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드디어 왜나라의 본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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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우리-민노에 이념논쟁 포문
한나라당이 ‘대여 사상투쟁’을 벌이겠다며 열린우리당에 포문을 열었다.
17대 총선에서 박근혜 대표와 함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세일 당선자(비례대표)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선자 연찬회 강사로 나서, “정치투쟁에선 사상전이 중요하다”며 “한나라당의 이념적 정체성을 확실히 한 다음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잘못된 사상 내지 생각들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민중민주주의 내지 포퓰리즘, 경제에 대한 과도한 국가개입, 성장없는 분배지상주의, 자주를 내세워 동맹과 국제연대 무시하기 등의 잘못된 생각들에 맞서 논리적으로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소속 의원의 56%가 자신의 이념성향을 ‘중도 진보’라고 밝힌 열린우리당과, 선명한 ‘진보’ 깃발을 내건 민주노동당에 대한 이념 공세를 통해 지지기반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세일 “분배주의·자주국방 등 공격할것”
여·민노 “자기정체성부터 확립해야”반박
박 당선자는 한나라당의 이념적 지향점으로 “중도보수의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며, 그 성격을 ‘개혁적 보수’, ‘중도보수’ 또는 ‘21세기 신보수’로 규정했다. 또 핵심가치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 △공동체주의 △실용주의적 개혁주의를 내세웠다.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난 박 당선자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이 이념을 정립하고 나서 정책개발 경쟁을 벌이면 모두에게 득(윈-윈)”이라며 “열린우리당은 중도 진보의 이념 정립을 애써 피하려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실용주의 노선’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정체성 논란을 어물쩍 넘겼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에선 비판론이 지배적이다. “자신의 정체성조차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다른 정당을 상대로 사상 투쟁을 촉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이평수 열린우리당 공보실장은 “기본적으로 한나라당 내부의 정체성부터 확립한 뒤 누구와 사상투쟁을 벌이든 이념 경쟁을 벌이든 하는 게 옳은 순서”라며 “17대 국회 개원도 하기 전에 다른 당을 상대로 사상투쟁을 얘기하는 것에 비애를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한나라당이야말로 옛 민중당 출신부터 김용갑 의원 같은 수구보수 세력까지 뒤섞여 있지 않으냐”며 “내부 혼선부터 정돈하라”고 말했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진보세력을 포퓰리즘으로 매도하는 것은 현실을 오도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보수세력이 재원마련 대책도 없이 복지 대책을 남발하는 등 정책적으로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현실을 곱씹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경제성장 이외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본적 사회보장 대책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며 “여전히 성장우선주의에 기반을 두고, 사회보장 문제를 부자들의 시혜 차원으로만 인식하는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배 신승근 서정민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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