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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11759] 닷넷과 MS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박지훈.임프 [cbuilder] 2195 읽음    2006-05-13 05:16
아래 주정섭님이 닷넷에 대해 동감이 가는 글을 써주셨길래, 오랜만에 제가 여러해 동안 써왔던 닷넷 대세론의 허구성에 대한 글들을 정리해봅니다. 그리고 닷넷과 MS가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생각해본 것들도 정리해봤습니다. 심각하고 재미없는 글이니 장문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그냥 넘어가서 딴글이나 보시길. 갑자기 일하기 싫거나 시간이 남아서 어쩔 줄 모르는 분들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ㅎㅎㅎ

2002년 3월
닷넷에 대한 임프의 잡생각...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free&no=3749

닷넷을 막 공개한 MS는 닷넷이 자바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전이라고 부득부득 우기고 있었고 많은 개발자가 MS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믿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시각에 대해, MS가 왜 자바를 노릴 수밖에 없는지를 지적하여 MS가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닷넷은 거의 완전히 자바를 겨냥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또 닷넷 자체가 기술적으로 주목할 만한 새로운 가치는 그리 크지 않으며, 또한 웹서비스를 위해 닷넷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MS의 주장에 대해, 웹서비스 자체는 새로운 플랫폼을 필요로 할 정도로 기술적으로 대단한 존재가 아니며, 그 반증으로 닷넷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델파이6와 C++빌더6의 경우 Win32에서도 웹서비스를 훌륭하게 지원한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MS가 닷넷에 목을 매고 사생결단 마케팅을 하는 이유가 근본적으로는 MS의 성장 둔화에 있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최근의 MS 주가 폭락도 있고 해서 다 MS의 수익구조가 점점 불안해져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MS 불패론이 너무나 팽배해서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이 너무 섣부른 게 아닌가 하는 반론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MS 자신은 향후 몇년간의 수익구조 예측을 통해 지금처럼 향후에 수익구조가 갈 수록 나빠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돌아보면, IT 시장에서 가장 잘 속는 것은 개발자들이더군요.

2002년 3월
닷넷에 대한 임프의 잡생각, 이어지는 이야기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free&no=3786

두번째 글에서는, 자바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과소평가하는 의견들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자바가 대세임을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아직 초반이라 그런 사실을 인식하는 개발자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개발자들이 흔히 불패의 정복자로 생각하는 MS도 여러번 시장에서 참패를 맛본 적이 있고 닷넷이라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또 MS조차도 IT 업계의 미래를 지배할 수는 없으며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전략을 변경해가며 시장에 적응해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2002년 8월
닷넷에 대한 잡생각... 세번째 잡생각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free&no=5591

세번째 글에서는, MS의 기대와 달리 기존 MS쪽 개발자들이 닷넷을 많이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으며, CLR과 C#은 기술적으로 필요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오로지 MS의 마케팅 목적으로 나온 것이라는 걸 지적했습니다. 또한 MS가 엄청난 허풍으로 띄워놓은 개발자들의 기대치만큼, 그것이 생각보다 못미칠 때 개발자들이 외면하는 정도도 점점 더 높아질 거라고 말했습니다.

또, 여러 개발자들이 닷넷의 성공 가능성으로 이유를 다는 것이, 자신들이 입으로 떠들고 있는 기술적 우수성이 아니라 실제로는 MS의 시장 지배력이면 무엇이든 가능할 거라는, 한마디로 묻지마식 신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MS의 지난 역사를 돌아볼 때 시장에서 성공한 기술이 그리 많지 않았으며 오히려 실패한 것이 더 많았다는 것을 상기시켰습니다. 닷넷에는 소비자와 개발자들을 확 끌어당길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가 없으므로 과거 MS를 크게 성장하게 해주었던 VB나 윈도우95와 같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수가 없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윈도우2000의 높은 완성도가 향후 MS의 윈도우 신버전 매출에 오히려 치명적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100%에 가까운 독점 상황이기 때문에 신규 매출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에 팔아먹은 버전의 완성도가 너무 높아서 고객들이 업그레이드를 크게 원하지 않을 거라고 썼습니다. 그 때문에 당시 출시 예정이던 윈도우 닷넷(이후 정해진 정식 명칭은 윈도우 서버 2003)의 매출에 크게 타격을 줄 거라고 했습니다.

또, 닷넷이 단기간 내에 급격하게 성장하지 못하면 막대한 홍보 예산으로 개발자들에게 걸어놓은 최면과 암시가 풀리게 되고, 그러면 닷넷의 성장은 더욱 더 느려지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 기간으로 2년도 너무 길며 1년 남짓 사이에 압도적인 기세로 성장해야 닷넷의 낙관론이 가능할 거라고 했습니다.

2003년 2월
Re:닷넷과 관련한 임프의 생각에 대해..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free&no=6798

이 글은 질문에 대해 답변 형식으로 쓴 것입니다. ASP.NET은 본래 닷넷 없이도 존재하던 별도의 기술이었던 것을 닷넷 기획 과정에서 끼워넣었을 뿐이라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또 웹폼의 경우 인터넷 디자인보다는 인트라넷, 즉 엔터프라이즈쪽을 위한 기술이므로 일반적으로 말하는 인터넷 기술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NET GUI 개발의 경우에도, 클라이언트의 경우 닷넷 프레임워크를 별도로 배포해서 깔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크든 작든 성능상의 단점 때문에 클라이언트 개발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MS 스스로가 오피스 등 자사의 주요 제품들을 닷넷으로 포팅해서 증명해야 할 거라고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닷넷 기술 전체가 서버측을 위한 기술이며 이는 곧 엔터프라이즈 개발만을 위한 기술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거라고 했습니다.


벌써 꽤 여러해가 지난 지금 돌아보면, 예상했던 것과 너무나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이, 마치 제가 무슨 점이라도 친 거 같군요. 물론 세세한 부분에서는 제 예상과 조금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당시에 닷넷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앞으로 3~4년쯤은 걸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것도 당시에 닷넷의 허상에 빠진 개발자들에게는 믿기 힘든 긴 시간이었죠.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다시 3~4년쯤 더 지나더라도 힘들 거 같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썼던 글에서, 닷넷의 보급 속도의 문제를 제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닷넷이 조금씩 보급은 되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속도가 너무나 느리며 앞으로도 빨라질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장 자체도 성장하고 경쟁 상대인 자바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닷넷의 성장 속도가 지금처럼 느려서는 다시 몇년쯤 흐른 후에는 닷넷이 일부 틈새 시장에서만 쓰이는 마이너 기술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닷넷이 발표된 것은 2001년 여름쯤이었고 2002년 3월에 비주얼스튜디오닷넷 첫번째 버전이 출시됨으로써 개발자들에게 현실화되었습니다. 발표된지 5년, 제품이 출시된지 4년이나 된 기술입니다. 대박을 터뜨릴 기술이었다면 벌써 터졌어야 했습니다.

90년대 이후로, IT 업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버린 기술들은 4년씩이나 걸리지 않았습니다. 직접 닷넷의 라이벌인 자바는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데 2년도 걸리지 않았고 웹브라우저, 인스턴트 메신저, 온라인 게임, 다른 어떤 예를 생각해보더라도 모두 3년도 채 걸리지 않아서 이미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발표된지 5년, 출시된지 4년이나 지난 지금, 닷넷은 이미 실패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무슨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윈도우 환경에 익숙해진 개발자들이 MS라는 거대기업의 영향력을 너무 지나치게 과장해서 느끼지 않았다면, 밝은 눈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개발자라면 누구라도 저와 똑같이 예상할 수 있었을 겁니다. 거대한 MS의 존재감이 개발자들의 공정한 시선을 가려버린 거죠. MS의 여러 대단한 성공 뒤에는 더 많은 실패 사례들이 있고, MS의 거대한 영향력 뒤에는 MS보다도 더 거대한 일반 시장 소비자의 힘이 있다는 것을 개발자들은 현실 그대로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SW 전문가인 개발자보다 일반 사용자들이 더 시장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소비자인 일반 사용자들은 개별적인 각각의 현실 상황에서 선택을 하고 있는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은 MS의 영향력을 생각하고 제품을 선택하고 구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것입니다. 반면 개발자들은 MS의 영향력이 이러이러하니까 앞으로 이러이러하게 될 것이다, 라고 미리 예단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게 사용자들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겠지요? 그렇게 사용자와 개발자의 생각이 다를 경우에 개발자의 판단이 옳고 사용자들이 우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인 것입니다. 사용자가 곧 시장이고 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수백명 규모의 중견기업 전산 관리 책임자인 저는, 제가 MS와 닷넷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도 무관하게, 업무상으로 냉정하게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데스크탑 리눅스가 지금보다 조금 더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발전을 한다면 회사 업무 체계를 윈도우 기반에서 리눅스 기반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요. 리눅스가 데스크탑에 얼마나 접근해야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의 정도는 좀 불분명하긴 합니다만, 그게 많은 개발자들이 흔히 생각하듯이 절대 불가능하거나 혹은 수십년이 걸릴 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데스크탑 리눅스 기반의 전사적 업무가 전혀 불가능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일반 비 IT 업체의 상황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개발자들만큼 윈도우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일반직 직원들이 윈도우 환경에 익숙한 거라고 해봤자 윈도우 시작 메뉴와 윈도우 창의 시스템 메뉴 등 사소한 것과 오피스 정도입니다. 그중에는 일부 오피스를 대단히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도 있지만 다수는 대단히 초보적인, 다른 리눅스 기반 경쟁 제품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인터페이스도 별 다를 것이 없는 기능 정도에만 익숙합니다.

사실 데스크탑 리눅스가 더 발전하면 기업 업무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바꾸는 것이 더 쉬워지긴 하겠지만, 지금도 불가능한 정도는 전혀 아닙니다. 그런 사례가 아직 극소수인 것은, 데스크탑 리눅스가 쓰지 못할 정도로 불편해서라기보다는, 각 기업 전산 관리 책임자들이 게을러서인 이유가 더 강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 회사의 경우, 초보적인 윈도우 사용자인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회사 정책으로서 리눅스와 스타오피스 사용을 강제하면 초기에 한두달 정도 불만을 토로하겠지만 서너달째부터는 다시 익숙한 일상 업무를 리눅스 환경에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IT 환경의 변화에 둔한 것은 일반 사용자가 아니라 오히려 개발자인 겁니다. 개발자들은 일반 사용자보다 너무나 많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MS로부터도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거죠.

따라서, 정확하게 얼마쯤일지 예측하기는 어려워도 데스크탑 리눅스가 기업들의 일반 업무용 목적으로 도입되는 추세가 가시화되는 것은 그렇게 오랜 미래가 아닐 것입니다. 우리 개발자들중 다수가 현업에서 아직 뛰고 있을 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닷넷이 확산되는 속도보다 데스크탑 리눅스의 확산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닷넷은 몇몇 기능이 추가되더라도 당장 도입해야할 실질적인 이유가 미약하지만 리눅스는 인식만 개선되어도 빠르게 도입이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정부의 리눅스 장려 정책이 몇년전만 하더라도 헛다리 정책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몇년동안 점점 더 현실적인 정책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일반 기업 사용자들의 상황은 윈도우 비스타의 성공 여부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기업의 업무용 PC에서 비스타에 추가된 어떤 기능이 필요할까요? 제가 보기엔 거의 없습니다.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비스타의 3D UI가 기업들이 생돈을 들여서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될까요? 이것은 오피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피스 최신 버전에 추가된 기능들 대부분은 기업의 일반 사용자들이 제대로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일반 사용자들은 소속 기업에서 정책적으로 강요하지 않는 한, 어제도 오늘도 매번 반복하는 일상 업무를 위해서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당장 주어진 업무만 완수할 수 있으면 그만일 뿐입니다. 개발팀에서 더 편한 방법을 고안, 새 프로그램을 개발해줘도 이전 프로그램의 이전 기능으로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업무를 하는 것이 일반 사용자들입니다.

중요한 것 또 하나. 윈도우와 오피스의 매출 대부분이 기업에서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 사용자의 정품 구매율이 대단히 낮지만, 우리보다는 정품 사용률이 높다는 미국에서도 윈도우, 오피스의 매출은 개인 사용자보다 기업 구매가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기업에서 업그레이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면 실패는 정해진 수순인 겁니다.


제가 몇년 전에 예상했던 그대로, MS 제품들의 업그레이드율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고, 이젠 누구나 아는 일반적인 사실이 되었습니다. 기업 전산 관리자들도 이젠 주위의 많은 기업들이 윈도우나 오피스를 업그레이드를 안하고 기존 버전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몇년 정도 더 진행되면, 업그레이드를 안하는 것이 대세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MS가 지원을 중단한 기존 버전에서 치명적인 문제라도 발생하게 된다면, 그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은 울며 겨자먹기로 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데스크탑 리눅스의 확산 속도와 맞물리게 되면 리눅스에 어부지리가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MS는 최근에 이미 위기 상황에 와 있습니다. 전통적인 MS의 주 수익원이었던 윈도우와 오피스의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조금씩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온라인 사업쪽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하니까 주가가 폭락을 해버렸습니다. 안그래도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주가가 떨어지던 중이었습니다.

주가 얘기가 나온 김에 MS의 최근 몇년간 주가 변동이 어땠는지 써보죠.
2001년에 36달러를 오가던 MS의 주가는 올해들어 27달러 선이었는데, 4월 말에 스티브 발머가 인터넷 사업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24달러로 폭락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야금야금 더 떨어져서 오늘은 23달러에 턱걸이중입니다.

이게 뭘 의미하겠습니까. 이미 투자자들은 MS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겁니다. 기업의 주가는 실적을 선행합니다. 이것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업그레이드율이나 신규 판매율이 현재보다 더 떨어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겁니다.

MS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만큼 당연히 업종 대표 종목입니다. 이런 초거대 기업은 이유없이 주가가 변동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전자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90년대에는 펄펄 날아다니다가 2000년대 들어 하락 일변도로 떨어져서 지금은 2/3로 떨어졌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당연히 삼성이 이미 최대 절정기를 지나 점점 기울고 있구나,라는 걸 느낄 겁니다. MS가 지금 딱 그런 상황입니다.

이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복부인들처럼 돈이 된다는 소리만 들리면 우 몰려들어서 일단 돈을 묻어두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MS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정보 외에도 비선의 정보까지 다 동원해서 파고들어 최대한의 정보를 확보해서 그에 따라 냉정하게 판단하는 투자자들입니다. 그래서 애널리스트라고 하죠. 이들은 기술은 몰라도 돈이 될지 안될지에 대해서는 엔지니어인 개발자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날고 기는 사람들입니다.

끝없이 성장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시장이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MS가 자바가 선점한 엔터프라이즈나 소니가 선점한 게임, 구글 등의 온라인 등 다른 기업이 선점한 분야에 악착스럽게 비집고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신규 진출 시장에서 실적이 좋지 못합니다. 선점한 경쟁 업체들이 상당히 적은 노력과 투자로 정상에 올라선 데 비해 MS는 몇십배, 몇백배의 투자를 하고도 실적이 거북이 걸음입니다.

실적이 신통찮은데도 어마어마한 투자를 계속하면서 실적이 나아질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심산인데, 그러려면 그 투자를 하는 총알은 어디서 나옵니까. 윈도우와 오피스등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기존의 주력 시장에서 나옵니다.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수익으로 언제까지 막가파 투자를 계속할 수 있을 거 같습니까. 전문 투자자들은 그런 계산을 누구보다도 빨리 하니까 MSN에 투자를 늘리게다는 발표 직후에 최근에 주가가 폭락한 겁니다.

한때는 IBM이 IT 업계의 영향력 면에서 딱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치에 있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 MS는 IBM의 하청업체에 불과했죠. IBM은 결코 지지 않는 태양일 거라고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IBM의 영향력은 상당히 대단하지만, 그 시절에 비하면 턱도 없이 줄어들었습니다.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은 딱 두가지입니다. 한가지는 수익성이 낮은 부문은 정리하고 인원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겁니다. 또 한가지는 더 공격적으로 확장 영업을 해서 정면 돌파를 하는 겁니다. MS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후자를 택했습니다. 정리하는 것은 하나도 없이 곳곳에 승부수입니다. Win32를 모두 버리고 닷넷에 올인한 것도 그렇고, 신사업 부문들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과도한 승부수만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하면 IBM처럼 그나마 어느정도의 위치라도 유지하지도 못하고 추락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장황하게 썼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중요한 포인트는 MS가 곧 어떻게 된다가 아니라, 많은 개발자들이 MS의 영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만약 그런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면, 닷넷을 포함한 MS의 신기술들이 성공할 거라고 믿게 했던 여러 요인들중 다수가 허상일 뿐이라는 것을 알을 수 있을 겁니다. MS의 영향력이 IT 업계에서는 거의 신적인 수준이라고 믿었을 때는 굉장하게 보였던 기술도, MS가 절정기를 지나 세력이 줄어들고 있는 '지고 있는 태양'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보면, 심하게는 MS가 보잘것없는 기술로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김태선 [jsdkts]   2006-05-13 16:39 X
저는 MS가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던 것은
컴퓨터의 표준화 문제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표준화되지 못한 컴퓨팅환경이라면 사용자들이 가장 불편할테니까요.
그러므로 앞으로도 MS의 대체적인 지위는 유지되리라 보고 있습니다.

.NET이 자바를 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엔트프라이즈 시장에서 자바가 표준을 주장할 정도로 많이 쓰이는 탓이지요. 이미 잘 돌아가고 있는 프로그램을 굳이 돈을 들여 .net으로 바꿀 이유는 없으닌까요.

가장 최근에 출시된 vs 2005에는 .net이 2.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제가 볼때는 자바보다 낫지 않은가 싶습니다만 자바가 이미 선점한 영역을 얼마나 뺏을지는 모르겠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net 2,0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net 개발자는 시장이 협소한 대신 몸값이 매우 높더군요. 물론 몸값때문에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ㅡㅡ;
박지훈.임프 [cbuilder]   2006-05-13 20:33 X
표준화의 문제에 대해서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MS가 독점을 이뤄가는 동안, 시장, 그러니까 소비자로부터 표준화의 요구가 제대로 일어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PC 시장에 표준화라는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기도 전에 MS는 이미 독점을 하고 있었습니다.

표준화로 인한 소비자의 이득이라는 개념은, MS가 반독점 소송을 당하면서 자사의 변호 논리로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표준화의 이점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MS가 아니면 그런 표준화를 이룰 수 없었을까요. 또 독점의 반대 급부로 어루어진 표준화 대신에 시장에 자유로운 경쟁이 더 활성화되었다면 그 이점이 과연 표준화의 가치보다 낮았을까요.

만약 IBM이 OS 회사로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 디지털리서치의 CP/M을 선택했더라면 MS 대신 디지털리서치가 독점을 해갔을 거고, 그 독점의 결과로도 표준화는 이루어졌을 겁니다.

또 설사 특정 업체가 독점해서 시장을 강력하게 끌어가지 않았더라도 여러 업체들이 PC OS 시장에서 강력하게 경쟁했더라면 오히려 기술 발전이 더 빨랐을 수도 있습니다. 더 좋은 OS가 속속 나타나는 상황에서도 MS-DOS와 초기 윈도우라는 존재는 그 더 뛰어난 경쟁자들을 기술적 우위가 아닌 독점의 우위로 눌러버리고 사장시켰습니다.

제 생각에 윈도우 시리즈는 윈도우2000에 와서야 겨우 쓸만한 OS가 되었습니다. MS가 92년 경에 불안하고 덜떨어진 OS 윈도우 3.1로 IBM의 더 뛰어난 OS였던 OS/2를 격파했을 때, MS는 PC OS의 역사를 8년이나 거꾸로 뒷걸음치게 만든 것입니다.

또 유닉스를 어정쩡하게 베끼고 기술적 한계가 뻔한 MS-DOS로 PC OS 시장을 80년대 초부터 90년대 초까지 10년동안이나 독점함으로써 10년동안 기술 발전의 싹을 밟아버렸습니다. 그 동안에 더 뛰어난 제품이 나오지 않아서 독점이 유지된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리서치의 DR-DOS는 푸대접을 받을 정도로 MS-DOS보다 열등하지 않았습니다.

MS의 지난 성공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 성공은 거의 그대로 혁신의 역사가 아니라 혁신과 발전의 발목을 잡아온 역사입니다. 다른 업체의 더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제품들의 가능성이 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하게 제한하고 오랜 시간을 덜떨어진 제품으로 시장을 독점하고는, 한참 뒤늦게야 베낀 것에 가까운 기능을 제공하면서 스스로 하는 자화자찬이, 혁신적인 기능이다, 라는 거였습니다.

정치가의 변명 논리에 휘말리면 어떤 더러운 정치가도 다 이해할 만해보입니다. 마찬가지로 MS의 논리에 넘어가면 당연히 MS가 훌륭해보입니다. 현재의 IT 업계에는 MS가 스스로 만들어낸 변명의 논리가 너무나 많이 판치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 이래, 독점이 혁신과 발전의 기초가 되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독점하는 기업은 치열한 기술과 아이디어 개발의 노력이 없이도, 단지 돈을 쏟아부어 홍보와 로비 공세만으로도 시장을 유지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호광 [testcode]   2006-05-15 02:13 X
MS의 대표적인 베이퍼웨어가 바로 닷넷이지요.... 구현된다고 카달로그에 되어 있던 것들 중에서 제대로 구현된 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해지는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박지훈.임프 [cbuilder]   2006-05-16 04:41 X
방금 웹서핑하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위기론에 대해서 재밌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http://toorg.blogspot.com/2006/05/why-microsoft-will-fail.html

MS가 위기인 이유를 무려 15가지나 나열했는데요. 재밌게도, 제 관점과 거의 일치하는군요. 관심이 있으신 분은 꼭 원문을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직원의 사기 저하
낮은 사기로 인해 생산성과 품질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 복잡한 조직과 단순 사무 업무 때문에 문제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음.

2. 수익성
  전체 7개 부문에서 4개 부문이 적자, 사실상 윈도우와 오피스만의 수익에 절대적으로 의존함. XBOX360 한대를 팔 때마다 200달러의 적자임. 따라서 연말까지 5백만대를 팔겠다는 MS의 계획은 곧 단일 제품으로 10억 달러를 날리겠다는 발표임.

3. 기존 버전의 위협
윈도우 2000/XP 등 '기존 버전도 충분히 좋다'라는 명제가 비스타로의 업그레이드를 막을 것임. 오피스에도 똑같이 해당될 것임.

4. API 호환성
비스타가 XP보다 하위 호환성이 떨어지는 문제로 업그레이드율이 더 낮아질 것임. 현재 운영중인 애플리케이션이 비스타에서 실행되지 않는다면 왜 비스타를 구입하겠는가?
http://www.joelonsoftware.com/articles/APIWar.html

5. 스파이웨어등 악성 소프트웨어의 위협
악성 소프트웨어로 가득찬 윈도우 머신에 질려버린 일반 사용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필자는 같은 동네에 사는 수십명의 이웃에게 리눅스를 깔아줬으며 이들은 이제 안심하고 있다.

6. 위험할 정도의 소송 위협
총수입의 무려 25%가 소송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 MS가 처한 엄청나게 많은 소송 리스트.
http://www.groklaw.net/staticpages/index.php?page=2005010107100653

7. 비윤리적인 업체라는 인식
많은 MS의 고객 기업들이 MS의 기만적인 라이선스 정책에 분노하고 있다.

8. 리눅스가 윈도우를 위협
2005년을 정점으로 하여, 2006년에는 리눅스의 보급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200가지 리눅스 배포판중의 하나일 뿐인 우분투 리눅스 하나만도 벌써 200만 카피나 배포되었으며, 이것은 곧 윈도우의 잠재 매출 중 200만 카피가 날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9. 오픈오피스가 MS오피스를 위협
오픈오피스가 아직 여러 기능이 모자란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반 사용자가 사용하는 웬만한 기능은 다 포함하고 있으며, 오피스2007의 사용법이 많이 달라진 것을 고려하면 오픈오피스는 더욱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심지어는, 많은 사람들이 MS워드가 제대로 읽지 못하는 MS 워드 포맷 파일을 고치기 위해 오픈 오피스를 사용하고 있기까지 하다.

10. MySQL/PostgrSQL/Firebird가 MS SQL을 위협
많은 DB 전문가들이 오픈소스 DB로 넘어가고 있다. MS SQL의 판매 실적이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성장 속도가 전체 시장 규모의 성장 속도보다 느려지고 있다.

11. Open Document Format (ODF)
ODF는 이미 ISO 표준이 되었으며 정부 기관들로부터 MS 오피스의 대안으로 고려되기 시작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포맷이 현재 작성한 문서가 미래에 읽을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12. 혁신이 없다
MS의 엄청난 홍보 비용에도 불구하고, MS 제품 중에는 정말로 혁신적인 것이 없다. MS는 개발하기보다는 인수하는 쪽을 선호하므로 개발기업이라기보다는 마케팅 기업이다. 살 수 없는 기업은 죽여버린다. 혁신은 오히려 오픈소스 진영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것은 MS가 리눅스를 공격하던 논리가 예전의 "아마추어의 작품"이라는 공격에서 최근 들어서는 "TCO" 공격으로 넘어온 점에서 역으로 알 수 있다.

13. 반독점 소송
MS는 독점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아직도 독점적인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EU는 아직 MS 독점 건을 계속 다루고 있으며, 여러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판결을 무시하고 이전의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것은 위험한 고질병이다.

14. PC 중심의 사고 방식
1대의 PC = 윈도우 1카피 + 오피스 1카피 + 유저 1명 이라는 식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 이런 구시대적 비즈니스 모델에 젖어 있어 인터넷 시장 공략에 계속 실패해왔다.

15. T.C.O.
오직 MS만이 400달러가 0달러보다 싸다는 주장을 한다. (MS오피스와 오픈오피스) 오직 MS만이 200대의 리눅스 머신 관리자가 50대의 윈도우 머신 관리자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주장을 한다. MS 자신은 15대의 머신마다 1명의 관리자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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