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 행복한 예측이나 기대는 잘 안맞지만 불행한 예측이나 기대는 너무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또 복권을 산 후에 1등 당첨을 예상하지만,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델파이 개발자로써 떼돈 버는 예측을 무지하지만 이는 참으로 어렵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내년 매출 총액을 미리 추측하지만 실제로는 내년에 적자일 확률이 더 크다.
그러나, 지난번 코드기어에 관한 나의 다소 어두운 견해같은 것은 너무나 잘 맞아들어간다. 델파이 커뮤너티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견해들도 너무 잘 맞아 들어간다. 대체 왜 부정적인 견해들이 실제로는 더 잘 들어맞는 것일까? 이는 낙관적인 즉 좋게 보는 예측은 그리되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바램일 뿐이지만, 부정적인 예측은 과거의 쓰라린 경험들을 반영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더 근거가 높기 때문이다.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free&no=12551
이글에서 코드기어의 델파이 판매 정책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free&no=12546
이글에서는 코드기어 분사가 과연 델파이 개발자들한테 어떤 이득이 있을까에서 다소 부정적인 나의 견해를 밝혔다.
최근 터보 제품군의 판매 가격에 대한 논란들을 보면 결국 내 생각이 맞았다는 것인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낙관적인 생활 태도가 좋다는 변명하에, 현실의 어둡고 냉정한 면을 애써 외면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마약으로 현실의 괴로운 면을 피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여러분들이 동의하던 말던 간에 델파이의 미래는 상당히 암울하다. 그리고, 코드기어의 행보 역시 상당히 암울하다. 애써 이 현실을 부정하고 싶다 한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암울한 현실을 더욱 암울하게 하는 사실들이 이번 터보 제품군 가격에 대한 논란이다.
예전부터 볼랜드가 왜 델파이를 다운로드 방식으로 개발자들에게 직접 팔지 않고, 굳이 각 국가의 지사를 통한 판매 방식을 고수하는가 무지 의아해 했었다. 최근 나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측한다. 결론은 역시 돈 문제다.
개발자에게 다운로드 방식으로 직접 팔자면 몇 카피를 팔지 추측도 어렵지만, 서비스팀과 마케팅팀을 운영해야 하기에 이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더우기 불법복사가 만연한 델파이 개발자들이 돈주고 살가능성이 있는지도 상당히 의아하다. 실제 해외에서도 델파이의 높은 인기 탓에 불법 복제 사용은 매우 높다고 한다.
반면 지사 판매 방식을 채택하면, 각 국가 지사는 볼랜드에게 거금의 현찰을 주고 자국에서 델파이 판매 권한을 사게 된다. 결론인즉, 볼랜드는 예측이 힘든 개별적인 개발자들의 직접적인 델파이 구입 금액보다는, 지사들이 판매 독점권을 사기위해 즉시 지불하는 거금의 현찰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때문에 코드기어는 여전히 볼랜드 시절의 지사판매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이 내 짐작이다. 더우기 코드기어는 분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서 더 많은 현찰이 시급하게 필요한 회사 상태일 것이다.
결국 불법복사의 폐해와 코드기어의 시급한 현금 필요성, 그리고 한국 지사의 독점적 지위 등이 맞물려서, 한국의 델파이 가격이 선진 외국의 가격을 두배 가까이 육박하는, 뒤틀린 터보 제품군 가격이 형성된것 같다. 한국의 지사들은 개인 개발자들에게 델파이를 팔아먹겠다는 마음보다는, 기업에게 주로 팔 생각일 것이므로 더욱 이 판매 가격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는 또 뒤집어 이야기하면 개인 개발자들의 불법적인 델파이 복사 사용이 이런 문제를 야기한데 일조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개인이 델파이를 사는 비중은 매우 낮기 때문에, 지사들은 이런 폭리적 가격을 책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변명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쳐도 과거부터 항상 볼랜드의 한국 지사들이 델파이 가격을 따따블로 항상 책정을 했다는 것은 독점적인 횡포 이외에는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다.
참으로 꼬이고 꼬인 상황이다. 누구 잘잘못이라고 할수도 없을 정도로 뒤틀린 상황이다. 이문제를 해결하려면 코드기어의 각성을 요구해서도, 국내 지사의 각성을 요구해서도 해결은 불가능하다.
해결책은 델파이 개인 사용자들이 당당하게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상태, 즉 한국에서 델파이 정본을 소유한 개인 사용자들이 무지 많아져야만 하는데, 이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무려 4개 정도의 델파이 관련 사이트가 있고 적지 않는 델파이 개발자들이 있는듯 하지만, 실제 정본 구입자는 아주 극소수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류종택씨가 말한 것처럼 개인적인 델파이 개발자들의 대동 단결이 필요한 시기이다. 코드기어와 한국 지사는 그저 기업일 뿐이다. 그들은 우리 개발자를 현찰 지급기로 볼뿐이지 권리를 보장해줘야하는 인격적 존재로 보지는 않는다. 만일 그러기를 기대한다면 지금까지 사회를 너무 호락호락하게 봐왔던 것이다.
이제 코드기어에 대한 충성심에서 벗어나서 우리 개발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뭉쳐야할 시기가 왔다. 충성심은 어떤 단체가 여러 사람들을 착취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행하는 세뇌 작업의 일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 계속 이런 식이면, 델파이의 미래는 너무 암울하다... 코드기어여... 개발 로드맵 따위는 믿지도 못하겠으니 보고 싶지도 않다! 개발자들에게 돈을 받고 싶거든 개발자들을 만족시켜 달라! 델파이는 5버전 이후로 실제로는 별로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고 투덜대는 개발자들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하는가?
예전에 내가 썼던 글에서 처럼, 코드기어는 볼랜드와 비교하면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소린가? 밥이던 나물이던 좀 바꿔달라. 이제 정말 지겹다.
개발자들의 눈이 멀지 않은 이상 터보 제품은 별 메리트가 없어 보입니다.
차라리 그 돈이면 그냥 BDS를 사는 편이 나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