의
문제이고, 오라클 디비 자체를 오픈소스로 내놓은 적은 없었지 않습니까.
DB의 최정점에 서 있는 오라클이 기술이 필요해서 InnoDB를 노린 것도 아닐테고, 무슨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도 아닐테고,
저런 눈에 빤히 보이는 변명은 신경쓸 필요도 없이, 오라클의 목적은 MySQL을 꺾으려는 데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죠.
일단 InnDB를 손에 넣은 이상 오라클은, MySQL에 대해 간접적으로 많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MySQL과의
계약을 갱신할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내년이 되면 MySQL에서 제시하는 계약 조건이 너무 터무니없네 어쩌네 하면서
계약 연장을 거부할 명분을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나 쉽습니다.
트랜잭션이 지원되지 않는 MySQL도 나름의 시장이 있긴 하지만, 더이상 오라클의 경쟁상대는 아니게 됩니다.
트랜잭션이 전혀 필요없는 디비 작업은 소규모 웹사이트의 게시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업무나 쇼핑몰 등은
조금만 복잡해져도 트랜잭션이 반드시 필요해지니까요.
또 설사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MySQL을 바보 만들기는 쉽습니다. 아니, 그렇게 갈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기도 합니다.
InnoDB와 MySQL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면 오픈소스 진영에서는 또다른 트랜잭션 지원 디비 포맷을 마련하려는
공감대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죠.
계약은 연장하면서 기술적으로 InnoDB가 MySQL과 쉽게 연동되지 않도록 불편하게 한다든지, InnoDB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겠다는 둥 발표를 하면서 MySQL에서 성능이 떨어지도록 튜닝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품안에 가져버린 이상,
MySQL을 엿먹일 방법은 무궁무진하죠. 그야말로 오라클의 꽃놀이패입니다.
개인적으로 오픈소스에 대해 상당히 지지하는 편인데, 비록 MySQL이 제가 더 좋아하는 파이어버드의 최대 경쟁자이긴
하지만 전체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입장에선 무시못할 큰 타격이 될 것 같습니다.
"「오라클의 야심」오픈 소스 DB 개발사 이노베이스 인수"
http://www.zdnet.co.kr/news/enterprise/dbms/0,39031095,39140248,0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