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국내 델파이 관련 사이트의 게시판 성향을 분석에 관한 글을 올리면서, 박지훈씨의 게시판 활성화를 위한 건의 사항 제안을 요구 받은 바(?)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이 글은 나의 바램일뿐, 이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실제로는 매우 힘들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안되면 어떤가? 살아보니 내가 원하는대로 되는 일은 참으로 적은 것을... 그래도 요구하면 뭔가는 좋아질 수 있지 않겠는가?
일전에도 이미 말했지만, 내가 바라는 국내 델파이 사이트에 대한 바램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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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델파이 사이트들은 각기 자신의 색깔을 가져야 하며, 적절한 상업 정신을 가져야만 한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고고한 선비 정신으로 운영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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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현재 국내의 모든 델파이 사이트들은 거의 동일한 메뉴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참으로 불행하다. 획일적인 사이트 메뉴 구성은 결국, 각 사이트들의 전문성 결여를 의미한다. 서로 비슷한 구성은 재미도 없을 뿐더러, 개발자에게도 별로 득이 되지 못한다.
각 사이트는 자신의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각 사이트가 전문성을 가지면 게시물을 체계화하기도 쉽고, 관리도 편해 질 것이다. 전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엉뚱한 글이 엉뚱한 게시판에 올라오는 경우도 많이 감소할 것이다.
해외 델파이 관련 사이트를 보면 이러한 전문성이 확연히 보인다. 예를 torry나 superpage는 델파이 관련 자료실 전문 사이트이며 delphi3000은 델파이 관련 전문 개발 팁 사이트이다. 왜 국내 델파이 게시판은 이런 분업이 불가능한가? 왜 잡화점 방식의 게시판을 고수하는가? 잡화점에는 물건은 많지만 양질의 제품은 잘 없다는 속설이 있다.
따라서, 나는 국내 델파이 사이트들이, 다음과 같은 식으로 업무 분담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1. 질의 응답 전문 사이트.
2. 자료실 전문 사이트.
3. 강좌와 팁 전문 사이트
4. 콤포넌트 전문 사이트
꼭 이런 방식은 아니라도 상관없다. 더 나은 방식으로 업무 분담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알려진 사이트 4개를 위와 같은 식으로 기능을 분배하고, 각 사이트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살리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들지 않는 일은 없다. 지고지순 고고한 청렴결백함으로 이 사이트들이 운영되기를 바란다면, 바보들의 환상일 뿐이다.
나는 각 사이트가 자신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들을 만들어내서 사이트 주인들이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벌이가 되기를 원한다. 가능성이 희박하겠지만 혹시 떼돈을 버는 사이트가 생긴다면 더욱 좋겠다. 그래야 더욱더 전문성 있는 사이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짬짬이 관리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어떻게 전문성을 가진 사이트가 되겠는가?
수익모델 중 가장 쉬운 모델이 회원 착취 혹은 구걸형일 것이다. 쉽게 야그하면 회원들에게 회비를 받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delphi3000 사이트는 이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방식의 문제는 도입 방법은 비교적 쉬운 편인데, 회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 개발자들은 개발 정보를 얻기 위해 돈을 쓰는 것에 대해 매우 인색하다. 개발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개발툴에 대해서는 무료를 외치면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는 유료를 주장하는 이중적인 가치관을 지닌 집단이다. 내 생각이 너무 비관적이라서 여러분들이 동의하지 못한다면 정말 면구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의외로 좋은 정보에 대해서 합당한 가치를 기꺼이 지불하려는 개발자들도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무료 강좌나 무료 게시물에만 의존해서는 절대로 양질의 자료들이 쌓여질수가 없다. 무지 유감스럽게도, 국내 델파이 사이트의 강좌 수준은, 해외의 전문 사이트와 비하면 질의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유료와 무료의 차이일 수도 있다. 어쩌면 프로와 아마의 차이일 수도 있다. 아니면 국내 개발자들이 어릴때부터 영어 공부만 주리장창 한 탓에 한글 작문력은 무지 떨어지는 탓일 수도 있다.
무료 자료의 질은 항상 한계가 있다. 델파이가 무료 툴이었다면 지금처럼 우수한 성능을 결코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수익 모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제안하는 수익 모델의 예로, 콤포넌트 전문 사이트를 들어 보자.
아시다시피 델파이에는 수많은 콤포넌트가 있다. 수많은 델파이 콤포넌트들은 델파이 개발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어찌 보면 강좌나 팁란에서 해메기 보다는 내가 원하는 기능을 가진 콤포넌트를 찾아내는 것이 월등히 더 좋은 대안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미 토리 사이트는 이런 분야에 대해서 아주 전문적이다. 그런데 토리에는 없는 내용이 하나 있다. 토리 사이트는 각 분야별로 콤포넌트 자료실만 있다. 특정 분야의 콤포넌트에 대해서 비교 분석이라든가, 어떤 툴에 대한 소개라든가 이런 글은 없다. 이는 토리 사이트가 자료실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콤포넌트 사이트는 여러 분야의 콤포넌트를 체계적인 분류로 소개도 하지만, 기획 기사식으로 특정 분야의 콤포넌트에 대해서 분석도 하고, 비교도 하며, 그 분야의 가장 우수한 콤포넌트를 선정해서 발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장 뛰어난 그리드나, 가장 뛰어난 BDE 대체 콤포넌트 선정 등이다.
콤포넌트 사이트는 우수한 콤포넌트의 공동구매를 추진하거나, 콤포넌트 개발회사로부터 배너 광고, 혹은 스폰서 형식으로 이윤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콤포넌트 관련 글을 올려주는 저작자에게 강좌료를 지불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더 좋은 콤포넌트 관련글들이 올라올 수도 있을 것이다.
강좌팁 사이트 역시 좋은 강좌를 많이 축적하여 회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좋은 강좌를 얻으려면 좋은 필자진들도 포섭해야 할 것이다. 뛰어난 필자들이 결코 무료로 글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므로, 직접적인 회원착취(회비징수)가 힘들면, 배너 광고도 달고 미끼 형식의 글은 공짜! 심도 있는 글은 유료 같은 식으로 부분적 유료화를 모색할 수도 있다.
고고한 선비 정신으로 운영되는 델파이 사이트 보다는 적절한 상업정신으로 무장한 델파이 사이트가 더 좋지 않겠는가? 그래야 분명히 양질의 자료가 쌓이기 때문이다. 무보수 운영진들의 노고와 무료 집필진들에게 의존하면 항상 한계가 있다. 무료는 말 그대로 무료, 즉 가치가 없다. 아주 고급 기술에 속한 내용을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서 공짜로 알려줄 성자들이 많기를 바란다면 고수 개발자 되기를 지금 미리 포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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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가는 의견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