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감기로 몸이 좀 안좋았습니다만, 어제도 나가지 않고 해서 좀 무리해서 촛불집회에 참석했습니다.
덕분에 지금 현기증으로 제정신이 아니네요. 그래도 속은 시원합니다.
그저께 토요일 대규모집회 이후로 인원이 많이 줄었습니다. 평일이라고 해도 가장 적은 인원일 듯...
1000명도 안되겠고, 수백명 수준이었습니다. 인원이 적어서인지 전경들도 오지 않고, 단지 교통경찰 몇명이
집회장 주변에서 교통정리만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참석하신 분들의 열기까지 식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적은 인원을 어떻게든 보충하겠다는 듯 더욱 크게 외치고 더 힘껏 촛불과 탄핵무효 카드를 흔들어댔습니다.
오늘 집회의 압권은 시민 연설자로 나서셨던 화천에서 올라오셨다는 중년의 농군 부부였습니다.
앞서 나섰던 다른 시민 연설자분들과는 달리 화려한 말재주도 없었고 열정에 찬 목소리도 아닌 그냥 농부의
털털한 목소리였지만 정말 다른 어떤 연설자 못지 않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 털털하고 어눌하게까지 느껴지는 느린 말투로, 비록 배운 것 없고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이번 탄핵사태에
있어 무엇이 바른 것이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는 안다고 하시면서, 자신의 시골집에 빈 골방이 두개가 있는데
최모, 조모, 홍모, 김모 이렇게 네명을 자신의 시골집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아침에는 일을 시키고 저녁에는 개밥을 먹이겠다나요. 촛불 든 시민들, 와락 뒤집어졌습니다.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는 했어도 총선일까지 오늘 정도의 인원은 유지될 것 같습니다.
총선에서 심판하는 그날까지 광화문에 촛불이 꺼지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나오신 분들이니까요.
저도 계속 함께 갈 생각입니다. 촛불집회가 완전히 사그러들고 나면 저 한민자의 개떼들이 다시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큰소리를 칠 모습이 눈에 선하기 때문에요. 차라리 집회장에 나가서 피곤해서 잠을 자는 한이 있어도
저 개떼들이 국민을 협박하고 무시하며 큰소리치는 꼴은 죽어도 다시는 못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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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나 미안할 만큼 하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입안이 거미줄이라 뭐 하지만 마음만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