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벼르고 벼르던 치과에 갔습니다.
집 근처에 치과들이 널려있지만 왠지 미덥지 않아서 전에 살던 곳에 있는 제가 아주 신뢰하는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전철로 30분을 타고 가야 하죠.
마침 스캐너가 필요해서 요 며칠 전전긍긍하고 있다가 예전에 쓰던 슬림형 스캐너를 가지러 갈 겸 일단 본가로 갔습니다. 그 스캐너가 좀 고장이 나서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떻게 고쳐보면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점심도 해결하고 스캐너도 가져오고 치과도 가고.. 일석삼조죠.
집에 가서 점심을 맛나게 먹은것 까지는 좋았는데 스캐너를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어머니는 모니터 옆에 끼워놨다고 하시던데 왠걸.. 아무리 찾아도 없는것 아닙니까. 아무리 아무리 뒤져봐도 스캐너는 결국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혹시 가져가셨나 전화해봐도 아버지는 손댄적도 없다 하시고 동생은 기억도 못하고.. 어머니는 제가 혹시 전에 가져가지 않았냐고 되물으시고..
결국 포기하고 치과에 갔습니다. 어차피 고장난 스캐너.. 그냥 버렸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이상하게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침에 이를 닦을 때 치약거품이 약간 분홍색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윗 어금니가 잘 보이지는 않아도 까맣게 된게 썩은 것 같기도 해서 일단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충치는 없다고 하더군요. 검은 부분은 전에 아말감으로 매꾼 곳이고.. 잇몸을 돌아가면서 뭘로 꾹꾹 눌러보시더니 출혈이 있다고 하시네요. 치석이 많이 껴서 잇몸이 약해졌다고.. 언제 스케일링 한 번 하라고 하시길래 나오기도 귀찮은데 그냥 해 달라고 했습니다.
난생 처음 해 본 스케일링..
'안아프게 살살 해 주세요'
'네~'
간호사언니.. 대답한번 잘한다.. 싶었는데 안아프긴..
뜨끔뜨끔..이라고 표현을 해야할지 아무튼 가끔 아프더군요. 약간의 피비린내도 나고. 한 10분정도를 갈아냈는지.. 양치하라고 하길래 오물오물~~~ 퇫 했더니만.. 오옷!!! 이게 왠 피!! -_-
피 뿐만 아니라 이상한 이물질들까지..
또한번 해봐도 또 피가 나와요. ㅠ ㅠ 잇몸이 약해져서 피가 많이 나온다는군요. 스케일링 하고 나면 잇몸은 좀 좋아진다는 말만 믿기로 했습니다.
다 끝난 줄 알았더니 의사선생님이 오시더니 이젠 수동으로 긁어내기 시작하십니다. 잇몸과 이빨 사이를 후벼 파는 느낌과 뭔가 떨어져나가는 느낌이 생생히 전해지고..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결국 다 끝났습니다.
'양치하세요~ '
우물우물~~~ 퇫! 허거거걱
아까보다 두배는 더 많이 피가 나왔습니다.
철철 흐르는 피.. ㅠ ㅠ
한 여섯번 양치하고 나니 좀 줄어들었더군요.
결국 총 6만원이 들었습니다. 스케일링비만 받더군요. 진료비 따로 낼 줄 알았는데.. 다행입니다.
입을 쩍 벌리고 거울을 비쳐봤습니다.
오~~~
피가 좀 나긴 하는데 피가 나는 이유는 확실히 알겠더군요.
치석으로 매워져 있던 부분이 말끔하게 다 떨어져 나갔습니다. 오오~~~ 담배피워서 앞니 뒷쪽에 검게 붙어있던것도 다 사라졌고..
피가 계속 나면 다음주에 치료받으러 와야 한다고 그러더군요. 무셔...
지금.. 치료받은지 한 6시간쯤 지난 것 같은데 피는 거의 멎은 것 같습니다.
맨 처음 스케일링 받았을땐 잇몸과 이 사이 치석이 있던 자리가 벌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신기하게도 착 달라붙어서 이빨의 면적이 줄어든 것 같이 보이네요. 이빨이 약간 시리긴 하지만 기분좋은 느낌입니다.
32살 먹을때까지 스케일링을 한번도 안했다는게 참.. 제가 생각해도 신기합니다. 그리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이정도로 양호하게 이빨이 유지됐다는 것도 신기하구요.
혹시나 아직까지 저처럼 스케일링 한 번도 받지 않았고 잇몸에서 피 나시는 분 계시면 한 번 받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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