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으로는 좋은 생각이십니다.
이 포럼에서도 말씀하신 공동집필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것 자체는 충분히 가능하고, 참여하는 분이 어느 정도만 되면 실제로 책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입문서를 공동으로 집필한다면, 제 생각에는 현실적으로는 좀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초급서, 입문서는 다른 기술서적들과는 달리 스토리와 레벨이 중요합니다. 어떤 흐름이 없이 무작정 중구난방식으로 지식을 나열해서 책을 만들 경우, 결코 초급서가 초급서로 받아들여지지 못합니다.
예전에 C++빌더 3 시절에 어떤 분이 내었던 '입문서'의 경우(그 내용 그대로에다 약간의 챕터를 추가해서 4 버전으로도 버전업을 했었죠), 전반적인 수준은 입문서라고 보기에 나쁘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여기저기 웹상에 공개된 글들을 대충 번역해서 짜맞추다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챕터들 사이에 흐름도 없고, 각 챕터마다 원저자가 다르다보니 설명하는 목적과 글을 읽을 대상도 다르니까 설명하는 방식도 다 다르고, 설명하는 수준도 다 다르고.. 그러다보니 초보자가 입문의 목적으로 보기에 너무나 엉터리같은 책이 되어버렸습니다. 쉽게 설명하다가 갑자기 어려운 예제가 덜렁 나오고, 앞 챕터에서 설명하지 않은 내용을 너무나 태연하게 독자가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설명하고 있고.. 뭐 그런 식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 책으로 C++빌더를 입문하려고 했던 사람들중 상당수가 중간에 나가떨어졌을 겁니다.
그래서 초급서는 오히려 중, 고급서보다 쓰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책을 볼 사람의 수준과 이전 프로그래밍 경험이 다양하고, 예제를 고르기도 많이 까다롭습니다. 이게 제가 책을 쓰다가 좌절(?)했던 이유입니다. 하물며 입문서를 한사람도 아닌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쓰기에는 더욱 무리가 많습니다.
아시겠지만, "C++빌더 5 디벨로퍼 가이드"(6 버전도 나왔죠)의 경우 52명이 온라인으로 공동으로 집필한 책인데, 수준이 입문서가 아니라 중/고급서였습니다. 그 내용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러 부분 별로 다루는 내용이 완전히 다르고, 앞부분을 안보고 특정 챕터만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일단 중/고급서이니까 기본 지식은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필자가 원하는 주제를 원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으로 책을 만들기에 가장 좋은 분야는, 레퍼런스입니다. 예를 들어 VCL 레퍼런스, C++빌더 문법 레퍼런스를 만든다면 이런 수준과 스토리의 문제는 전혀 무시해도 되니까요. VCL 레퍼런스를 만든다고 할 경우, 최소한의 상호 규약만 전제하고 작업하면 각각의 토픽을 쓰는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글을 쓰면 됩니다. 또 "C++빌더 5 디벨로퍼 가이드"처럼 중/고급 활용서도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이건 완전히 어떤 보장도 할 수 없는 얘기입니다만...
조만간 기존에 작업하던 입문서 집필을 계속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게 된다고 해도 절대로 알려드리지는 않을 거고, 누군가 집필을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더라도 절대로 대답하지 않을 겁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대충 짐작이 가실 거라고 믿고요. --;;
크레브 님이 쓰신 글 :
: C++빌더를 후배들한테 가르치면서
: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게... 왕초보용으로 추천할 만한 책이 없다는 겁니다.
: 이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실겁니다.
:
: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전에 볼랜드 코리아에서 번역한 1200여 페이지 짜리 PDF 문서와
: 기존 3.0 버전용 책을 가지고 공부하라 합니다.
: 물론 볼랜드 포럼 알려주고요 ^^
: 그래도 항상 부족함을 느낍니다.
:
: 처음 시작하는 놈에게.. 정말 책 한권 던져주면서
: 이거 가지고 공부해라 라고 할만한 책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고 말이죠
:
:
: 그런데.. 왜 C++빌더는 책이 없는가?
: 아무도 책을 쓰려고 하지 않으며, 설령 쓴다고 하더라도 출판 되기도 힘들고..
: ( 사실 어떤 경로로 출판 되는지도 모릅니다. )
: 가장 큰 문제는 혼자 수백페이지의 책을 쓴다는것 자체가 엄청난 부담 입니다.
: 그리고 실력있는 개발자가 왕초보용 책을 쓴다니.. 저자의 수준이 쫌 떨어지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
: 그래서..
: 볼랜드 포럼에서 공동으로 출판 프로젝트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 고난이도의 기술 서적이 아닌...
: 정말 왕초보를 위한 책을 말이죠
: 지원자 몇명이 각자 표준 콤포넌트 몇개씩 맡아서 문서를 만드는겁니다.
: 사용 예제도 몇개씩 넣고요..
: 이렇게 꾸준히 하다보면 페이지가 쌓이고..
: 출판사와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 책으로된 출판은 아니더라도 PDF 파일로 된 정도는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필요한 분들은 제본해서 보면 될겁니다.
:
: 또한 지원자가 많이 늘어나면 섹션을 나누어
: 체계적으로 정말 방대한 분량의 초보자용 책을 출판 할 수 도 있을겁니다.
:
: 볼랜드 포럼 왼쪽 메뉴를 보면..
: [공동프로젝트]라고 있는데... 거의 사용을 안하는것 같군요
: 이것을 [ 공동 출판 프로젝트]로 바꾸고 의견을 교환하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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