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회에서 정치개혁 법안들이 통과되면서, 어영부영 묻혀서 인터넷 실명제 법안까지 함께 통과되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3당이 합심해서 인터넷실명제를 통과시켜버린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인터넷 실명제는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들을 비난하는 국민들의 입을 막아버리고자 하는 구세대
정치꾼들의 잔머리 법안입니다. 정치꾼들이 내세우는, 고의적이고 악질적인 극소수를 잡아들이기 위해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은 무조건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논리는, 전국민을 잠정적인 예비범죄자로 몰고 모든 국민들의
잠재적인 범죄 가능성을 이유로 들어 미리 족쇄를 채워놓겠다는 의미입니다.
정치인들에게 항의하려는 국민들의 눈앞에다 경찰 세워놓고 "말하려거든 민증까고 해"라고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는 것입니다.

인터넷 실명제 법안 제정은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일 뿐인 법 제정권한을 민생현안 처리가 아니라 도리어
국민들의 입을 막는 데 남용한 것입니다. 이런 얼토당토 하지 않은 법안을 앞에 두고, 그 누구도 "악법도 법이다"
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볼랜드포럼에서는 처음 제 홈페이지였던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비실명 원칙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게시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실명이 아니었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또 이 포럼을 이용하는 많은 분들의 자발적인 자정 노력으로 실명 전환 강제를 하지 않고도 지금까지
포럼은 잘 운영되어 왔습니다.

다른 여러 사이트들에서 좋지 않은 글들에 지친 분들은 정치꾼들의 논리에 넘어가서 실명제에 고개를 끄덕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인터넷에서 실명을 사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도 아니고 또한 실명제가 궁극적인 해결책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여러분들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http://freeinternet.or.kr 에서 실명제 반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사이트들의 배너 및 시작
페이지 교체를 통해 실명제 반대의사를 표명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볼랜드포럼에서도 동참했으면
합니다. 시작 페이지 교체는 포럼의 특성상 좀 곤란하다 싶지만 배너 정도는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여러분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운영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배너가 아니라 포럼의 정책 방향성을 외부에
내세우기 위한 배너이기 때문이죠. 여러분의 의견 부탁드립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