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노동운동은 순수하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이익집단으로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
같아 자주 눈쌀을 찌푸리고는 있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전산직이라고 하여 파업을 못하게 한다니...
정말 심정이 착잡하군요.

아까 화장실에 앉아 좌선하며 널부러진 신문 조각들을 보다보니..
노동부 공무원들이 근로감독관들도 노조 가입하게 허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노동부엔 근로감독관이 수천명 단위라는데, 그래서 노동부 공무원들이 세력 강화를 위해 근로감독관들을
영입(?)하려고 노리는 거라나 뭐라나...
본시 근로감독관이란 노사문제에 있어 경찰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노조에 가입하여 한노총이나
민노총 산하로 들어가면 그 꼴이 뭐가 되는 것인지...

하지만 전산직의 경우에는 그와 비교할 문제가 아니겠지요.
단지 하는 일이 더 중요하고 타격이 크다고 해서 파업을 못한다면, 도대체 파업을 할 수 있는 노동자는
과연 몇이나 될지.


쩝...
이야기가 거꾸로 가겠지만... 노조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마저 써볼랍니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저는 요즘의 노동운동에 대해 아주 실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단지 불편해서, 아니면 국민감정이 다 그러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 힘있는 소수 노동자 이익단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대형 노조들이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데 그치는 것이 최근 몇년간의 모습인
것 같아서입니다.

각급 노조들이 파업때마다 외치는 비정규직 문제, 지하철 노조들이 매번 내거는 시민의 안전 문제,
병원등 의료기관 노조들이 떠드는 국민 건강 문제, 과연 이들 힘있는 노조들이 사측에 실질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요구를 하기나 하는지, 그러는데도 막상 협상이 타결될 때는 지네들 임금 몇 퍼센트
인상으로 수확을 얻었다고 악수하고 웃는 것인지,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노조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만큼 국민 복리를 위한다면, 왜 양대 노조가 서로 대형 사업장 쟁탈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정말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의 노동자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니네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모른척해버리는지도 의문입니다.

개인적인 심정으로 보면, 저번의 화물파업 같은 경우는 좀 예외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럭운전수들은 대부분 각각의 개인사업자이다보니 집단적으로 단결할 기회도 드물고 하여 상당기간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것이 쌓이고 쌓였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매년 하투, 춘투라는 말은 어이된 영문이며 정기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니, 그 노조 또 파업해?"
할 정도로 툭하면 파업하는 노조들은 뭐가 그렇게도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내부사정이 어떤지 잘 모르기는 하지만, 지난번 조흥은행 노조의 경우도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 속된 말로 하자면, 경영을 잘못해서 망해가는 회사 직원들이 믿을 것은 머리수밖에 없다고
사람 숫자의 힘으로 땡깡부려서 거꾸로 오너 회사가 될 신한은행을 삼키려는 시도로밖에 안보였습니다.

제가 또 겁도 없이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군요.
그래도, 이래저래 불이익을 당하고 사는 정말 힘없는 처지에, 말이라도 시원하게 하지 못하면 아가미가
갑갑해져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비밀 님이 쓰신 글 :
: http://www.heraldbiz.com/search/result_contents.asp?id=200307090074
:
: 라는군요. 그리고, 리눅스사랑넷에 올라온 글이지만요. IT직종은 대출범위도 다른 직종에 비해 작다는군요. .. 왜, 컴퓨터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후회도 가끔 듭니다.
: ( 에휴~ )
:
: 정말로 .. 전산직종에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 사태가 발생해봐야, 뭔가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요 ?
:
: 덧글 : 저 시삽님. 여기 모질라-파이어버드로는 로그인이 잘 안되던데 ... 고쳐주시면 안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