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게시물을 보면 이런 내용의 글을 발견하곤 한다.
"MS Windows 진영 편에 서면 안전하다, 즉 엠에수 관련 개발을 하면 먹고 사는데 별로 지장없다."
"델파이 같은 타사 개발툴 보다는, VC++같은 MS 개발툴을 쓰면 비교적 안정된 밥벌이가 보장된다"
이 말도 안되는 어거지 논리를 믿는 사람들이 참으로 무지 많다는 것은 정말 기막힐 따름이다. 개발자라면 가장 먼저 가져야할 자세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다. 여러분들은 위 두 문장이 과연 논리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가?
위 두 문장과 비슷한 말로, 토정비결은 과학적인 분석에 의해서 씌여진 책이다라던가, 성경은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다라는 웃기는 주장도 있다. 토정비결을 쓴 저자는 당시에 어떤 통계적 기법을 알고 있었다는 것인가? 표본 추출 방법, 오차 범위, 평균점 계산? 대체 토정비결 어디에 그런 통계적 기법이 있다는 것인가? 지극히 한 개인의 편견을 담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토정비결은 아직도 이나라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책중에 하나다.
이나라 국민 중에는 점쟁이들이 토정비결책을 근거로 점을 봐준다고 보는 순진한 사람들이 아직도 많단 말인가? 실제로는 모든 점은 점쟁이 꼴리는 대로일 뿐이다.
엠에수 진영에 속하면 안전하다 비교적 밥벌이가 보장된다??? 과연 그랬는가? 델파이 개발자를 포함하여 모든 윈도우 어플 개발자들은 암묵적으로 윈도우 진영 개발자들이다. 윈도우 진영 개발자들은 리눅스나 유닉스 개발자들에 비해 봉급을 많이 받는가? 심지어 현재는 전설에서나 볼법한 코볼 개발자들보다 봉급을 많이 받는가?
윈도 진영 개발자들이 수적으로는 압도적일지 몰라도, 윈도 진영 개발자들의 봉급이 월등히 적다는 것이 내 경험이다. 이는 경쟁이 심한 곳에는 자연스레 가격 저하 현상, 즉 이익 축소 현상이 있다는 자본주의 논리 때문이다. 반면에 비교적 개발자 수가 월등히 적은 리눅스나 유닉스 개발자들은 윈도 진영 개발자에 비해 고액 년봉을 받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두번째로 VC++이나 비주얼 베지익 개발자들은 델파이같은 비 엠에수 진영 개발툴 사용자보다 더 봉급을 많이 받는가? 이역시 생각해보면 웃기는 이야기다. 내 주변에는 VC++이나 비베 개발자들이 몇몇 있지만, 그리 많은 봉급을 받지는 못한다. 개발자 개인 역량이 무지 요구되는 프리랜서 부분에서는 단순히 VC++이나 비베를 한다고 해서 특급 대우를 받지는 못한다. 프리랜서 부분에서는 빠른 시간내에 좋은 품질의 실행 파일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먼저 만드는 쪽이 항상 우월할 뿐이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라면 그 회사가 지정하는 개발툴을 무조건 사용해야 하며, 연봉은 회사 방침따라 정해지는 것이므로, 개인 개발자가 엠에수 진영인가 아닌가는 별로 상관이 없다. 이 경우는 개인의 실력차나 줄잘서기 등이 봉급 수준을 정할 뿐이다. 엠에수 개발툴을 사용하는 개발회사들이 많다면, 면접볼 때 "나는 엠에수 개발툴을 쓸줄 알아요"라고 소리칠 수 있으므로, 입사시 발탁 과정에서는 조금 좋은 위치를 점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쓸줄 알아요와 제대로 만들 줄 알아요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내가 이바닥에 있으면서 쓸줄 알아요라고 하는 개발자들은 무지 많이 봐왔지만, 제대로 만들줄도 알아요 경지까지 올라 선 개발자 수는 무지 적었다. 제대로 만들 줄 모르면 언젠가 조만간 퇴출된다. 그때 쯤에 나는 비베나 VC++ 쓸줄은 알아요라고 아무리 외쳐도 알아주지 않는다.
VC++같은 엠에수 개발툴을 사용하면 장기적인 밥벌이는 과연 보장될까? 엠에수의 닷넷 전략 때문에 VC와 비베 개발자들은 좀 심하게 말하면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버렸다. 비베 닷넷은 말이 비베이지 더이상 비베가 아니다. 이는 VCL이 없는 델파이가 더이상 델파이가 아닌 것과 동일하다.
엠에수는 항상 거짓말과 말바꾸기를 일삼아 왔다. 이는 엠에수의 문제라기 보다는 모든 기업들의 공통적 구라행위이다. 엠에수는 지금까지 숱한 DB 접속 표준을 만들어 왔다. odbc, oledb, ado, ado.net 등등 숱한 영문 약어들을 등장 시키면서 희안한 db 접속 방법들을 만들어내서 개발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겪게 만들었다. 엠에수 개발툴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매년마다 코딩을 전면적으로 새로해야하나 말아야 결정해야 하는, 희안한 강박관념에 빠지게 된다고 하면, 과연 심한 말일까?
닷넷 1.0과 2.0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점이 있음을 아시는가? 새로운 버전의 닷넷이 나올 때마다 기존 닷넷 소스를 뒤집어 엎어야 하는 것이 닷넷 개발자들의 현실이다. 닷넷 스튜디오가 1.0 소스를 알아서 2.0 소스로 바꿔 준다고 한다. 그래서 해피한가? 엠에수가 그런 친절을 계속 배풀어 줄거라고 믿고 싶은가? 엠에수는 언젠가부터 예전과의 호환성 따위 필요없어 그딴거 몰러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는 비스타에서 더욱 심각해 졌다. 과연 엠에수 개발툴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해피한가?
요새 은행권 보안 프로그램으로 많이 사용되던 액티부 엑수가 비스타 때문에 문제 많다고 한다. 액티부 엑수 개발자들이여! 과연 액티부 액스 때문에 행복한 적이 있었는가? 만일 있었다면 그 행복감은 얼마나 지속되던가?
나는 요새 델파이를 떠나서 윈도우 어플 개발자로서의 내 삶이 과연 행복했는지 심히 의심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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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개발환경+개발도구도 탈MS 바람이 불어 주었으면 좋겠군요.
아니, 탈MS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어느정도 균형만 맞춰 주어도 우리나라 개발자들의 개발 경쟁력과 환경은 더욱 비옥해지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