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이글은 읽은 후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노약자들은 절대로 이글을 보시지 말기 바랍니다.
[일러두기]
파란해골 13호: 한때 매우 유명했던 라디오 드라마로서,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남매가 악의 화신인 파란해골 13호와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
-안전선 안으로 물러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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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식능력은 정말 신기하다. 온라인에 글을 올리면서 깨달은 것이, 똑같은 글을 보고서도 그 내용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정말 천차만별하다는 것이다. 내글을 보고 깨우침을 얻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무지 열받아서 울분을 참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재미있다는 사람도 있고, 굴복시키려 한다는 사람도 있고 기가 막히다. 내가 이정도의 글재주가 있었다니... 직업을 잘못 택했나보다. 차라리 소설가나 될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화할때 혹은 글을 읽을 때, 타인의 의도 전체를 파악하려 하기 보다는, 단지 몇몇 문구에 매우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 예를 들어 월드컵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한테 월드컵은 나쁜 것이다라고 주장한다면, 이 사람이 대체 어떤 이유로 월드컵을 싫어하는지 알려하기보다는, 국가적 스포츠인 월드컵을 싫어하는 나쁜 인간으로 간주해 버린다. 올림픽때 별로 흥분하지도 않고 대한민국을 응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매국노라고 간주해 버린다. 왜 대한민국을 응원하지 않는지 물어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내가 글로서 남을 설득하고 굴복시킬 정도의 글재주가 있다면, 여기 게시판에 글 올리는 대신, 소설가나 신문사설가가 되어 잘먹고 잘 살았을 것이다. 지난번 글에서 내글은 단지 내 주장을 할뿐 그것을 받아들이고 말고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자 선택이라고 분명히 밝혔는데, 왜 나를 남을 지배하려고 마인드 콘트롤을 시도하는, 태권동자 마루치의 영원한 숙적인 파란해골 13호로 판단하는가?
글읽는 사람의 모든 온갖 기분 좋고 나쁨 상태를 이해해주면서 글을 쓰야 하는게 글 쓰는자의 도리라면, 대체 글읽는 자의 글쓰는 사람에 대한 도리는 무엇인가? 댓글 다는 사람의 도리는 무엇인가? 모든 문제는 글 쓰는 사람만의 문제인가? 글 쓰는 자에게는 남을 "엄청나게 배려하면서" 글을 쓰라고 하면서, 정작 읽는 자는 글쓰는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배려하면서 글을 읽는가? 그리고 얼마나 신중히 댓글을 다는가? 여러 게시판을 다녀봤지만, 글 읽는자의 도리를 논한 글은 본적이 없었다. 심한 내용의 댓글을 다는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로는 글을 잘 올리지 않는다. 그러나, 유독 자신이 기분 나빠하는 혹은 동의하지 못하는 문구에 대해서 지나치게들 반응을 한다.
글 읽는 자의 도리는 글쓰는 자의 진정한 글의도가 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반론을 펼치려면 세번정도 글을 읽은 다음 조목조목 반론을 펼쳐야만 글 읽는자 혹은 댓글 다는 자의 도리가 아닌가?
내글이 자유게시판에 적합치 않는 불손한 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내글 구절구절을 파헤쳐서 나의 불손한 의도롤 가진 문구들을 구석구석 찾아서 지적하고 대체할만한 더 좋은 문구를 알려주시라. 내글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냥 불손하고 배려가 없다고만 하면, 일종의 마녀사냥일 뿐이지 않는가? 지적하기는 애매하지만 그냥 읽기에 기분 나쁜 글인가?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문구를 들어서 불손한 문구 사용을 지적해 줘야 이 모자란 글쟁이가 알아듣지 않겠는가? 그래야만, 자유게시판에 적합치 못한 글을 올리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후일 좋은 귀감이 되지 않겠는가?
지난 번 글의 주된 내용은 "나는 주장이 강한 글을 쓰고 싶고, 주장이 강한 글을 보고 싶고 좋아한다."가 주된 내용이었다. 다시 말해서, 아.직. 실.제.로. 강.한. 주.장.의. 내.용.을. 가.진. 글.을. 쓰.지. 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한번더 말하지만, 아직 여러 사람들이 정말 열받을 만한 나의 독특한 진짜 주장을 펼치지도 못했다. 과거에 올렸던 나의 잘난 주장들을 펼치는 글들 때문에 참았던 분노가 폭발했다면 무지 미안하다고 밖에는 말을 못하겠다. 나는 여러분들의 분노를 폭발시켜 어떤 이득도 얻는 바가 없는데, 왜 내가 여러분들의 공분을 살 글을 그리 많이 썼는지 모르겠다.
지난번 글인 "주정섭의 자기 주장 시 강한 표현에 관한 변명"에서 내 문체를 앞으로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 그렇게도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는가? 그 말때문에 주정섭은 마인트 콘트롤을 시도하면서 지구 정복을 꿈꾸는 사악한 악당이 되어 버렸단 말인가? 내글에서 내가 어떤 문체를 사용하던 그것은 전적으로 나의 취향이며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는 것은 동의 못하는가?
...주장이 강한 것 == 남을 지배하려 드는 것...
이 공식은 대체 어떤 논리로 생겨난 것인가? 대체 그 근거가 뭔가? 아무리 생각해도 내글을 확대해석한 것 같다.
언론의 자유란 공산주의자, 심지어 동성애자, 사형수 마저도 마음대로 표현할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다. 내 문체의 건방짐이 그리도 거슬렸던가? 그래서 온건한 문체의 글들로만 이 게시판이 가득 차기를 바라는가? 온건한 글들이 가득차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주장이 강한 글들이 많기를 원할 뿐이다. 그것이 그리도 나쁜 생각이며, 싸가지 없는 바램인가?
내글을 싫어하는 사람이 내글에 반론적인 댓글을 다는 것을 막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현실에는 자유가 없다고 한들, 언론자유만큼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글에 달린 아무리 심한 내용의 댓글이라도 절대로 지우라고는 요청하고 싶지 않다. 글삭제는 일종의 언론 통제 행위라고 믿기 때문이다.
마인드 콘트롤을 펼치는 파란해골 13호로 나를 매도해도 좋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역시 지극히 개인적 판단이며, 그것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특히 나를 파란해골 13호로 매도해서 본인 마음이 편해진다면 더욱 나를 매도하시라.
그러나, 후일 감정이 가라 앉았을때, 내글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읽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리고, "주장이 강한 글은 블로그에나 올려라"란 의견은 정말 너무 어이가 없다. 블로그는 주장이 강한 글만 올리는 곳, 자유게시판은 나긋나긋한 글만 올리는 곳이란 법을 대체 누가 정했는가? 블로그는 청소년 관람불가 글만 올리는 곳이고, 자유게시판은 전연령 구독 가능한 글만 올리는 곳인가? 대체 누가 그런 영등위(영화 등급 위원회)같은 어거지 식의 게시판 분류를 만들었단 말인가?
영등위의 웃기는 영화 검열 시비는 한두번이 아니다. 성인이라면 자신이 볼 영화든 글이든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 대체 어떤 존재가 우리보다 더 우월한 정신적 능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면서, 우리의 볼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단 말인가? 주장이 강한 글을 보면 심장마비가 온다거나, 손발 떨림 증세가 심해지는 심신나약자들만이, 이 자유게시판 독자들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진정 다른 독자들의 정신적 건강이 걱정되는가? 아니면 그냥 내 글이 미운가? 아니면 천성적으로 남의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본인의 폐쇄성 때문인가?
포르노 비데오를 많이 본다고 무조건 변태가 되는 것이 아니듯이, 주장이 강한 글이 많다고 자유 게시판이 엉망으로 되는 것도 아니며, 정신상태가 피폐해 지는 것도 아니다. 왜 그런 희안한 잣대를 가지고 언론 통제를 하려 드는가? 주장이 강하면 지배하려 들고 결국 히틀러같은 독재자가 되는 것이 필연이라고 생각하는가?
여기는 개발자 커뮤너티라고 했다. 커뮤너티는 대화하는 장소란 뜻이다. 그런데, 개발자들끼리 대체 자유게시판에서 어떤 대화를 나눠야할지 고민해 본 사람은 없는가? 강좌는 강좌 게시판에 질문은 질의 응답실에, 대체 자유게시판은 무엇을 위한 게시판인가? 개발자끼리 서로 어떻게 사는지 각자 어떤 주관으로 사는지, 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싶을 뿐이다. 그런 이야기를 할때 각자의 개성을 매우 강한 톤으로, 자기의 삶의 방식을 아무 꺼리낌없이 말하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다.
아직 진짜 주장이 강한 글을 쓰기도 전에, 타인들을 지배할 강력한 포스를 가진 글을 쓰기도 전에, 내가 세계를 지배하려 드는 파란 해골 13호 임이 들통나버린 것이 무지 유감스러울 뿐이다. 통탄스럽도다!!!
이글에 어떤 댓글들이 달릴지 또 무지 기대된다. 더욱더 심한 표현 얼마든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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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부탁은, 별로 유쾌하지 않으므로 주정섭님의 글에
제 이름이 오르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