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유명 연애인 윤모씨가 다단계 사업을 하면서 다량의 스팸메일을 뿌린 적이 있습니다.
하루에도 여러통씩 거의 몇달동안 계속 윤모 가수가 추천하는 네트워크 마케팅... 어쩌구 하는 스팸 메일을 받다보니 짜증이 날 만큼 나 있었죠. 그래서 포럼에도 불평의 글을 썼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가을에 윤모씨가 불법 다단계였던가 사기였던가로 구속되었고, 저는 (좀 심하긴 했습니다만) 환영의 글을 올렸죠. 경찰이 이제야 움직였다고요.
몇주전부터 이 윤모씨의 매니지먼트사의 실장이란 분이 계속 사무실로 전화를 해대고 있었는데, 제 포럼 회원정보에 사무실 전화번호가 있어서 이쪽으로 전화를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하필이면 제가 자리를 비울 때만 전화가 와서 전화를 못받았는데, 일방적으로 윤모씨 관련 글을 지워달라는 압박의 메시지만 매번 남겨놓더라고요.
저로서는 수차례 거부 메일까지 보내고 의사를 확실히 했는데도 일방적으로 수백통 이상의 스팸메일을 받으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하기 때문에 적어도 확실한 사과를 받기 전에는 지울 의사가 전혀 없었고, 그래서 전화 메모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다시 연락이 왔는데 마침 제가 자리에 있었습니다. 소송이라도 걸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면서 삭제하라고 따지더군요. 사과를 받아도 마땅치 않을 상황에 도리어 위협성 발언을 들으니, 이 어찌 뿔따구가 하늘을 치받지 않겠습니까? 일순간에 뿔따구 지수가 풀을 채우고 뚜껑까지 열어버려서 전화에 대고 기관총처럼 쏘아댔습니다.
이 매니지먼트 실장이란 사람, 연애인 윤모씨가 그렇게 엄청난 스팸을 뿌려대며 대한민국 네티즌들을 괴롭혀댔던 걸 정말로 전혀 몰랐던 건지, 바로 목소리를 낮춰 사과부터 하더군요. 사업하다가 속아서 사장으로 앉아 뭐 결과적으로 독박을 썼다고요. 그래도 이제 나이가 들만큼 들어서 먹고 살려고 다시 활동하려고 하는데 제 글이 꽤 장애가 된다나요.
뭐 그렇기야 하겠지요. 평생 노래나 부른 윤모씨가 다단계의 수법에 대해 뭘 안다고 주도적으로 그런 업체를 차려서 여럿 피보게 만들었겠습니까. 게다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기본 의식도 당연히 있을텐데.
어쨌든... 한참 고성으로 따지고 또 한참 사과의 말을 듣고 나니 저도 인간의 탈은 썼는지, 끝까지 모질게 굴 생각은 사라지더군요. 그래도, 윤모씨 관련 논란도 포럼의 역사인데, 삭제는 못하겠고 이름만 익명 처리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나마라도 고맙다고 하더군요. 명절 지나고 윤모씨가 직접 전화를 드리도록 하겠다는 걸 그건 됐다고 했습니다. 직접적으론 아무 상관도 없는 매니지먼트 실장이란 분으로부터 엄하게 한참 사과를 받고 나니 좀 민망했기도 하고요.
대신 윤모씨에게 그 당시의 스팸 건으로 저같이 나쁜 감정을 가진 분들이 엄청나게 많을 거란 건 얘기를 꼭 해주라고 했습니다. 아니면 이번처럼 봉변(?)을 또 당할 때 영문도 모를 거라고요. 아침부터 한참이나 전화통을 붙잡고 고성을 지르고 났더니 뒤통수가 띵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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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마음으로 설날을 맞이 하셔야지요. ^^
아~!, 인사가 늦었습니다.
늘 눈팅만 하다가 요즘시간이 나서 댓글다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