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무분별 의혹제기에 불만의 `일침'
연합뉴스(yonhap)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 31일 `측근비리' 수사결과 최종발표를 앞두고 있는 김진흥 특검이 그간 정치권의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놨다.
휴일인 28일에도 사무실에 출근한 김 특검은 기자들에게 "재산에도 적극재산(채권)과 소극재산(채무)이 있듯이 우리가 그동안 밝혀낸 건 `적극적 결과'라기보다 `소극적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간 내내 기자들의 여러가지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던 김 특검은 모처럼 `편하게' 이같은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정치권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대해 한마디 했다.
"국회에서 만든 데는 1억5천만원이라고 써 있는데 아무리 조사해봐도 1억500만원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도 답답해서 국회에 연락해봤더니 숫자가 틀렸다고 하더라."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이원호씨에게서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이와 같이 언급한 김 특검은 "얼마나 급했으면 그랬겠느냐. 정치공세..."라고 하다 말문을 닫았다.
"95억이라는 숫자가 실체가 전혀 없다는 걸 알게되니 맥이 탁 풀렸다. 그때부터 전부 다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조사과정에서 피조사자를 발로 몇번 찼다는 일도 그 때 불거졌다."
특검은 "금을 파려고 해도 있어야 찾을 것 아니냐"며 수사상 어려움과 정치권을 겨냥한 간접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수사기간 특검 사무실을 찾아왔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홍 의원도 (하나은행 CD) 1천300억부분을 직접 들고 왔다가 나중에는 아니라고, 없던 걸로 하자는 식으로 그냥 갔다. 최도술씨가 모금했다는 300억 의혹제기 부분도, 썬앤문 95억은 그나마 녹취록이라도 있지만 최씨 부분은 무작정 `300억'이라고 하니 어디를 뒤질지 막막했다. 우리로서는 차라리 `부산 관급 수주 건설업체에서 돈을 받았다'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이렇게 실체가 없으니 죽도록 고생만 했다"고 쓰게 웃은 김 특검은 "일요일에 이렇게 계속 나오는 것도 남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특검팀원들도)이렇게 좋은 봄날 얼마나 놀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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