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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7] 보수 신문 변신의 허실
박진수 [] 775 읽음    2004-05-04 10:07
보수 신문 변신의 허실


http://www.hani.co.kr/section-001037000/2004/05/001037000200405031704617.html

한국사회 보수화의 중심에 서 있던 조선, 중앙, 동아 등 세 신문, 이른바 ‘조중동’이 변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논조는 북한 룡천 참사 보도에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조중동’을 싸고 있는 견고한 이념의 껍질도 남한 사회를 뜨겁게 달군 동포애의 열기를 차단하지는 못했다. 이 열기는 보수 언론과 함께, 햇볕정책에 대해 부정적이던 한나라당과 보수단체들까지도 이념대신 동포애를 외치게 만들었다.
흔히 ‘조중동’이라는 명칭으로 하나로 묶지만, 세 신문의 변화가 같은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 중앙일보가 제일 먼저, 몇 년 전부터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운동권’이 보수언론에게는 색깔공세의 대상이었던 시절에 중앙일보는 이들을 ‘중립적’으로 다루는 특집 등을 시도했다. 중앙은 노무현 정권과도 적대적이 아니라 상호 존중하는 관계로 나아가려 한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중앙에 비해 변화에 대해 훨씬 완고하다. 보름여 전의 4·15 총선까지 두 신문의 논조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총선 결과 보수 세력의 위축과 진보 세력의 의회진출이라는 정치 환경의 격변이 일어나자 이들의 논조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동아에 비해 조선이 더욱 큰 변화를 보였다. 조선과 동아의 차이는 룡천 참사를 다룬 사설에서도 드러났다. 동아의 사설은 아직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논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4월 27일과 29일치 사설은 “북한은 주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 용천으로 통하는 문을 활짝 열어라”고 요구하면서 “핵 포기가 위기극복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조선일보는 4월 24일부터 30일까지 4번의 사설을 통해 정부에 대해 북한체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지원 방식을 찾아내라고 거듭해서 촉구하면서 “우리로서는 조건 없이 최대한 도와주는 것이 도리이며, 순수한 인도주의적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마음을 상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논조의 변화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 변화에서도 드러났다. 5월 1일치 사설은 “17대 국회 구성원들의 압도적 다수가 보안법 개정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더 이상 미루거나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수언론 논조 변화의 배경에는 사회의 역보수화, 곧 보수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이 깔려 있다. 이 때문에 보수신문의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영향력 쇠퇴는 탄핵정국과 4·15 총선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의제설정의 주도권이 사회 지도층과 보수 신문의 손에서 대중과 인터넷 매체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탄 정부와 민간단체의 언론 개혁 추진이 보수 언론을 압박한다. 특히 ‘안티조선’이라는 맹렬한 거부세력에 맞닥뜨려 있는 조선일보의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

5월 1일치 김대중 이사기자의 칼럼은 조선일보의 위기의식을 잘 보여 준다. 김대중씨는 조선일보의 보수적 논조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열성적인 독자를 가진 한편으로는 가장 혹독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주필직을 물러났지만, 그의 영향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제목의 김대중 칼럼은 “오늘 날 조선일보가 안티의 대상이 된 것이 지난 날 독선과 편향성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조선일보는 그것을 거울삼으며...”라고 말했다. 이상철 편집국장은 4월 28일 조선일보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일보에 씌워진 ‘왕 보수’라는 ‘낙인’을 벗겠다고 다짐했다. ‘사회 지도층’ 중심의 ‘보수 본류’라는 조선일보의 전통적인 자신감이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선일보는 이중의 곤경에 빠져 있다. ‘안티조선’과 대중의 등장이 그것이다. ‘안티조선’이나 ‘왕 보수’라는 낙인, 그리고 언론 개혁의 칼날은 이미지 변신과 상층부의 정치로써 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대중이 중심세력으로 등장한 새로운 신문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것은 이미지가 아니라 엘리트 중심 신문이라는 본질이 얼마나 철저히 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성한표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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