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가요보다는 팝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중학교때부터 팝을 많이 들었구요.
턴테이블이 달린 스테레오가 없었기 때문에 팝 가수들의 테이프로 들었는데.. 대략 400~500개 정도를 샀었던
것 같습니다. 테이프라... 특별히 좋아했던 몇몇 앨범들은 테이프가 너무 닳아서 소리가 안나올 정도였죠.
그래도 대학 입학 이후로는 가요도 꽤 들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9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의 '젊은' 가요들이
상당히 발전했지 않습니까. 아마.. 결정적으로 서태지 붐이 일면서부터일 겁니다.
그런데 90년대 말쯤부터 뻐꾸기 가수들, 노래는 잼병이면서 춤만 잘추는 가수들만 범람하기 시작하더군요..
HOT... 아 이름만 들어도 짜증납니다.. 뭐.. 태사자? 뭐뭐라는 이상한 영문 약자를 갖다가 지멋대로 의미를
갖다붙인.. 매니지먼트사에서 대량 생산으로 찍어내는 그런 가수.. 그룹.. 생각만해도 대갈님에 쥐가 내립니다.
그래, 90년대 말부터는 들을만한 '음악'이 너무 적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아티스트? 기질이 있어서 하이레벨의? 수준높은? 그런 음악을 원하는 건 아닙니다.
저도 그냥 듣기 좋은 노래, 들으면 기분 좋아지는 노래, 울적할 때 맘달래주는 그런 '평범한' 음악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몇십번씩 녹음해서 짜집기하는 음반, 노래방 수준의 가창력, 음반은 몇장 팔지도 못하고 방송 출연으로
먹고 사는 '딴따라', 정말 머리가 지끈지끈하도록 싫습니다.
좋아, 그래, 너 댄쑤카수?
진짜 댄스가수면 방방 날뛰면서도 노래를 어느정도 들어줄만큼은 불러야지, 발이 조금이라도 공중에 뜨면
라이브 노랫소리가 벌벌벌 떠는 댄수가수들.. 니들이 백댄서지 댄스가수냐...?
그래도 이따금씩.. 윤도현이나.. 이현우나.. 몇몇 들어줄만한, 꽤 괜찮은 가수들도 있습니다.
그리구 전에 탄핵무효 광화문 집회에 나갔을 때 출연했던 BMK의 노래는 그때 처음 들었는데...
감동 먹었슴다. 가창력이 정말 대단하더군요!
음반사들이 mp3 가지구 시비 거는 거... mp3 때문에 국내 음반 시장이 망하고 있다는 주장...
물론 영향은 당연히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결정적인 이유는 사서 들을만큼 음반의 완성도가 높지 못한
탓이라고 확신합니다. 마이크 쥐어주고 뛰면서 노래 부르라고 하면 깨갱하는 땐스가수들, 절대로 돈주고
음반 사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음악성이 그다지 높지 않아도, 정말 노력하고, 정말 노래 성의있게 부르고, 외모나 춤솜씨보다 노래로
승부하려는 가수들 음반은 사고 싶은 생각이 날때가 종종 있습니다. 몇번 사기도 했구요. mp3를 못구해서
음반을 사는 것이 아니죠. 그렇다고 투철한 보상 정신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음악을 들으면, 만원쯤
돈을 내고 살 가치를 느낍니다.
그래, 원래 음반이 그렇게 팔리는 겁니다. 처음 레코드가 판매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당연한 원리
아닙니까. 그런데 춤추는 모습도 안나오고 야한 옷차림도 안나오는 음반을, 춤만 잘추거나 얼굴만 이쁘장한
사이비 가수들의 음반을 왜 사겠습니까.
조금전에 들을만한 mp3를 뒤지다가.. 이수영의 음악이 꽤 들을만하다는 말을 들은 것이 기억나서 당나구에서
이수영 파일들을 다운받아봤습니다. 정말 괜찮군요. 특별히 가창력이 탁월하다거나, 노래가 아주 좋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듣기도 참 편하고 마음이 착 가라앉네요.
오늘이나 내일쯤 나들이를 나가면 이수영과 BMK CD를 하나씩 살까 합니다.
댄스가수들의 음반이 안팔린다고 mp3 금지해야 한다는 음반사 조폭들 엿먹으라는 심정도 좀 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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