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회가 끝난 늦가을 깊은 밤에
인사동 길에 흩날리는 은행잎을 주워서
내 호주머니에 가득 넣어주는 그대여
동복오씨 호적에 아예 오르고 싶어
볼우물 지으며 간지럼 타는 그대여
모범 택시 타고 한강을 건너갈 때
성수대교 아주 사줄까나 흰소리치자
정말 거짓말을 참말로 알아듣고
갓낳은 달걀보다 따뜻한 손 건네며
오작교를 건너가듯 숨이 찬 그대여
그대가 아비에게 버림받는 날이 오면
황금과 백지수표 수레에 싣고 가서
은하수도 오작교도 몽땅 사줄까나
선화공주의 뜨거운 피 그냥 흐르는
정말 거짓말을 참말로 믿는 그대여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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