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오랜만에 2편 올리네요. 사실은 1-2편이랍니다. 준비과정이 오히려 쓸 내용이 많네요. 총 3편에 걸쳐 쓰겠습니다.
최적루트라는 것은 존재한다!
유럽여행은 이제 상당히 일반화 되었고 당연히 여행사에는 수많은 경험들이 축적되었습니다. 이는 곧 최적루트라는 것이 존재한다는거죠. 보통 영국과 프랑스를 서로 시작과 마지막에 둡니다. 이유는 바로 유레일패스 때문이죠. 영국은 유레일패스를 사용할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고 프랑스는 볼 것이 많은 나라입니다. 둘 다 항공 이용이 용이한 공통점도 있습니다.
보통은 영국으로 들어가서 독일-체코(프라하)-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파리) 이런 식으로 시계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만일 22일 일정이라면 영국에서 3일정도 빼고 프랑스에서 막판에 한 4일 빼고나면 실제 유레일 패스를 쓰는 기간은 15일이 되죠.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방향으로 돌아도 마찬가지죠.
폴란드는 버릴 수 없다
그런데 제게는 이런 일정을 적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폴란드죠. 폴란드는 독일과 동쪽으로 접경국입니다. 보통 베를린과 연결되죠. 동유럽은 아직 유레일패스가 통용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낭여행자들이 동유럽인 체코 프라하를 들르는 이유는 도시가 아름답고 물가도 저렴하지만 유레일이 통용되는 국가(독일, 오스트리아)와 국경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구간패스를 구입해서 큰 돈 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다는 점 때문이죠. 폴란드 바르샤바는 워낙에 먼 곳에 있어서 비용이 장난 아니게 소모됩니다.
제가 폴란드를 반드시, 특별히 마지막에 가려 했던 이유는 종이모형을 구입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폴란드 종이모형은 세계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데 국내에서 6만원에 팔리는 종이 모형을 폴란드에서는 단돈 15000원에 살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특정 회사의 제품을 모두 다 쓸어 담아 올 생각이었습니다. 두개씩 사 와도 70만원이면 다 살 수 있었죠. 책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ISBN도 있습니다) 부가세만 내면 무관세로 통과 가능하지만 문제는 무게입니다. 그 무거운걸 지고 다닐 수는 없죠. 물론 항공으로 부치는 방법도 있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고 불안불안하죠. 그래서 맨 마지막 일정에 넣다보니 out을 파리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런던은 더더욱 안되고. 결국 선택한 곳이 폴란드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접근성이 좋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입니다.
꼬이기 시작하는 일정
이제 일정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여행사 직원이 내 놓은 일정은 전편에 올린 것과 같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유레일패스는 20일 짜리였나(15일짜리보다 한단계 비싼.. 그러나 가격차는 엄청남)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유레일 개시]-아를 - 니스
이탈리아: 로마 - 피렌체 - 베니스
스위스: 쮜리히(경유만) - 인터라켄
독일: 뮌헨
오스트리아: 짤즈부르크 - 빈(비엔나)
체코[유레일 사용안됨]: 프라하
폴란드[유레일 사용안됨]: 바르샤바
독일[유레일 필요함]: 베를린 - 드레스덴 -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보시면 대충 짐작이 가시겠지만 막판 독일에서 유레일을 꼭 써야 하는데 동유럽 구간에서 약 1주일정도 유레일이 필요 없게 됩니다. 교통비 수억 깨집니다. 게다가 이 직원이 여행 총 일수를 잘 못 세어서.. 나중에 제대로 된 날짜로 계산해 보니 한달짜리 유레일 패스를 사용하게 되더군요. ㅠ ㅠ 가뜩이나 26 넘어서 할인도 안되는데...
어찌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기가막힌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유레일 연속패스를 쓰지 않고 유레일 셀렉트 패스를 쓰면 되는거죠. 셀렉트패스는 구간패스와는 달리 정해진 날동안만 쓸 수 있고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접경한 몇개 국가에 대해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전 4개국 10일짜리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동유럽은 열차 구간요금을 계산해 보니 구간패스를 사는 것 보다는 동유럽 패스를 쓰는게 저렴하더군요. 동유럽패스는 5일짜리입니다. 셀렉트패스와 쓰는 법이 비슷하죠.
유레일 셀렉트 패스란?
유레일 셀렉트 패스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유레일 셀렉트 패스는 개시(Validate)한 날짜로 부터 두달 안에 총 10일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7시 룰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건 오후 7시 이후에 기차를 타서 처음 내린(갈아타거나 최종 목적지거나) 시간이 자정을 지난 경우 패스를 사용한 날짜는 처음 기차를 탄 날짜가 아닌 내린 날짜를 적용합니다. 결과적으로 하루치만 사용하면서 이틀동안 자유럽게 기차를 탈 수 있죠.
제 경우 런던-암스텔담-파리-니스-로마-나폴리-로마... 이렇게 이동했는데 런던에서 암스텔담까지는 유로라인을 이용하므로 유레일을 쓰지 않습니다. 암스텔담에서 파리 가는 날 유레일 패스를 처음 개시하고 이 날 하루치를 씁니다. 파리에서 며칠 지내고 니스로 갈 때 아비뇽과 아를을 들러서 가게 되는데 기차는 여러번 타게 되지만 실제로는 하루치만 쓰면 됩니다. 이틀 사용한거죠. 니스에서 하루 머물고 이제 로마로 갈 때는 야간열차를 탑니다. 니스에서 밤 10시경 야간열차로 출발, 로마에 새벽에 도착. 숙소 잡고 바로 나폴리로 이동, 당일 관광하고 밤에 다시 로마로. 기차는 이틀에 걸쳐 여러번 타게 되지만 이 모든게 하루 사용으로 커버됩니다. 대신 몸은 피곤하죠. 이해 되시죠?
일정 확정!
몇번에 걸친 재수정과정을 통해 드디어 일정이 완성되었습니다. 셀렉트패스를 쓰게 된 이상 연속패스를 쓸 때 보다는 훨씬 정교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자세한 일정은 첨부한 일정표를 참조하세요.
이젠 준비물을 챙겨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디카에 대한 장비들이죠. 다음편은 준비물 편입니다. 일정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다음편엔 사진도 몇 장 올라갈겁니다. 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