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투성이의 23일, 진실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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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알카에다는 김선일씨만 죽였을까? - 조작가능성도 생각해야
박득진기자
사회 전체가 출렁이고 있다.
23일 아침 노무현대통령이 김선일씨 사망에 대해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과하고 있는 순간 전국에 배포된 일간지는 김선일씨의 ‘무사’함을 전하는 1면기사로 가득 차 있었고, 외교통상부는 부족한 정보를 들어오는 대로 발표하다 구석으로 몰려 외교부 자체의 위기상황을 초래했다.
사회여론과 인터넷상의 네티즌들의 반응은 ‘파병철회’부터 ‘이라크를 쓸어버리자’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으며, 아무 상관없는 이슬람사원은 협박전화를 받고 있고, 광화문에는 교보빌딩부터 광화문 앞까지 전경버스의 주차장이 되어 버렸다.
연일 보도되는 정부와 언론의 부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오보’들 속에서 국민들은 방황하고 있으며 정부, 국회 또한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한국 사회는 전반적인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가슴을 식히고 냉정한 사고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첫 단추부터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다.
상황정리. 5월 31일부터 현재까지
5.31 현재까지 추정되는 김선일씨가 괴 무장단체에게 납치(?)된 시점.
김선일씨는 이라크 직원 1명과 GMC트럭에 동승해 바그다드에서 200키로 떨어진 리브지 캠프에서 출발 팔루자 리나라가 지역을 지나던 중 납치되었을 것으로 추정.
6.1 - 6.3 AP통신에서 보유한 김씨의 심문 비디오가 찍힌 시점으로 추정된다.
김선일씨는 문제의 비디오에서 ‘3일 전 미군기지를 방문했다’고 진술, 영상이 심문 비디오라면 이 기간 중에 촬영되고 ,편집을 거쳐 바그다드 APTN측으로 전해졌으며 AP통신은 6월 초 한국의 외교통상부에게 김선일이라는 한국인이 납치되었는지의 여부를 확인한다.
6. 10-6.20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 피랍사실을 확인하고 모슬로 가서 독자적으로 김선일씨의 구출 시도. 괴 무장단체와 ‘여섯차례의 협상’을 진행했으며 석방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6. 17 김사장이 최초로 김선일씨가 납치되었다고 진술할 시점.(나중에 김사장은 이를 부인)
6.18 한국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6.19 미군의 팔루자 민간인 거주지에 대대적인 폭격, 이라크 민간인 20명 사망, 22인 부상.
6.20 알 자자라 방송으로 괴 무장단체로부터 영상물 도착
6.21. 04:00 알 자지라 방송에서 한국정부가 ‘24시간’안에 파병철회를 수용하지 않으면 참수하겠다는 무장단체의 영상이 보도됨
6.22 04:00 - 참수예정시간 경과
6.22 18:00 - 알아라비야 방송 납치범들이 참수시한을 연장했음을 보도
6.22 20:20 - 미군에 의해 김선일씨의 시신 발견
6.22 20:30분경 - 김사장의 시신확인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은 위와 같다. 하지만 번복되는 김사장의 진술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얻었던 정부의 발언들은 국민들에게 많은 의문점을 던지고 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럼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드러난 거짓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든 정보의 근거 김천호 사장
미군에 군수품을 납품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김천호 사장은 중요한 순간에 엄청난 거짓(?)정보를 남발하며 여러 번 자신의 진술을 바꾸어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알자지라 방송에서의 납치 보도 이후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17일 김선일씨가 납치되었다고 통보했으며 23일 연합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군으로부터 실종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20일 모슬에서 미군 쪽과 대책을 협의했다고 했으며 다시 진술을 번복해 미군쪽으로부터 통보를 받거나 김씨 석방을 위해 미군쪽과 직접 면담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다시 31일 김선일씨가 실종되었으며 6월 10일께 무장세력에 의해 김씨가 억류중이란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사장의 말에 따르면 그는 6.10-6.20까지 아랍 변호사를 통해 여섯 차례의 무장단체와의 석방협상을 벌였으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현재 김사장은 모든 현지 직원을 국내로 철수시키기로 결정했고 이번 사건의 핵심 정보를 쥐고 있는 본인은 ‘귀국 거부’의사를 밝혔다.
그 외의 경우
이번 사태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미국이 이 사실을 언제 알았냐?’는 것이다.
하지만 보도된 바와 같이 워싱톤의 외교소식통은 “미군이 김씨의 피랍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미군이 사전에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부인했다.
한겨레신문은 24일자 '미 피랍 숨겼다면 한국 손쓸틈 방해'제하의 기사에서 정황상 김씨 혼자만 피랍, 실종됐다고 보기 힘들며 실제 김 사장은 뒤에 부인하긴 했지만 냉동트레일러 4대와 동행한 것으로 말해 미군 당국이나 케이비아르쪽이 그의 피랍을 몰랐다고 하는 건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고 팔루자 지역에서 군납업체인 케이비아르 소속 미국인들은 저항세력의 집중적인 표적이었다고 밝혀 미국이 사전에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외교통상부는 정보의 부재 속에서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으며 AP통신의 6월 초 ‘김선일씨 피랍여부 확인전화’사건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의문스럽기만 한 23일 - 진실은 어디에....
알려진 사실에 근거해 ‘추측’을 해 보자면.
김사장은 31일 자신의 직원인 김선일씨가 실종된 사실을 접한다. 전체 한국인이 몇 십 명 되지 않는 이라크에서 특히나 이라크 저항세력이 표적이 되는 미국인들과 같이 일하는 직원, 그리고 위험한 상황에서 고임금을 지불하는 직원이 실종되었는데 한참 동안 모르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
김사장에게 특이한 능력이 있지 않는 한 알 카에다 소속(?)이라고 알려진 김선일씨를 납치한 괴 무장세력, 미군이나 한국정부도 선이 잘 닿지 않는 알 카에다 소속 테러집단과 김사장이 주장한 납치사실을 확인한 10일부터 20일까지 10일동안에 변호사를 선임해 무장단체와의 접촉을 성공, 6차례나 협상을 시도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
협상을 진행하려 했다 치더라도 다른 세력(미군, 혹은 이라크 내의 다른 정보조직)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한 상황이라 추측된다.
또한 김사장의 주장에 따르면 실종 사실을 알고도 10일간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긴장했다 치더라도 최소한 치안을 유지하는 미군이나 한국대사관, 한국정부에는 알려야 하는 것이 위험지역에서의 민간인이 살아가는 상식적인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김선일씨는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 사실관계의 확보를 위해서는 그의 신병 확보와 올바른 진술이 필요하다. 현 상태의 그의 발언과 23일간의 행적은 의문스러운 부분이 너무 많다.
왜 알 카에다는 김선일씨만 죽였을까?
보도된 바에 따르면 김선일씨 혼자 납치된 것이 아니며 여러 미국인들과 같이 납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김선일씨를 납치한 조직은 알카에다 소속이라고 보도됐다.
알 카에다라고 하는, 미국을 그토록 증오하고 9.11테러라는 기상천외한 테러를 자행한 집단이 왜 미국인은 놔두고 한국인 김선일씨만을 처형하였는가? 더군다나 미군은 19일 팔루자의 민간 거주지역에 대량 공습을 퍼부어 이라크인 20명이 사망하고 22인이 부상한 상황이다.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김씨와 함께 구금된 미국인들은 저항세력이 집중적인 표적이 된 케이비아르의 직원들이다.
한국이 파병결정을 했다고 해서 바로 며칠전 인근의 자신의 동포들을 학살한, 바로 인근의 포로수용소에서 자신들의 동포들을 성폭행하고 모멸감을 주었던 미국의 민간인(그것도 그들이 가장 적대시하는 미국 군납업체인 케이비아르의 직원)을 놔두고, 몇 달 후에 ‘깨작깨작’ 들어올 한국군을 겨냥해 한국 민간인의 참수를 자행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알 카에다는 한국 소식통이 있는 듯 정부의 발표에 맞추어 김선일씨를 죽였다. 국제사회에서 이미 한국은 16대 국회에서 ‘파병결정’을 한 바와 같이 파병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알 카에다는 한국인 인질 김선일씨를 ‘심문영상’에서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었다는’ 김사장의 말처럼 우호적(?)으로 대하다가 갑자기 대 정부 협박용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심문영상과 인질발표의 영상, 처형영상, 급박한 처형 등도 역시 의문점으로 남는다.
AP통신을 거쳐 전해진 영상은 꽤 선명한 영상을 가지고 있으나, 대정부 협박용 영상과 처형 영상에서는 ‘음성’만이 확인될 뿐 화질 상으로는 쉽게 김선일씨라는 구분이 가질 않는다.
테러단체가 그러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언론에 공개한다면 더욱 또렷한 영상으로 해야 효과가 더 클 것임에도 불구하고 알 카에다는 일부러(?) 흐린 영상을 공개한다.
알 카에다는 한국의 ‘파병철회’를 목적으로 김선일씨를 죽였다. 이라크에는 몇 십 명 되지 않는 한국인만이 현지에 있을 뿐이다. ‘구하기 어려운 인질’인 한국 인질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말을 번복하며 ‘처형’해 버렸다. 기자가 알 카에다라면 인질을 살려서 한국정부에 압박용으로 사용할 것이다. 인질의 처형은 한국 국민에게 ‘적대감’을 높여줄 뿐이다.
너무나 비 상식적인 처형이었다.
한국 외교부는 납치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까?
외교부가 사전에 납치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납치 상황을 알고 있었다면 정부가 파병결정을 발표한 시점에서 장관이 해외로 나가거나 이렇게 사안 사안에 우왕좌왕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외교부가 ‘실수(의도적이지 않은 잘못)’를 했음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위험지역의 자국민 파악을 허술하게 한 점이나 AP통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민감한 사안의 질의를 쉽게 받아넘긴 점 등은 분명 책임에 따른 처벌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납치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주장으로 정부의 도덕성을 문제 삼아 정부를 몰아가는 것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에 해도 늦지 않을 문제다.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지난 9.11테러 당시 ‘미국의 자작극’의혹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한창 논란이 되었던 것을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다.
또한 5월 29일자 인터넷신문 <민중의 소리> 임은경기자의 ‘이라크 미국인 참수 비디오의 문제점’제하의 기사에서, 참수된 미국인 닉 버그는 미 CIA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의혹 보도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참말로>에 기고한 연합뉴스 강진욱기자의 ‘알카에다의 한국 잠입설을 우려함’이나 ‘미국의 체스, 테러 그리고 세계’제하의 기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알카에다란 조직은 만들어낸 가상의 조직일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최근 논란이 되었던 소설 '배후'의 대상인 칼기 폭파사건의 의문점들을 보듯이 이번 김선일씨의 살해사건도 '조작' 혹은 '그 외의 가능성'을 우리는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 김선일씨의 희생으로 한국 사회는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우리는 그 어떠한 ‘진실’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파병’과 ‘파병철회’를 외치고 있고 ‘정부의 도덕성’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런 점에서 24일 노 대통령이 ‘고 김선일씨의 사건에 대한 철저하고 면밀한 경위 파악과 국민에게 소상하게 공개할 것’이란 지시는 상식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벌써부터 수구 언론들과 수구세력들은 이번 사건의 결과를 확고한 파병강행으로 국민들을 '복수는 나의 것'의 주인공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국민들의 정서도 이성적이기 보단 사건의 해결을 감성적으로 대하고 있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돌출하고 있다.
국민의 성숙한 자세가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는 이번 가슴 아픈 상황에 직면해 좀 더 이성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명분 없는 전쟁’임을 전 세계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힘의 논리로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초강대국과, 처절한 전시의 삶을 살아가는 이라크 국민들 사이에서 우리는 올바른 진실관계를 규명하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책임과 의무가 있다.
개혁과 통일, 동북아시대로 나아가는 한국이 이라크 문제로 발목이 잡혀 좌초상태에 빠졌다. 우리가 흔들리고 감정에 휩쓸려 움직일 때 이익을 얻는 것이 누구인지 우리는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하며 우리가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이 바로 고 김선일씨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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