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말하면 일부 기업에서 근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시스템엔지니어 고유의 업무영역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스템제조사 및 시스템솔루션 개발업체들이 지나치게(?) 사용자의 편리성을 추구한 나머지 대부분의 고객사에서 시스템엔지니어의 깊이있는 지식을 점차로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서, 제조사들간의 경쟁영역이 전통적인 하드웨어처리능력, 시스템의 안정성 및 호환성등의 시스템 기반에서 고객들이 얼마나 편리하고 쉽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사용할수 있는지 등의 고객서비스 차원으로 무게중심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기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엔지니어들의 고유 업무영역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10년전만 해도 시스템엔지니어의 업무영역은 매우 전문적이고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하는 분야였기 때문에 신입직원 채용후 최소 2~3년은 지나야 실무 시스템 관리업무에 투입할수 있었으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시스템작업은 오랜기간의 교육과 훈련을 필요로 하지않는다. 시스템설치는 점점 간단하고 자동화 되어가고 있고 대부분의 시스템환경변수 설정은 시스템 스스로 운영도중 필요시 최적의 값을 계산하여 다이나믹하게 적용된다.
시스템간의 상태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하여 모니터링 함으로써 최적의 운영상태를 유지할수 있는 기능은 물론 시스템상에 치명적인 오류발생시 스스로 데이터를 백업하고 수정하는 자가수정기능 그리고 필요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설치하고 업데이트하는 기능 등의 구현은 점차 엔지니어들의 직접적인 개입을 극도로 감소시킨다.
더우기 인터넷의 발전으로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깊이있는 시스템에 관한 지식정보를 얻을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엔지니어들의 고유가치를 위협하는 요소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향후 시스템엔지니어는 그 존재의 필요성이 없게되는 것인가 ?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앞으로도 계속 시스템관리 및 운영을 위한 시스템엔지니어의 역활은 상당기간 필요할 것이다.
다만, 시스템 엔지니어의 역활이 기존의 기술기반에서 점차 단순업무 수준으로 극히 일반적인 업무군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변화는 당연하겠지만 점차 엔지니어의 가치와 희소성이 사라지게 될것이다.
예외가 있다면, 시스템벤더에 근무하는 경우와 벤더가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기위해 전략적으로 관계를 맺는 이른바 전략적 협력관계의 회사들이다. 시스템제조사들은 엔지니어들의 전통적인 기술집약적인 업무를 가급적 시스템의 기본기능으로 구현하는 일을 경쟁적으로 하게되고, 고객서비스가 벤더들간의 주요 경쟁영역이 되기때문에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기위해 전략적으로 협력관계를 맺는 서비스지원업체들에서는 오히려 엔지니어들의 가치가 더욱 인정받고 상승될것이다.
시스템엔지니어로서 기술기반의 깊이있는 지식을 인정받고 활용할수있는 시스템엔지니어의 길을 계속 가기 원한다면 시스템벤더 또는 벤더가 전략적으로 만든 서비스전문 회사로 옮기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 봐야 한다.
분명한것은 고객사에서는 더이상 깊이있는 기술을 보유한 고액연봉의 엔지니어가 필요하지 않게 될 시기가 곧 온다는 것이며 이미 그런 징조는 여러곳에서 찾아볼수가 있다.
10여년전 내가 근무하던 회사에 당시 우리회사 출신이자 국내 외국계 시스템벤더에서 근무하던 시니어엔지니어가 찾아와 '앞으로 10년뒤에는 더이상 시스템엔지니어의 역활이 지금처럼 고급스럽지 않을 것이며,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이 옆구리에 소프트웨어를 하나씩 끼고 팔러 다니게 될것' 이라고 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전체적인 시스템엔지니어들의 숫자는 많이 증가했을지 모르지만 업무당 엔지니어의 숫자는 실로 엄청나게 줄어들었으며, 처리하는 업무의 질적인 수준은 상당히 낮아진 것이 분명하고, 기술집약적이지 않다.
아마도 당시 시스템개발속도를 비추어볼때 더이상 엔지니어들의 역활이 없어지게 될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당시 그 회사의 엔지니어들간에 팽배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시스템벤더들의 경쟁적인 서비스경쟁은 가속화될것이 뻔하고 그렇게 될수록 시스템엔지니어들의 역활은 점점 약화되거나 사라질것이다.
기술발전에 따른 역활의 변화를 재빠르게 인식하여 현명하게 대처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