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델마당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그럴 가치도 없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
'네이티브 개발은 끝장났으며 이제 웹 개발이 대세다. 구글을 봐라.'
그 분 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자들도 비슷한 오해를 하는 분이 적지 않을 듯 싶어서 잠깐 글을 써서 짚고 넘어가려고 하는 겁니다.
그 개발자 많다는 구글 안에 웹 개발자가 몇명이나 될까요? 우리 개발자들이 흔히 아는 웹 개발용 언어들, 그러니까 asp, jsp, php나 그 이전의 펄 같은 언어들이나,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루비 등 말입니다. 구글의 엔지니어들 중에 다수일까요? 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글 검색엔진이 asp로 만들어졌을까요?
데스크탑에 설치하는 구글 어스나 피카사가 자바 애플리케이션입니까?
구글은 주로 '웹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들을 만들지만, 주로 '웹 개발자들에 의해' 혹은 '웹 개발 언어를 이용해' 개발하지는 않습니다. 구글은 웹 시장을 뒤흔들지만, 그 기술적인 파워는 웹 개발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네이티브 기술에서 나온 것입니다.
참고로, 구글어스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최근의 기사...
http://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67803
그리고, 최근에 구글 한국 지사의 구인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http://www.google.co.kr/jobs/openings.html
이 내용을 보면 여러 직책의 인원을 구하고 있는데요. 그중에 기술과 관련된 직책들을 보면, 웹 개발 기술과 C++ 등 네이티브 개발 기술을 요하는 여러 직책들이 나옵니다. 그럼 웹 개발도 역시 필요하군, 하겠지만 웹 개발 관련은 모두 기술지원이나 기술영업에 가까운 직책들입니다. 개발이라는 타이틀이 아니죠. 개발에 가까운 기술들은 거의 네이티브를 원합니다.
다음 기사도 여러분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기사입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working/166641.html
물론 이 기사의 내용은 개발자 전반적으로 많이 해당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네이티브 개발자들보다는 웹 개발자들의 현실에 꼭 들어맞는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에도, '인터넷 업계'라고 구체적으로 지칭되어 있지요.
단적으로 말하자면, 웹 개발자는 수요는 많습니다. 하지만 단가도 낮고 대우도 형편없으며 고용안정성도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이 업계에서, 웹 개발자들은 거의 중소규모 웹사이트 개발을 하고 있거나 흔히 SI라고 불리는 업무 개발을 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계약직이 더 많습니다.
또 SI의 특성상 납기에 대한 업무적인 압력도 더 강하고 잦으며, 안정적인 버전업과 기술 축적은 커녕, 이전 개발시에 낮은 품질로 인해 다음 프로젝트때 개발자들이 생고생을 해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웹 개발이 네이티브 개발자에게 미래가 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웹을 이해하는 네이티브 개발자, 다시 말해 웹을 접목시킬 줄 아는 네이티브 개발자는 수요도 많고 대우도 높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웹을 접목하는 것이 네이티브 개발자에게 유일한 미래인 것도 아닙니다. 단지 길이 좀 더 넓고 많을 뿐입니다.
그러니, 분명히 웹 자체는 공부해둘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가도 더 높은 편이고 안정적인 네이티브 언어를 떠나서, 성능이 아닌 편의성에 주력하는 웹 개발 언어들로 이사가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