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부터 꾸역꾸역 생각나는 것들을 바로 메모해 둔 것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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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1. 훼방꾼
삶 한복판에서
나를 가로막는 자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그에게 다가섰을 때
놀랍게도
그것은 바로 나였다
2. 마법의 램프
낡은 램프를 우연히 발견했다..
더러운 램프를 손으로 닦아내니..
갑자기 연기와 함께 지니가 나타났다..
나에게 무엇이든 한 가지 소원을 말해 보라고 했다..
나는 어떤 소원이 가장 좋을 지 한참을 고민했지만..
적당한 소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다..
나는 지니에게 어떤 소원이 가장 좋을 지 알려달라고 했다..
지니는 정말 훌륭한 소원을 내게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사라져 버렸다..
그는 이미 나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었다..
4. 찾을 수 없는 것들
때로는 찾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찾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마치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찾아 헤매는 이처럼..
때로는 잊을 수 없는 것을..
자주 잊고 사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그것들이 너무나 가까이 있는 까닭이다..
5. 숨길 수 없는 것들
어느날 집을 나서는데 아버님이 말을 건네셨다..
"너 애인 생겼냐?"
"아뇨.."
"종택아 이 세상에서 속일 수 없는 것이 두 가지 있단다.."
"예?"
"그건 재채기와 사랑이란다.."
8. 인생의 벽
인생의 커다란 벽
그것과 싸우다 지쳐 나는
그벽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한참 뒤
그 깊은 잠에서 깨어 나는
나를 가로막던
그벽이 사라졌음을 알았다
그리고는
나는 무한한 자유와
평안함에 잠겨 있었다
내가 벽을 등지고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은 채로..
9. 불행한 사람
그는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원짜리 한 장을 주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행복해하였다..
그러자 그는 그 다음 날 부터 불행해지기 시작했다..
그 다음 날 부터 그는..
그의 기대 보다 항상 만원을 손해 봤다..
12. 동행
나랑 같이 가자고??
좋아, 그런데 너 같이 가는 법을 아니??
모라고??
그게 아니야 바보야..
같이 간다는 것은..
서로를 잊고 가는 거야..
서로에게 짐이 되는 순간..
그것은 이미 동행이 아닌거야..
14. 성공과 실패
수만가지 성공의 요인 중..
단 하나만 가져도 성공할 수 있다..
또한..
수만가지 실패의 요인 중..
단 하나만 가져도 실패할 수 있다..
* 흉내 내기 때문이야..
흉내를 내면 비슷해질 수는 있어도..
똑같아질 수 없는 거야..
15. 그물
물고기는 그물에 걸리면..
계속 앞으로 비집고 나가려고만 한다..
그래서 그물에 잡힌다..
멧돼지는 올가미에 걸리면..
계속 앞으로 비집고 나가려고만 한다..
그래서 올가미에 잡힌다..
* 사람들도 욕심이라는 그물 앞에서..
비슷한 행동을 많이 한다..
18. 쉽고 빠른 길
쉬운길..
누군가 바둑을 공부하는데..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아..
고수를 찾아가 물었다..
"좀 쉽게 바둑을 배울 방법이 없을 까요?"
고수가 대답했다..
"그런 거 있으면 나좀 가르쳐 주게.."
빠른길..
검을 배우고자 하는 청년이 집을 떠나..
암자에 기거하는 고수를 스승으로 섬기고자 하면서 물었다..
"스승님을 따라 제가 열심으로 배운다면 얼마나 걸리겠는지요?"
스승이 대답한다..
"한 10년은 걸리겠다."
"저는 늙으신 부모님도 있으니 빨리배우고자 합니다..
만약제가 더욱 열심으로 배운다면 얼마나 걸리겠는지요?"
"그렇다면 30년은 걸리겠다."
청년이 당황하며 다시 물었다..
"아까는 10년이라 하시고 이젠 30년이라 하시니..
제가 정말로 죽기살기로 배우고자 한다면..
얼마나 걸리겠는지요?"
"그렇다면 나를 따라 70년은 배워야 겠다."
* 잘하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21. 성공과 실패
99.9%의 성공이란..
100%의 실패이다..
* 모든 일의 성패는 마지막 순간에 결정난다..
끝까지 절대로 방심하지 말자..
27. 특별한 날
갑작스러운 질문..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
"글쎄요..."
"니 생일의 한 달하고 보름이 지난 날이란다."
* 생각해보면 하루하루
모두가 특별하고도 신기로운 나날
29. 결혼
언젠가 아버님이 내게 물었다..
"종택아 니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는데
아버지가 반대하면 어떻게 할거냐?"
"..."
나는 대답을 못했다..
한 번도 아버님이 반대하실 것을 생각도 못해봤구..
아무래도 집안에서 싫어하면 결혼생활도 불행해질 것 같아서였다..
그랬더니 아버님께서 호통을 치셨다..
"그누가 반대하더라도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지 않으면
결혼은 생각도 하지마라!"
"..."
35. 편지
나는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기 위하여
인정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기 위하여'
머물다 괴로이 떠나는 바람
숨길 수 없는 괴로움..
저 마다 가슴속에 묻어둬야하는 이 아픈 기억..
결국 미련으로 돌이킬 수 없기에..
자리를 털고 일어서야 한다..
일직 포기할 수록 더 많은 것을 얻는다..
'죽음보다 더 괴로운 것은
바로 외로움이었다'
돌아서는 발걸음은 왜 이다지도 무거울 까..
자꾸 돌아보며 눈물만 흘린다..
떠나는 것일 까..
아니면 버림 받는 것일 까..
손을 흔들어 줘야하는데..
그가 아주 멀리 갈 수 있도록..
내가 다시 돌아 볼 수 없도록..
사랑
나는 지금
잃어버린 전설을 찾아 나선다
오래 전에 잊혀진
그 거짓말 같은 일들을
자꾸 속고 사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이제는 설령 누군가 진실로 나를 사랑한다 해도..
믿을 수가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도..
그 지나간 흔적에 마음이 빼앗겨서는 안된다..
'태어나면서 부터 이미 누군가 정해져 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43. 그 책을 다 읽으면
한 사람이 무척 어려운 책 한 권을 읽고 있었다.
이에 옆에 있던 사람이 물었다.
"도대체 그따위 책을 다 읽으면,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가 대답했다.
"다른 책을 읽을 수 있지요."
45. 나
내 안의 나 자신
내 이름 전에 태어난
나
그게 바로 나
* 나의 가치는..
내 자신 앞에 형용사가 붙지 않을 때 보이는 것이다..
46. 분주한 아침
부시럭.. 부시럭..
이거야 원..
또 다시 잠한숨 못자고 날밤샜다..
생선싸게 판다는 리어카 장수의 확성기 소리에..
어둠이 달아나는 듯 했다..
나는 또 다시..
부시럭.. 부시럭..
도대체 이것들은 어디 간거야..
결국 찾다 못찾고..
아침을 먹었다..
먹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까워서 다 먹고 나니..
또 다시 구토가 났다..
결국 이물질은 떠나가고..
나만 남았다..
47. 슬픈생각
누구에겐들..
꿈만으로도 배부르던 시절이 없었을 까??
또..
누구에겐들..
진정한 사랑을 꿈꾸며..
설레이던 마음이 없었을 까??
그러나..
어느덧 시간이 흘러지금..
무엇에 씻기어..
그많던 꿈들이 사라졌나..
순수의 결정은 녹아 버렸나..
52.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
우리는..
특별하기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특별해 지는 것이다..
54. 사명
하나님의 서재에 잠시 들렸다가..
'인간들의 사명'이라는 책을 발견하였다..
각 각의 인간들에게 내려진 사명들이 담긴 책이었다..
나는 그 책을 열어 읽었을 때..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똑 같은 사명을 주셨던 것이었다.
* 네 최선을 다하여라..
그러고도 남은 시간을 사랑하며 살아가거라..
55. 성공의 비결
기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제각기 마이크를 들이대며 물었다..
"당신의 성공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그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비결 따위를 가진 자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나?"
* 가장 성공적인 삶의 비결은 실수하지 않는 것이다
그 다음의 방법은 적게 실수하는 것이다
그리고도 남은 방법은 좌절하지 않는 것이다
56. 멍청한 물고기
물고기는 잡았다가 놔준 후
같은 미끼를 던져 놓고 있노라면
물고기는 또 다시 잡힌다.
이것 때문에 사람들은
물고기는 멍청하기 때문에 잡히는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사람도 미끼에 잡히긴 마찬 가지다.
사람은 스스로 만류의 영장이라고 할만큼 똑똑하지만,
너무나 똑똑한 나머지 잡히고 만다.
그것을 욕심이라고 부른다.
적어도 배부른 물고기는 잡히지 않지만,
배부른 인간은 자주 미끼에 현혹된다.
58. 그 누가 알 수 있을 까
그 누가 알 수 있을 까?
그저 무심한 한 줄기 햇살이
무지개를 숨기고 있을 줄을
그 누가 알 수 있을 까?
칡흙같은 어둠속에도
아침을 기다리는 풀 한포기
60. 그렇게 할 수만 있었다면
이별했을 때
그 아픈 가슴으로
서로 사랑할 수 있다면
실패로 좌절했을 때
그 처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사랑은 영원할텐데
희망은 꺼지지 않을 텐데
61. 풀 한 포기도 아는 인생
풀 한 포기도 아는 인생을
사람들은 너무도 어렵게 산다.
봄에 자그마한 씨앗조차 그 몸가짐이 조심스러운데
사람만이 시작부터 조바심을 내고 지쳐버린다.
여름에 모든 생명들이 힘차게 뻗어 기지개를 펴는데
사람만이 뒤돌아보며 멈춰서서 시들어 버린다.
가을에 온 세상이 조용히 자신을 돌아 보는데
사람만이 늦은 발걸음을 재촉하여 실수를 저지른다.
겨울에는 모든 생명들이 봄을 준비하느라 분주한데
사람만이 준비를 서두르지 않고 게으름을 피더라.
63. 자신의 높이
어느 한 운동선수가 부상으로 재활훈련에 들어갔다.
그는 한 없이 초라해져 보이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나무 한 그루를 바라 보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그는 나무를 올라가고 싶은 마음으로 나무를 탔다.
중간도 못가서 그는 힘에 부쳐 다시 내려와야만 했다.
그리고 그는 한 숨을 길게 내셨다.
이를 지켜보던 한 의사가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얼마 전 어떤 환자는 선생의 3분의 1도 안되는 곳까지 올라서서 무척 기뻐했었습니다.
당신보다 더 못한 사람도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못느끼는 것은,
당신에게 부족한 것이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높이를 알지 못하기 때문일것입니다.
자신의 높이 보다 높은 곳을 바라 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신의 높이를 모르고 높은 곳만을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지요.
예전에는 어떠했는지 몰라도 현재 자신의 높이를 아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 자기 자신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시작이다.
64. 삶의 무게
당신은 삶의 무게를 느껴본 적이 있나?
거짓말!
삶은 무게가 없어.
네가 느낀 것은 너의 욕심의 무게일 뿐이야.
68. 인생
언제였더라??
동아리 엠티 따라간다고 하다가..
역을 지나쳐서 다시 되돌아 오는 길에..
깜박 잠이 들었다..
잘은 기억 안나지만..
꿈속에서 나는 부자가 되어 있었고..
어느 유명한 화가에게 인생을 그려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런데 그 화가가 빈 캔바스를 남기고 일어서는 것이다..
나는 화가 나서 이유을 따졌다..
화가가 대답하기를..
"나는 이미 인생을 그려 드렸소..
이제 당신이 채우는 일만 남았소.."
71. 내가 찾는 아인
어느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여러분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되지요?"
어느 작은 꼬마 아가씨가 조그마한 손을 올리며 대답했다..
"봄이요, 선생님. 얼음이 녹으면 봄이되요."
74. 쫓기는 놈
꿈길을 걷고 있었다.
갑자기 숲속에서 토끼 한 마리가
숨가쁘게 지나갔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사자 한 마리가
숨가쁘게 토끼를 따라 나섰다.
어느 놈이 어느 놈을 쫓는 것일까?
토끼?
사자?
아니다 틀렸다.
둘다 쫓기고 있는 것이다
토끼는 사자에게
사자는 배고품에 쫓기고 있었다.
75. 마음의 고향으로 가는 길
초라한 자신 보다 더 초라한 것은..
그것을 감추고 서있는 자신의 모습이다..
길잃은 마음..
무엇이 답답해서 길을 나섰을 까??
결국 얼마 가지도 못해서 쓰러질 것을..
마음은 고향에 무엇을 두고 왔길래..
항상 알 수 없는 길을 지나..
돌아가려 하는 것일 까??
결국엔 길을 잃고 방항하고 말 것을..
우리는 와서 가는 것일 까??
아니면 왔다가 돌아가는 것일 까??
그리고,
마음은 어디에 고향을 두고 있는 걸 까??
어쩌면 내 마음의 고향은..
하늘에 있을 까??
지친 발걸음 가쁜 숨을 고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자꾸 하늘만 바라본다..
바람이 불어서..
내 눈물을 닦아 준다..
다행이도 감출 수 있었던 내 눈물은..
결국 모두에게 발각되고..
난 또다시 부끄러워 달아난다..
별이 빛나는 것은..
마음이 가야할 곳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믿고있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나는..
그 별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밤을 지샌다는 것이..
마치 무엇을 지나와 헤어져 버린 듯 하다..
별들은 매일 아침 햇살에 놀라 도망가고..
내 마음은 붉은 태양이 뿜어내는 열기에..
흔적도 없이 녹아내린다..
별 빛이 남겨둔 흔적을 찾아서..
나는 다시 마음의 고향으로 가는 길로 나선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하면서..
76. 나는 외롭다
무엇이 나를 방황하게 하는 것일까?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그 무엇이 나를 떠밀어 이곳 까지 오게 된 걸 까?
무엇을 쫓아 왔길래..
나는 한 참을 걸은 후에야..
혼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까?
언덕마다 있어야할 그림자도 없고..
나는 외롭다..
77. 50원짜리 동전 하나
50원짜리 동전 하나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늘 난 일에 지쳐..
잠시 사무실 밖을 나섰다가..
주머니 속에 만져지는..
50원 짜리 동전을 발견하고는..
혼자 생각했다..
50원짜리 하나 전화통에 넣고..
오랫만에 친구에게 전화라도 해볼까??
무엇이 그토록 바뻐서..
서로에게 소흘했던 지난날을 풀어나가기엔..
50원은 너무 부족하겠지..
무작정 길을 나섰던..
나의 발걸음을 되돌리면서..
나는 그 동전을 다시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다..
오랫만에 편지 한 통을 써보리라..
누군가 너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 편지를 보냈노라고..
83. 못다한 이야기
꽃들도..
자신이 하고자하는 말을 하고 살아간다..
노란 꽃은 노란 마음을..
붉은 꽃은 붉은 마음을..
나는 투명한 빛으로..
소리를 내어..
아직 못다한 이야기를 전하리라..
86. 그릇의 차이
글은 말을 담지 못하고..
말은 뜻을 담지 못하고..
뜻은 깨달음을 담지 못한다..
92. 죽기 아니면 사랑하기 뿐
험한 강줄기가 나의 길을 막아 서고 있었다..
"이 강은 건널 수가 없어.."
그러자 누군가 내게 말을 건네었다..
"강을 건너는 길..
죽기 아니면 사랑하기 뿐.."
죽는 다는 것..
결국 나를 버리는 것..
그것은 너무도 어려운 선택이었다..
결국 나는 또 다시 쉬운 길을 고집하였다..
사랑하고 품어서 그것을 내 안에 둘 수 있도록..
나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또 다시 지쳐 쓰러졌다..
그리고 나는 항상 내 앞에 널부러진..
더 넓은 마음을 가진자의 시체 위에서 절망하였다..
죽기 아니면..
사랑하기 뿐..
그것은 하나였다..
죽지 않고 사랑할 수 없었으며..
사랑하지 않고 죽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계속 길을 재촉하였다..
내 몸을 강물에 던져 죽어버렸다..
그리고 느낄 수가 있었다..
내가 없어진 뒤 그 모든 것이 내가 되고..
내 품에 안겨지는 것을..
* 나를 반성하고 꾸짖는 사이..
황지우씨의 "나는 너다"를 생각하며..
95. 잡초
산을 오르는 길에
요상한 잡초 한 뿌리에 발목이 잡혀
길을 가지 못하는 등산객 무리를 보았다.
신기한 잡초에 이끌린 그들은
이미 산 오르기를 포기한 듯
마냥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산 정상에 올랐을 때
그 곳에는 그 잡초들이 피워낸 꽃들이
곳곳 마다 피어 향내를 내고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나는
향기를 나눌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106. 비에 대한 랩소디
뜻 모를 편지를 쓰고 싶다
가슴속의 말들을 모두 눌러서
마지막 마침표에 넣고 싶다
메아리 같은 대답이 없어도 좋다
어차피 버려질 마음이라면
그의 휴지통 속에 들어가기 보다는
허공 속에 흩어져
그가 듣지 않더라도
그의 주위를 맴돌게 하리라
무엇이 그렇게 나를 불안하게 하였던 것일까?
무엇이 두려워서 나는 노랫자락에 내 마음을 묻혀 흘려 보냈을 까?
그저 다가서서 당당히 사랑하노라고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서서
이제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돌아보며 한숨을 짓고 있을까?
이제 네가 내게 다가와 준다면
밤마다 괴로웠던 그 꿈 이야기를 들려 줄께
나는 밤마다 잠못들고 괴로워했다.
그리고 나는 수도 없이 악몽을 되풀이하였다.
그리고, 너는 나의 악몽의 그림자에 찔려 아파했다.
어떻게 내가
가시 넘어 그 언저리에는
아픔이 없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었을까?
너는 문앞에서 서성거리다 지나가고,
나는 창문 뒤에 숨어서 울고 있었다.
이 고독한 계절엔
뭔가 가슴을 채울 것이 필요해
아냐, 아니라구!
뱃속이 아냐
가슴!
가슴이란 말이야
내게 혼자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저 가면 속에 눈물을 머금고
못에 매달려 웃고있는 저 하회탈,
무엇을 용서하려고 너는 십자가에 매달렸을까?
바람이 내게
무엇인가 말을 건네려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뜻을 알지 못하고
돌아서는 때이면
바람은 옷자락을 붙들어 봅니다
눈과 비는 길을 막고
애원을 합니다.
나는 그때 들었어야 했다.
하늘이 정해준 운명과 같았던 만남을,
왜 나는 몰랐을까?
왜 나는 듣지 못했을까?
가슴속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들려왔던
그 외침을
어쩌면 억지로 나는 외면을 했었을지도 모른다.
항상 기다림은 어느 순간 덧없이 다가서 버린다.
오늘 내가 비를 맞고 서있는 것처럼....
비오는 저녁
빗소리에 취해 밖으로 나섰다가
마음 깊숙이 젖어 버렸다.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니
떨어지는 방울마다 비치는 네 모습..
108. 땅끝에서
땅끝에 당도해서 바닷가에 가로막혀 멈춰서 보면
무엇인가 손에 잡히지 않는 저 너머에
내가 찾고 있던 것들이 있을 것만 같았다.
파도는 소리를 지르며
나를 부여잡고 흔들어 댄다.
모래사장에 발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다가
석양에 늘어선 내 그림자가
동아줄처럼 나를 잡아챈다.
나는 이제 다시 돌아가야한다.
110. 이빨 빠진 동그라미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했을 때
이미 보기 좋았다고 합니다.
부족하고 외롭고 허전함을 느끼는 것은
내가 완벽하지 못해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상은 나의 욕심을 채웠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망가지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나에게 빈 공간은 없었으며
나의 욕심이 쓸데 없는 배고픔을 불러온 것입니다.
그리고 정녕 깨달아야 합니다.
다른 한쪽을 찾는 것은
내 안에 끼워 맞추고자 함이 아니라.
함께 걷기위한 친구가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요.
113. 아버지 사랑해요
아직은 대학생이라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 때였다.
아버지와 둘째 동생이 힘들여 벌어놓은 돈으로
다시 우리 집이 생긴 것은 참으로 오래된 일이이었다.
그날 아버지는 친목회로 인해 새벽까지 들어오시지 않았고,
기다리다 지쳐 우리들은 잠이 들었다.
새벽 3-4시가 되었을 까?
누군가 흔들며 잠을 깨우는 통에 잠이 깨버렸다.
아버지였다.
술 냄새를 가득 풍기면서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얘들아 큰일 났어 빨리 나와"
우리는 놀래서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밖을 나가 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었다.
아버님은 다시 환하게 웃으시며
"봐 눈이 오자나.."
우리는 허탈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둘째 동생이 언제나처럼 장난스럽게 아버님에게 대들었다.
"너 나이가 지금 몇 이냐?"
내가 가만히 눈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퍽'
눈덩이를 맞고 돌아서니 아버님이
이번에는 소리 내어 웃으며 도망 가시는 것이다.
우리 삼부자는 꽤 오랜 시간을
눈싸움 하느라 온 동네를 다 깨우고 돌아 다녔다.
그리고, 아버지의 휴전을 빌미로
조그만 포장마차에서 오손도손 소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올 때엔 막내 여동생의 간식거리도 잊지 않았다.
이제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아버님의 그 해맑은 웃음과 장난기는 사라져 버렸다.
힘없이 늙어가시는 아버님
우리 자식들이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만 아셔도 좋으련만..
이제 아버님의 그 해맑은 웃음을 다시 돌려드려야 할 텐데..
정말로 큰 걱정이다.
지금이라도 저 문을 열고
눈 한 무대기를 들고 달려오실 것만 같은 아버지.
귀국하면 집에 붙어 있을 시간이라도 많아야 할 텐데..
* 1998년 07월 12일 06:45, 말레이시아, 피냉이라는 섬에서..
116. 째각째각
째각째각..
저놈의 시계 초침소리..
째각째각..
남자 잠을 뒤척인다..
째각째각..
꽃잎 하나 떨어지고..
째각째각..
달은 점점 기울어져 간다..
째각째각..
초침을 말뚝박아 멈출 수만 있다면..
째각째각..
새벽은 오고..
째각째각..
남자 현실의 아픈 햇살을 맞아..
째각째각..
거리에 쓰러진다..
119. 빗방울들의 꿈
처마 밑에 앉아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
방울 방울 마다 세상이 꺼구로 비친다..
무엇때문에..
저들은 가슴마다 뒤바뀐 세상을 꿈꾸며 사라질까..
빗방울들은 내가 잠시 생각에 잠긴 틈을 타서..
바닥에 떨어져 부수워져버렸다..
뒤틀린 세상을 바로 잡기위해..
하늘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123. 비
화창한 아침 우산 없이 집을 나선다..
이 사내는 자신에게 닥쳐올 위기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콧노래를 흘려 가며 동네 어귀를 돌아 버스를 타고..
노선을 따라 흘러간다..
그래 그렇게 흘러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은 언제나 그랬듯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을 쫓아 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습관에 젖어 다가올 위기를 전혀 알지 못한다..
버스에 내려서 지하철을 갈아타기위해 에스컬레이터에 줄을 선다..
내려가고 올라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엇갈린 운명을 전혀 슬퍼하지 않는다..
어자피 흘러 지나간 사람을 그리워 울기에는..
또다른 사람들을 맞이하기도 바쁘다..
플랫폼에 늘어선 사람들은 저마다..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그는 한동안 방황을 하고 있었다..
순간 모든 주위는 흑백영화처럼 변질되어가고..
그는 그곳에서 이물질로 남겨져버렸다..
그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남자는 그 길고 지루한 질문을 내던지며..
어두운 터널 속을 지날 때 반짝이는 형광등 별 빛을 쫓아..
목적지에 도달한다..
지하철은 이물질을 토해낸다..
그는 사람들에게 떠밀려 내린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 역을 빠져나왔을 때..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는 우산도 없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는 어느날 흘려야할 눈물처럼..
너무 갑작스럽다..
128. 가끔은 나무를 끌어 안고
가끔은 술에 취해 하늘의 별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본다.
마치 별자리들이 제각기 손을 내밀어 줄 것처럼..
가끔은 술에 취해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의 흐름이 선명하게 보인다.
마치 그들이 느린재생으로 반복되는 것처럼..
가끔은 술에 취해 사람을 바라보면
미칠듯이 외로워진다.
마치 내 앞에 보이지 않는 벽이 만져지는 것처럼..
가끔은 나무를 끌어 안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모르는 척 지나쳤던 것에 대하여
용서를 구하며 눈물을 흘린다.
마치 이 세상에는
그 나무 한 그루만이
나의 마지막 희망인 것처럼..
131. 왜일까
왜일까..
누군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거침없이 뜀박질하는 심장..
왜일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도..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은..
왜일까..
굳이 너 아니면 안되는..
나의 아픈 마음..
왜일까..
그 누구도 바라지 않아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별..
왜일까..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사랑없이 살 수 없는 우리..
132.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인가
근래 들어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계절을 자주 탔던 저는 사실 이번에도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때가 되면 유행하는 감기처럼..
또 때가 되면 잊혀질 것으로 굳게 믿으며..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잊혀지고 다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나의 무의식의 언저리에 눌러 앉아서..
나도 모르게 나의 감정을 움직여왔던 것이 아닐 까 합니다..
바쁘면 바쁜채로..
슬프면 슬픈일로 하여금..
기쁠 때 정신없이 흘러간 웃음에 씼기어..
잠시 덮어두었던 감정들..
계절이 오가고..
무엇인가 바뀌어질 때..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문득 생각의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을 때..
"아! 내가 외롭구나.."
그래서 의미없이 써내리는 글 속에..
때로는 비겁한 목소리에 담아서..
나도 모르게 흘려보내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빈병 속에 사연을 담아..
망막한 바다에 띄어 보낼지라도..
반드시 그 사람이 읽어줄 것을 기대하면서..
바람은 차가워지고..
옷깃을 여미는데도..
낯설은 감정 하나가 불쑥 가슴 속에 들어와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속삭입니다..
"그동안 외로웠지??"
133. 저주
어느 마녀에게 저주가 걸린 마을..
마을 사람들은 저주를 풀 수 있는 지팡이가 숨겨진..
지도를 찾아 많은 시간 동안 고생하였다..
그리고, 결국 그 지도를 발견하고 만 것이다..
마을에는 잔치가 열려졌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잔치는 계속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도 잔치는 계속 되었다..
어느 꼬마가 어른들에게 물었다..
"지팡이 찾으러 안가요?"
어른들이 대답하기를..
"우리에겐 지도와 내일이 있으니 너무 걱정말거라.."
그 마을에 걸린 저주..
열정과 의욕 상실증..
134. 진리
나는 또 다시 하느님의 서고에 들어섰다.
비교적 얇은 책 한 권을 빼어들자.
"진리"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주위를 보니 그 책을 들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보였다.
그런데, 그들이 읽어내는 내용 모두가
서로 서로 틀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의아해 하며 책장을 열었다.
그리고 허탈하면서도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모두 백지 뿐이야!"
138. 내가 바로 빗소리다
나는 오늘 비가 되어
너의 창문을 두드린다.
바람이 되어 흔들어 보고
천둥처럼 소리를 질러보아도
너의 창문은 끝내 열리지 않고
나는 눈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오늘도 비는 내리고
내가 바로 빗소리다.
139. 내가 바로 빗소리다
자신의 맘속에 있는 것 조차..
그대로 표현하기란 이처럼 어렵구나..
가끔은 말을 하지 않아도..
나를 이해해줄 그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강물은 가고픈 곳이 있어..
길을 잃지 않고 바다를 만나게 되고..
작은 웅덩이에는 갈길을 잃고..
마르고 사라지는 물 방울 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까..
그 사라진 물방울이 비가되어..
바다를 적시고 있는 것을..
오늘도 비는 내리고..
내가 바로 빗소리다..
142. 밤하늘
그는 술에 취해 쓰러져 있었다.
언제 니까짓게 나를 걱정해준적 있어?
밤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그는 소리를 질렀다.
아냐!
난 미친 것이 아니라 미쳐가고 있는거야.
밤하늘에서 빗방울 하나가 떨어져
사내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래, 넌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고 했지
난 미래를 만나러 가고 있어
현실이 두려워, 과거와는 작별인사를 해야겠지
달 빛은 유성처럼 긴 눈물을 흘리고
구름이 그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제 괜찮아.
너는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짓지마.
그는 밤하늘을 부퉁켜 안고 잠이 들었다.
곧 아침이 올거야.
143. 속지마라 이 미련한 것들아
나팔소리에 취하지 마라
나팔소리에 이끌린 발자국도
땀냄새 없이 이루워지지 않나니
공연한 마음으로 헛걸을 하지 마라.
웃음소리에 취하지 마라
웃음소리에 깨어난 즐거운 하루도
진실에 대한 눈물에 씼기어 내릴터이니
거짓 웃음으로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네 마음 속에
꽃 한 송이 피어나지 않거든
네 안에 숨을 쉬는
거짓들을 집어 던져라.
현실이 고달프고
현재는 초라해도
나팔소리에 취하지 마라
웃음소리에 취하지 마라
144. 갈증
화단에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물을 찾아 지표로 올라와서..
결국 그 화초는 스스로..
깊은 지하의 물을 찾기를 포기한다..
이처럼..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스스로 미래의 꿈을 찾아 나서기가 어렵다..
145. 노파유고 - 흐르는 세월 속에
지금에 옛날 보기 훗날에 오늘 같으니
높은 누대에 단정히 앉아 다시 옷깃 여민다
시 짓느라 골몰하다 봄 저문 데 놀라고
이어지는 얘기 속에 밤 깊은 줄 모른다네
풀꽃핀 물가에는 이제야 가랑비 개였고
은성봉엔 저물녘 한가한 구름 머문다
시비 얽힌 세상 얘기 물어본들 무엇할까
요사이 제일 기쁜건 벗이 찾아 오는 거지
* 제 고조부님의 글입니다..
146. 인생
첫째날, 냄새를 맡다.
"선배! 그거 모야?"
"응, 인생이야."
"그거 맛있어?"
"너도 먹어 볼래?"
둘째날, 음식을 발견하다.
"선배! 이거 어떻게 먹는거야?"
그의 질문은 점점 더 불어난다.
"선배! 이거 먹으면 좋은 거야?"
"선배! 이거 무슨 맛이야?"
"선배! 이거 먹으면 모가 달라지는데?"
셋째날, 그는 방황하다.
"선배! 난 도통 모르겠어.
그것이 무슨 맛인지 어떻게 먹는 건지,
먹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포기해야하는 건지.
하지만, 알고 싶어 무슨 맛인거야.
제발 알려줘"
넷째날, 그의 외도.
"선배! 오늘에야 난 깨달았어.
고마워, 왜 선배가 그것을 대답하지 않았는지.
선배도 몰랐던 거지?
아니면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그래 그까짓게 모 대단한 거라고.
이야! 바로 이거구나.
마음이 편해졌어 너무 행복해.
집착하지 않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
그것이 정답이었어."
다섯째날, 그는 먼 여행에서 돌아오다.
"선배! 아직 거기있어?"
그는 흐느끼며 이야기 한다.
"응, 오랫만이다."
내가 대답했다.
"선배! 세상이 이렇게 공허한거야?
난 모든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즐거운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돌아보니까 아무것도 남은 것은 없고
모든 것이 허상이었던 거야."
"그건 네가 아직도 문밖에서만 서성이고 있기 때문이야"
"선배! 인생이라는 것이 정말 맛있어?"
"그래! 자꾸 헛된 질문을 하느라 방황하지 말고,
한 번 먹어봐."
"선배! 그런데 손이 닫지 않아."
"넌 아직도 네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그 작은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는 거야."
여섯째날, 그가 우리 곁에 다가왔다.
그는 다시 홀로 남겨진 채 생각했다.
지난 날의 외로움과 괴로움,
어자피 죽고 싶을 정도 아니었던가.
이까짓 두려움과 욕심 정도 한 번 버리는 것이
무엇이 어려울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문턱을 넘어섰다.
"선배! 드디어 알았어.
찬물인지 더운물인지 마셔보니 금새 알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이처럼 간명한 것인데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지내온 날들이 너무 아쉬워.
그냥 이렇게 몸을 던지기만 하면 되는 것을"
일곱째날, 우리는 처음으로 대화를 하다.
우리는 그를 환영하고 밤새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제 그도 서서히 우리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 같았다.
152. 비오는 창가에서
비는 내리고
나는 네가 그립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처럼
내 마음도 자꾸만
떨어져 내린다
비는 오는 데
나는 정말 외롭다
천둥소리 하나가
어두운 밤을 깨우듯
뜨거운 눈물이
나의 마음에 돌을 던진다
154. 목동 비둘기
평화의 상징 비둘기
이놈들은 잡아먹어야 한다.
이놈들은 사람이 다가서도
이제 날아가려 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퇴화된 날개로
타조에 이은 새들의 육상대표가 될 것이다.
날지 않으려 하는 나태한 새들은
잡아먹어야 한다.
오늘도 달걀을 제물로 바치고 구한 목숨을
목청 높이 기쁨으로 노래하는,
저놈의 닭대가리들.
157. 비
마음을 다스리고..
굳은 의지를 되찾을 만하면..
다시 무너진다..
왜 그렇게 길이 보이 않는 걸까??
또 다시 넋을 잃고 하늘만 쳐다본다..
오늘은 하늘도 망연자실한 채로..
눈물만 흘린다..
이제야..
강한척 허풍만 떨던 천둥소리도..
구름뒤에 숨어서 우는 까닭을 알겠다..
159. 우울한 생일을 기다리며
어제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지난간 일들이 밤새 괴롭히는 터에..
정상에 올라 야호 한 번 외치고
그저 돌아와야만 했다.
무엇을 가져왔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어자피 내려놓고자 간 것이 아니었더냐.
꿈을 쫓아 같이 오르던 자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쫓다보니..
아침이 그토록 금새오는 것을 새삼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부질없는 고민으로..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내려오는 길에 산 중턱에 걸려
나는 더는 못내려오고 고민에 빠졌다.
"무슨 고민 중입니까?"
지나가던 바람이 물었다.
"내가 왜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지 고민입니다."
바람이 나를 비웃으며 스쳐지나가는 통에
온 산 가지 마다 새순이 놀라 깨었다.
겨울에 꽃을 피우려 바둥거리다..
시들어 버린 내 청춘을 탄하며..
아침에서야 겨우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대로 생일을 맞이하면 안되는데..
산을 다 내려오고 난 후에도
난 여전히 무거운 발걸음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두고 오지 못하고 짊어지고 살고 있었다.
긴 한숨을 내쉬고 있으니
또 다른 바람이 불어와 나의 지친 땀방울을 덜어주었다.
160. 노파유고 - 느낀 바 있어 (感懷)
사물의 이치를 곰곰히 따져보니
안락속에 위험있고 위험속에 안락있네
교제가 어렵지만 말하기는 쉽고
술마시기 쉽다지만 조심하긴 어려운 법
위수가에 은거하던 강태공을 그 누가 알아보랴
미인과 나와는 구름끝처럼 멀리 떨어져 있네
궁핍과 출세는 오로지 운명에 달린 것
시세의 흐름대로 그저 그렇게 살아가리
162. 비극의 현장에서
달빛을 등진 나무 그림자 하나가
칼날을 높이 쳐들어
너와 나의 사이를 갈라 놓았다.
너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
그 차가운 눈빛 마저 돌려
제 걸음을 걸어갔다.
칼날에 베인 나의 마음은
시뻘건 눈물을 흘리며 쓰러지고
아침햇살에 나무그림자는 칼을 거두었다.
사람들은 어젯밤의 비극도 모르는 채
바쁜 걸음으로 시체 위를 걷는다.
167. 달리기
첫째날, 도전하다.
그는 나에게 달리기 시합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그는 상당한 차이로 나에게 지고 말았다.
"역시 선배에게는 안되겠어.
아직 난 부족한게 너무 많은거 같아요.
다음에 다시 시합해요, 우리!"
그는 젊음을 뽑내듯 패배에도 굴하지 않고,
맑은 미소로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둘째날, 완벽한 모습을 위하여.
그는 무엇인가 둘러매고 나에게 돌아왔다.
"선배, 어때? 나 많이 달라졌지?
우리 다시 한 번 시합해요."
그는 지난 번 보다 더 많은 차이로 나에게 지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 번과는 달리 상당히 괴로워 하였다.
셋째날, 그는 방황하다.
"선배, 난 정말 최선을 다했어.
그런데 왜 난 계속 뒤처지기만 하는거야?
난 원래 부터 안되는 거지?
그래 맞아 이 시합은 첨 부터 나에게 무리였던거야.
내 앞에 서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대단해서
나 같은 것은 도저히 앞지를 수가 없어."
넷째날, 나에게 돌아온 그.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는 나에게 와서 물었다.
그는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선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찾을 수가 없어.
달리기에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거야?"
나는 그에게 대답하였다.
"비결은 없어.
넌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선배의 말은 너무 어려워서 이해할 수가 없어."
"넌 승리를 꿈꾸며 둘러맨 것들이 너무 무거워서
제대로 달릴 수가 없는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달리기 이외의 것들을 모두 벗어 버려!"
다섯째날, 갈등.
그는 홀로 갈등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지금 쥐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현실에 대한 중압감,
미래에 대한 불안함,
그 무엇 하나도 쉽사리 떨쳐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제와서 이것을 버리면
이제 난 첨으로 되돌아 가는 거잖아.
지금 가진 것만이라도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여섯째날, 그의 깨달음.
그가 고민하고 있을 때 였다.
어떤 이가 그를 앞질러 가고 있었다.
그는 또 다시 초조해 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가 짊어진 짐들은
마치 족쇄처럼 그를 부여잡고 있었다.
그는 달리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자신을 부여잡고 있는 것들을 뿌리치고 말았다.
그리고,
얼굴에 스치는 바람의 상쾌함을 느끼고 있을 때,
그가 부여 잡고 있었던 모든 짐들이
트랙 주위에 늘어서서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래, 내가 달려간다고 해서
잃어버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는데
내가 두려워 머뭇거리는 바람에 듣지 못하고 있었구나,
저들의 응원소리를.."
일곱째날, 결승점을 향해서.
이제, 그는 나를 앞지르고 있었다.
나는 행복한 미소와 함께 그에게 바톤을 넘겨 주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위로,
현실에 대한 감사,
미래에 대한 희망,
그 모든 것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는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무엇이 또다시 두려웠던 것일까??
오늘도 역시 고마운 하루인 것을..
173. 길 한 복판에 서서
과거를 잘 보는 자는..
진취적인 마음을 갖기 어렵고..
미래를 잘 보는 자는..
쉽게 들뜨고 쉽게 절망하며..
현재를 잘 보는 자는..
그곳이 자신의 무덤인 줄 모른다..
지난 일을 소흘히 하지 않는 자는..
진지한 마음을 갖출 것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자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갖출 것이며..
현재를 가꾸어가는 자는..
머물지 않는다..
188. 슬픈 사연들
술 한 잔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바람의 이야기를 듣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나무들..
그래 이 어두운 밤,
좁은 골목을 헤메이던..
너에게도 그러한 사연이 있었구나..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 마라..
그리고 구름과 어울려 눈물 짓지 마라..
달 빛은 조용히 머리를 내밀고..
별 빛들은 젖은 눈으로 깜박인다..
바람은 슬며시 잠이 든다..
그래 누구나 힘든 악몽을 꾸는 거야..
그리고 아침은 어김없이 오거든..
내일 이면 환한 햇살을 가로지르며..
들판 위를 뛰어 보자구나..
꽃 향기 날리는 언덕 위엔..
언제나 그러하듯이..
조그마한 어깨를 들먹이는 소녀가 있다..
이제 너는 그에게 유일한 희망이다..
이제 그는 너에게 유일한 희망이다..
바람아..
구름아..
그리고 수많은 볓 들아..
이제는 웃어도 괜찮다..
192. 소중한 사람이라 느껴질 때
만남은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
나머지는 모두 자신에게 달려있을 뿐..
소중한 것은 찾을 수가 없는 것..
시간과 함께 싹트고 자라나는 것..
소중한 사람이라 느껴질 때..
이미 우리는 서로에게 도움 따위를 찾지 않는 것..
굳이 가슴을 열어줄 필요도 없고..
대신 울어줄 수도 줄 필요도 없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고마운 것이기에..
사랑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말것..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미래를 약속하지 말것..
그저 당신의 지금 모습으로 다가서고..
현재의 인연을 느끼며 살아갈 것..
193. 진심으로 사랑을 느낄 때
진심으로 사랑을 느낄 때
하고싶었던 이야기들은..
아침 햇살에 놀라 달아난다..
전하고 싶었던 사연들은..
바람이 불면 흩어진다..
술을 마시고..
취하여 거리에 서서 눈물을 흘리더라도..
진정 가슴에 품었던 이야기들은..
절대로 그대는 모른다..
진정 가슴에 품었던 이야기들은..
절대로 그대는 모른다..
196. 동행
우리는 제각기 같은 꿈으로 밤마다 괴로워하고
구름은 제각기 같은 하늘에서 외로와 헤메인다.
길을 걸을 때 마주 볼 수 없듯이
같이 살아가는 인생도 외로울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처절하게 외로와서 마지막 희망을 버렸을 때
겨우 울고있는 동지를 만나 술을 마시며 눈물을 삼킨다.
그리고, 용기를 가진 자 다시 길을 나서고
또다시 외로운 동행을 하게 된다.
하지만, 부질없이 서러워 마라.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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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간만에 보니 또 새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