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섭님의 글을 읽다보니, 실제로 잘난 척을 하라는 게 아니라 실력을 드러내고 그에 대해서 좋고 나쁨을 알자..이런 말이네요.
그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러한 분위기가 우리 주변에는 정착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좀 더 기다려야 되나 봅니다.
제가 회사를 들어갔을 때 들은 말은 이거였습니다. "네가 궁금한 게 있으면 선배에게 물어봐라. 네가 물어보지 않으면 아무도 너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데, 좀 더 지나서 친해지고 술을 먹다보니, 이런 말도 하더군요.
"그나마 니네는 복 받은 경우다. 지금은 누가 물어보면 알려주는 건 잘 알려주지만, 예전엔 물어봐도 잘 대답해주지 않았다. 본인이 아는 것은 꼭 쥐고 있어야 오래 살아남기에 남에게 알려주는 걸 꺼렸다"
참으로 고려청자가 사라진 비밀을 듣는 것 같은 경우였습니다
정섭님이 말한 것은 저 단계보다 더 나중 단계인 "물어보지 않아도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남에게 전파하라" 쯤 되겠네요
제 경험상으로도 남이 물어보면 알려줘도, 물어보기 전에 자세히 알려주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친한 동료들끼리는 그런걸 공유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귀찮기도 하고 잘난 척 한다는 말 듣고 싶지도 않고, 저도 듣는 사람도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게 더 낫다라는 생각이지요
서로 그런 생각 속에서 정보공유는 힘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방법을 알려주면 "왜 그렇게 해야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지금까지 이 방법으로 잘 해왔어."라는 답변도 참 애매한 경우가 됩니다. 각 방법이 장단점이 있을 수도 있고, 문제가 있는 방법이라도 적용하는 곳에 따라서 그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도 하니까요.
이런 부분들이 하루 아침에 서로서로 좋은 정보를 공유하는 분위기로 이루어질 것 같진 않지만, 조금씩이나마 분위기를 반전시켜 나가는 것이 좋겠지요.
이런 분위기는 잘난 척이 아니라 결국은 서로에게 좋아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고수와 중수, 하수가 같이 일을 하는데, 중수, 하수를 키워주지 않으면 결국 고수는 해야 할 일이 많아집니다. 중/하수가 만든 버그를 같이 찾아서 고쳐야 하는 경우가 생기니까요
중수가 고수가 되어 고수 본인의 밥그릇이 없어질까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같이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프로그래머들의 내일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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