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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5] Re:Re:Re:질문, 인수인계 어떻게 해줬나요...
박지훈.임프 [cbuilder] 2379 읽음    2006-06-17 15:19
물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제게도 아주 오래전에 작성해준 코드를 정말 오랜만에 다시 문의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물론 저도 도덕적인 책임은 다합니다. 그리고 그 증권사를 빠져나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시 연락이 온다면 감정적인 것과는 별개로 성의껏 도와줄 생각도 있습니다.

몇년전에 150만원 받고 두달 일해준 건으로 이따금씩 메신저로 질문을 받습니다. 그러면 전화를 걸어서 델파이에 그 소스를 열어놓고 열심히 설명해줍니다. 한두번은 담당자가 바뀌어서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준 적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가끔은 제가 작성한 부분과도 무관한 엉뚱한 것도 물어봅니다만 친절하게 대답해줍니다.

그런 것은, 평판 등의 이유가 아니라, 잘했건 못했건 제가 작성한 코드에 각별한 애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낳은 제 자식과 같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제가 작성한 코드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어쩔 수 없이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제가 글을 쓴 요지는, 인수인계 과정에서 트집을 잡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있기 마련이라는 거죠. 인수인계 과정에서도 언제든지, 웬만큼 제가 바쁘더라도 제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겠다는 언질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인수인계를 대충하고 나가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한 일에 대해 (책임 이전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저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 이후에 연락 한번 없었습니다.

만들어준 컴포넌트가 여러개인데 초단기에 억지로 개발했기 때문에(컴포넌트 개발은 그 특성상 급하게 개발하면 버그가 많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이렇게 급하게 작업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여러번 강조했습니다만 그쪽에서 버그는 나중에 수정하자, 일단 진도를 빼자고 종용했었죠) 아무리 제가 열심히 만들었어도 절대로 버그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컴포넌트단에서 버그가 발생하면, 반드시 그중 몇개는 치명적이게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한번도 연락조차 없었다는 것은 다시는 안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거죠. (물론 저는 일부러 버그를 만들어놓는다든지 하는 짓은 절대로 못합니다. 제겐 자식을 불구로 만드는 일이죠)

저는 사람 사이의 평판같은 것은 별로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평판을 두려워하지는 않아도 웬만하면 좋은 관계를 가지려고 노력하죠. 좋은 평판으로 무슨 득을 볼 거라고 기대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좋은 게 좋다'라는 것에도 넘어설 수 없는 선이 분명히 있어서, 원칙을 넘어서고 사람이 안하무인격이거나 어떻게 좋게 타협하려고 해도 통하지 않는 극소수의 황당한 사람도 있긴 하다는 것도 잘 압니다. 전 그런 사람들은 아예 상대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억지로 맞추려고 노력하다보면 제 삶의 원칙들이나 소중한 신념들을 너무 많이 희생하게 마련이니까요. 그럴 만한 가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는 상호 관계라고 철저하게 믿는 사람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제가 대하는 태도가 똑같지 않습니다. 누구나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걸 부인하는 사람이 오히려 위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인이 아니고 게다가 성인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는, 이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의 바로 저 자신에 충분히 만족하기 때문에, 제가 성인처럼 누구나 똑같이 사랑하지도 않고 제게 부당한 대우를 해준 사람에 대해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좋은 기억만 가질 생각도 없습니다.

생각해보세요. 그 관리자가, 제게 앙심을 품고 그렇게 악담을 해대지 않았더라면, 같이 일할 때의 그 좋은 관계도 있고 하니 컴포넌트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부담없이 제게 연락해서 부탁할 수도 있었고, 제가 수없이 약속했듯이 저는 어떤 보상도 없이도 필요한 만큼 손봐줄 의사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지금도 말이죠) 그런데도 그 사람은 나갈 사람이고 다시는 안볼 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하는 선택을 했고, 그래서 문제가 아마도 발생했을 것이 틀림없는데도 자신이 한 선택 때문에 제게 도움 한번 청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아마도 엄청났을 겁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개발자로서의 제 양심은, 퇴직시의 한달 정도로 인수인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는 영원히 자기 코드와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또 많은 프로 개발자들이 저와 똑같은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달이라는 인수인계 기간동안 최대한 단물을 빼내겠다는 삐뚤어진 생각을 가진 관리자에게는 그 한달조차도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회사가 싫어서 나오더라도 그 중 단 한두 사람이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좋은 사람이 회사에 남아있다면 인수인계를 일부러 소홀히 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회사의 전산 책임자로서 여러 직원들을 관리하고 누가 퇴사하겠다고 한다면 가장 먼저 인수인계를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무조건 직원이 '의무'를 다해주기만을 바라고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인수인계가 중요하다면, 회사측에서 퇴사하는 직원이 성의를 다할 마음이 생기도록 해줘야 합니다.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겠지요? 인연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꼬드길 수도 있고(실제로도 그렇고요) 또 조금이라도 친했던 다른 직원에게 인수인계를 종용하도록 해서 무난하게 인수인계를 받을 수도 있고요.

직원 개개인에게 퇴직 순간까지 직원으로서의 직분을 다할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면, 똑같이 인사 관리가 회사의 책임이고 관리자의 책임입니다. 회사측이든 퇴사하는 직원측이든 한쪽이 정말 몰상식한 사람이 아니라면, 인수인계에서 생기는 문제는 거의 항상 쌍방의 잘못으로 생기게 마련입니다. 무조건 퇴사하는 직원에게 다 뒤집어씌우고 문제가 생기면 오직 그 사람의 탓이라고 말하는 것은 회사측으로서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한 것입니다. 어차피 말이 안통하는 어거지인 사람은 성의를 다해줘도 소용이 없다, 어차피 좋은 관계로 유지될 사람은 따로 있다고요. 김호광님께서는 당연히 회사를 운영하시는 입장에서 인수인계를 걱정하시지만, 많은 개발자들은 회사의 억지로 인해 말도 안되는 일을 당하고서야 회사를 빠져나올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글을 써주신 김태우님의 경우도 저를 포함해서 많은 다른 개발자들의 경우와 비슷해보여서 더 안쓰럽습니다. 과장은 미운데 다른 동료직원들이 안쓰러워서 성의를 다하려고 한다고 하시지 않습니까. 그 과장이 아주 황당한 사람이 아니라면 김태우님이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정도는 알텐데, 마지막까지 인수인계에 대한 완료보고서까지 쓰라는 식으로 억지성이 다분한 요구를 하는 것은, 김태우님이 턱도 없이 거짓말을 쓰신 것이 아닌 한 그 과장의 잘못이 엄청나게 큽니다. 관리자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이라도 있으면, 아니 사회인으로서의 기본이라도 된 사람이라면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나가는 마당에 더 감정 키울 짓은 안하겠지요.

앞에서 말했다시피 친한 다른 직원들을 내세워서 형식이 아닌 실질 위주로 인수인계를 받는다면 훨씬 스무스하고 나중까지 문제가 없을 겁니다. 혹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남아있는 그 직원이 부탁을 한다면 김태우님도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로서는 인연 관리를 잘 못하고 세상을 잘 못사는 사람은 김태우님이 아니라 그 과장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인생살이 새옹지마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말도 안통하고 기본이 안된 사람과 억지로 인연을 유지하겠다고 자존심과 시간, 정력을 희생해가며 쓸 데 없는 노력을 더하는 것은 그야말로 바보짓 아니겠습니까.

물론 김호광님이 겪으셨던 상황도 익히 압니다. 저도 몇번 겪어봤거든요. 말만 엄청나게 거창해서 사람을 현혹하고는 일을 엄청나게 벌여놓고 전혀 책임지지 못하는 개발자들을 데리고 일하는 것처럼 환장할 노릇도 없죠. 하지만 제가 아는 한에는 그런 개발자들은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기본적인 양심은 다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수준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인간의 관계가 상호적이라 내가 헤꼬지를 하면서도 양심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겠죠)

그래서, 김호광님이 생각하시는 정도는 너무 노파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제가 개발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개발자들을 바라보니 좀 더 우호적이거나 긍정적으로 왜곡되어 보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주저리주저리... 잠자려다 제대로 못자고 작업하다보니 뭔 소리를 떠들었는지 제가 오히려 요약이 안되네요.
그냥 이해하고 싶으신 부분만 이해하시고, 나머지는 그냥 수면부족 강아지가 짖는 소리다, 하고 넘기시면 될 듯... ^^;;
박지훈.임프 [cbuilder]   2006-06-17 15:26 X
아무래도 좀 무례한 어투인 거 같습니다만...
김호광님께 대해 제가 감정적으로 상해서 함부로 말한 것이 아니라 지금 너무 졸린 상태에서 글을 쓰다보니 수위 조절이 잘 안되어서이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써놓고도 너무 길어서 도저히 수정할 엄두가 안나네요. --;;;;
김호광 [testcode]   2006-06-17 17:00 X
^^
김호광 [testcode]   2006-06-17 17:04 X
늘 그렇듯이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런 경우도 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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