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온라인에서 글을 쓸때, 내가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고 너무 놀라웠다. 글을 쓸때는 경어체를 반드시 쓰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한다는 자체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글 내용보다, 이런 지엽적인 경어체 사용 여부를 가지고 태클을 거는, 무지 사소한 것에 흥분 잘하는 신경질적인 사람이 많다는 것이 너무 놀랍다. 참으로 시간 널널하여 이것저것 쓰잘데 없는 부분에까지 신경쓰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온라인 글에서 경어체 사용에 대해서 왜 그리 논란이 많을까 생각하던 중에, 상당수의 사람들이 문어체와 구어체의 차이점을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어체란 말 그대로 글 쓸때 사용하는 어투이고, 구어체는 실제 말을 할 때 사용하는 어투이다. 이 둘은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 신문의 사설, 소설, 논문 그리고 보고서 등등 대부분의 문서에서는 문어체를 사용한다. 구어체란 실제 말할 때 이외에는 소설에서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서 중간중간에 사용할 뿐이다.
구어체 혹은 대화체에서 경어(존칭어)는, 상대가 나보다 나이나 경륜이 많은지를 즉각 판단할 수 있는 현실에서, 상대방과 직접 대화할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일반 다수한테 읽히는 일반적인 글에서 경어를 쓴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글을 쓰는 목적은 상대에게 내 의사를 전달함이 목적이지, 내가 귀하보다 나이 많은지 적은지 신경쓰면서 경어체를 쓸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대체 온라인 게시물과 신문 사설 간에 무슨 대단한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신문 사설 또한 일반 다수가 읽는 글이 분명한데,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는 신문 사설은 그렇다면 무지 버르장 머리 없고 싸가지 없는 인간이 쓴 글이 되겠다. 지난번 글에서 "퐁강"님이 지적한 것 처럼 반말투의 신문 사설은 기분 나빠서 대체 어떻게 읽을 수 있단 말인가? 혹시 반말투 글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신문 사설은 아예 절대로 안 보고 산다는 것인가?
누가 온라인 게시물은 경어체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법이라도 정했는가? 온라인 게시물을 작성할 때는 반드시 경어체를 사용해야 한다고 귀하가 생각한다면 그것은 귀하의 사고(생각) 폭이 무지 좁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가?
사고(생각) 폭이 좁아터져도 살아가는데 별로 지장은 없다. 그러나 귀하의 사고 폭이 좁은 것을 무슨 대단한 자랑꺼리처럼 떠들지는 말라!
초등학생이라 하더라도 글을 쓸때는 문어체를 사용해야 하고, 따라서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온라인 게시물을 볼때 가장 짜증나는 글중 하나가 문어체와 구어체를 구문 못하고 쓰는 글이다. 예를 들어 대체 누가 처음 시작한 것인지 몰라도, "흘흘", "홍홍", "꺼이꺼이", "킬킬킬" 같이, 도무지 의성어인지 의태어인지 애매한 단어를 온라인 글에 사용하는 것은 얼마나 유치한지 아는가?
게시판 글을 보면 경어체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치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엉망인 글을 자주 발견한다. 다음과 같은 식의 글을 여러 게시판에서 발견하는데, 과연 이런 글의 유치함과 가소로움은 경어체 사용만으로 가려질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이딴 것도 모르십니까? 흘흘.. 가소로우시군요! 잘해 보시와요... 홍홍홍.. 그럼 이만!! ~~^^~ "
다음 글은 좀더 심오한 경어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글을 읽는 사람의 느낌은 어떨까?
"당신이 올린 프로그램 소스를 보면, 귀하는 미분 적분을 동원해도 계산이 불가능한, 0 초과 1 미만의 실수(Float number) 아이큐를 가지신 분이 틀림없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숨쉬는 타이밍을 그 아이큐로 잘 계산하시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글 쓸때 경어체 사용만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문학가가 아니므로, 국문법과 맞춤법을 모두 지킬 수 있는 사람만 글을 쓰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지만, 온라인이든 아니든 간에 글 쓸때 진정한 도리는, 뚜렷한 글 주제와 함께 내용의 진지함에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번 글에 태클전문이란 이름으로 댓글을 다신 분께 알려 드린다. 내 스스로 고수라고 주위에 떠들고 다닌 적은 분명히 없는데, 귀하가 왜 나를 고수인 척하고 다닌다고 생각하는지 도통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강좌를 올리는 것이 눈꼴 시러운가? 그러면 읽지 마시라. 내가 잘난척하는 글이 기분 나쁘신가? 그럼 보지 마시라. 귀하를 몹시 기분 상하게 하는 내글을 굳이 읽어서, 정신 건강에 왜 악영향을 끼치려 하시는가?
나같이 가소로운 고수의 탈로 위장한 하수의 글을 읽어봤자, 귀하의 수준 향상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내가 고수인척하는 것이 꼴보기 싫다면 나를 하수로 생각하고 상대하지 마시라!
귀하같이 본명을 밝히지 못하고 익명뒤에 숨어서 타인의 글을 비방하는 "익명 하이에나"들의 태클은, 델마당에서 숱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별로 감격스럽지도 않다. 그러나 나한테 덤비려면 좀더 기막힌 꺼리를 찾아서 덤벼 주시라. 경어체 운운은 너무 가소로운 주제다. 태클전문이란 어거지같은 아이디도 너무 유치하다. 좀더 삼빡하고 기발한 아이디로 덤벼 주시라.
이 글 뒤에 달릴 댓글들이 무지 기대 된다. 더 심한 댓글도 환영한다. 마구 달아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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