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뉴스 게시판에 간담회 결과를 올렸습니다.
장장 네시간에 걸쳐서 엄청난 얘기를 나누다보니, 글의 길이도 깁니다. (손가락이 후들거리는군요)
그래도, 좋은 소식이 많으니까 꼭 읽어보세요. ^^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news&no=304
위의 글에서는 공식적인 글이다보니 잡다한 느낌 같은 것은 못썼는데... 이런 저런 느낀 것이 많았죠.
전에도 온라인 화상채팅으로 만난 적이 있어서 알지만, Malcolm은 꽤 서글서글하고 잘 웃는 친근감있는 인물입니다.
이번에는 아예 밥상을 앞에 놓고 얘기를 하다보니 더 허물없이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오게 되더군요.
작년에 듣고는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Malcolm의 부인이 한국인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호주 교포죠. 어릴 때 이민을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 음식에도 익숙하고, 간단한 한국말도 몇가지 알더군요.
불고기, 삼겹살 등등...
게다가 사진찍는다고 하니까 "김치~~!" 하더라구요. ㅎㅎㅎㅎ
또 느리기는 하지만 한글 이름을 읽을 수는 있고요.
이번 간담회 장소가 삼성역 인근의 한정식집이었는데, 아마도 Malcolm이 스스로 원해서 그랬던 거 같습니다.
결혼하려고 할 때, 백인이라고 장모님이 많이 반대하셨더랩니다.
그래서 더욱 더 한국 문화를 익히려고 더 노력했었다네요. 근데.. 결혼 과정에서 별로 도움이 안되었다나.. ㅎㅎ
저도 결혼과정에, 영남출신 머스마로서 호남 아가씨를 보쌈하면서... 비슷하게 겪어봤다고 얘기해줬답니다. ㅋㅋ
그렇다고 한국말을 알아듣는 건 아니라서... 오오씨에서 전문 통역사를 불렀는데..
통역을 잘해준 편이긴 했지만, 역시 전문용어나 볼랜드의 현 상황 등이 언급되니까 잘 몰라서 많이 당황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중반 이후로는 제 환상적인 콩글리시로... 헉.... 제가 통역을 했습니다.
아무리 왕배짱 콩글리시에 자신(?)있는 저이지만, 몇시간 동안 저 스스로도 질문하고 또 통역도 하고..
게다가 논의 내용을 계속 기록하느라 다이어리에 끄적거리고...
정말 정신없더군요. 식사를 겸한 자리였는데도 밥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습니다.
몇시간의 정신없는 콩글리시 통역의 결과 깨달은 것 하나...
2000년에 말레이시아에 출장갔을 때도 상당히 유창(?)한 콩글리시를 구사했었는데..
지금은 그 콩글리시 수준이 '일취월장'해서 '안하무인' '첩첩산중'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실...
어법 무시, 어순 무시, 예절 무시...
그러면서도 얼굴빛 한번 안바뀌고 콩글리시를 마구 쏟아내는 천하의 뻔뻔함.... --;;;;
아마... 그자리에서 제가 하는 꼴을 보고 계셨던 통역사 분...
집에 가시면서 계속 키득키득 웃으셨을 거 같습니다... --;;
아.. 또 기억에 남는 것 하나...
간담회중에, 한국 개발자에게는 영어가 어렵다고 여러번 언급했는데...
그랬더니... 헤어지면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요구사항이나 제안을 보내달라고 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이더군요.
그냥 한글로 메일을 보내라고요. 와이프가 읽어줄 거라고 하더군요. ㅎㅎㅎㅎ
'맬컴 그로브스' '보랜드' 라고 쓰여진 한글 명함을 주더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