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이 안되는 집 구조가 문제인지... 도저히 더워서 잠을 못자고...
찬물로 연거푸 샤워하고는 냉커피 한잔 타서 다시 피씨 앞에 앉았습니다.
시언~~한 냉커피가 그래도 더위를 많이 가시게 해주네요.

냉커피는 군대시절 가락인데... 간부들이 많이 놀러오는 군사령부 인사과에 있었기 때문에 여름철이면 하루에
냉커피를 50~60잔씩 탔었습니다. 여름만 아니면 그래도 따뜻한 커피는 더운 물만 준비되어 있으면 순식간에
열 몇잔씩 한번에 내놓을 수 있었는데, 이넘의 냉커피는 얼음을 여러번 넣어가면서 수십번씩 저어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넘이죠.

원래 제가 콜라는 무쟈게 먹어댔어도 커피는 안먹었었는데, 군대시절에 냉커피를 수십잔씩 한번에 타다보니
열받아서(?) 냉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 요즘은 하루에 적어도 대여섯잔, 많으면 열잔 이상씩 마시게
되어버렸습니다. 제 커피 중독은 커피를 많이 타는 인사행정병 직업병이랄까... --;;

냉커피를 타는 요령은...
뜨건 물을 아주 조금만 넣고(대략 소주 한잔의 반잔에서 2/3잔 사이) 커피와 크림, 설탕을 다 녹인 직후에
얼음을 세덩이 넣고 열심히 저은 후.. 컵의 뜨거운 기운이 줄어들어 시원해지기 시작하면 찬물을 넣어 물의
양을 맞추고, 다시 얼음을 세덩이 얹으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커피, 설탕, 크림이 다 녹자 마자 바로 얼음을 넣어 최대한 빨리 식혀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커피의 향이 조금이라도 덜 날아가거든요. 최대한 뜨거운 물을 적게 넣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처음에 커피를 식히기 위해 얼음을 넣는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뜨거운 물을 많이 넣은 후에 얼음을
왕창 넣으면 일단 물의 양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얼음의 잡맛이 들어가서 커피의 향이 사라집니다.
또, 뜨거운 물이 적어야 얼음을 넣었을 때 커피를 빨리 식힐 수 있지요.

간혹, 커피를 왕창 타놓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을 타 마시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냉커피 매니아인 제가 보기엔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아무리 페트병 같은데다 단단히 막아서 냉장고에
넣어놔도 커피의 맛은 오래되면 변합니다.

이런.. 커피 얘기하다가 일껏 타놓은 냉커피 다 마셔버렸네요. 맛을 음미하기도 전에...
또 한잔 타러 가야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