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03년이 몇시간 안남습니다.
발빠른 분들은 아침부터 벌써 메신저로 신년 인사들을 보내주시고 있네요.
정말 오늘이 2003년의 마지막날인지 실감도 별루 안나고... 경기가 바닥이다보니 연말 분위기가 별로 안나는
것 같습니다. 당장 송년회다 뭐다 하면서 연말이면 줄줄이 있던 술자리도 많이 줄었네요.
볼랜드포럼에게도 올 한해는 힘든 시기였습니다. 연초부터 재정난이 시작되어서 서버 호스팅비가 모자라게 되고,
3월이던가부터는 계속 운영진 각출로 호스팅 비용을 때우다가 얼마전에는 그마저도 힘들어져서 회원 여러분들께
손을 벌리기도 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비해 별로 한 일도 없으면서도 괜히 엄청나게 바빴던 한해
였다보니, 작년 초부터 계획했던 여러가지 개편안들도 거의 실행되지 못했고요.
그래도 마지막날인 오늘에 이르러 한해를 돌이켜보면, 제 개인에게나 포럼에게나 올 한해는 정말 '용케도 잘
버텼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힘들 때는 다른 어떤 일보다 단지 '견뎌나가는 것' 자체가 가장 힘든
일이니까요. 포럼의 운영을 나누어 맡고 함께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주셨던 모든 운영진분들이 있었고, 그리고
회원 여러분들이 든든하게 받쳐주셔서 그렇게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싶습니다.
내년부터는 조금씩 좋은 소식이 들릴 겁니다. 최근 1~2주 사이에 각 방면의 4개 업체들과의 제휴를 추진해왔고,
그중 3개 업체와는 기본적인 협의는 끝난 상태이며 한 업체와는 연초에 미팅 일정을 잡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1~2월 내로 각 업체들과의 제휴 내용들이 하나씩 실체를 드러내게 될 것 같습니다.
제휴는 초기 단계에서는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차츰 더욱 큰 건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구요.
천리안 프로그래머포럼에서 지금의 볼랜드포럼까지, 제가 개발자 커뮤니티의 운영자로서 살아온지 이제 거의
만으로 6년이 되어갑니다. 밥벌이가 안되는 커뮤니티의 운영자로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긴 시간일 겁니다.
작년초까지만 하더라도 적당한 분에게 운영을 넘겨드리고 저는 밥벌이에나 충실하려고(개인의 영달에 힘쓰는?)
했었습니다만... 올 한해를 버티고 넘어오면서(아니, 정말 버틴 것은 포럼 운영을 떠맡지 않겠다고 버텨버린
몇몇 운영진분들이지요 --;;) 포기라고나 할까... 뭐 어쨌든 생각은 접게 되었습니다.
즐거움과 보람이 어떻게 다른지 아시는지요. 포럼을 운영하는 일이 제게는, 시작부터 재작년까지는 즐거움이었고,
작년 한해 동안은 그저 책임일 뿐이었습니다만... 올 한해 동안 포럼의 운영은 보람이 되었습니다.
그렇게밖에 말하지 못하겠네요. 몇년 전처럼 열광적이지는 못하지만, 이젠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새해에 포럼이 획기적으로? 혁신적으로? 바뀌지는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걸어왔던 것처럼 한걸음 한걸음씩
계속 걸어가겠습니다. 멈추지 않는다면 승리한다라는 생각으로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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