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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6033] Re:Re:진지한 의견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박지훈.임프 [cbuilder] 1037 읽음    2002-10-26 15:14
비밀님이 말씀하시는 요지는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논리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비밀님의 의견에는, 이런 기본적인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사회적인 문제를 막기 위해 할 만큼의 충분한 고민과 대책을 세워왔으며, 현재에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인 면들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었다...라는 전제 말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적어도 이번 리니지 사태의 배경에서는 엔씨소프트의 개발자들이 마땅히 해야할
만큼의 고민을 하지거나 대책을 세우지도 않았다고 생각하며, 나아가서 그 책임의 소재가 개발자보다는
김택진 사장에게 있다고 봅니다. (사실상 게임 개발자가 게임의 시스템에 대한 결정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주의깊게 생각해봐야 할 점은, 리니지가 최초의 온라인 게임도 아니고, 하다못해 국내 최초도 아닌데
왜 리니지만이 그토록 심하게 사회적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리니지가 단순히 '게이머의 자유에 따라 PK가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라, '교묘하게 PK를 유도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리니지를 아주 정상적으로 플레이하는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몬스터들을 찾아나서고, 그 몬스터와
격렬하게 싸워서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습니다. 이것은 리니지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게임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플레이 스토리라인입니다. 이뿐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캐릭터를 강하게 키워나가는 훨씬 더 편하고 빠른 방법이 PK라는
것입니다. 수많은 몬스터와 싸우지 않아도, 레벨이 낮지만 비싸고 강력한 아이템이나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를 찾아 죽이고 아이템과 돈을 뺏아 다시 그것을 팔고 원하는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리니지에서의 PK는 서로간의 합의에 의한 1:1 승부가 아니라, 바로 옆에 지나가던
플레이어가 갑자기 킬러로 돌변해서 죽이는, 일방적인 폭력이라는 것입니다. 맵 내에서 특정 지역에서만
PK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PK의 일방적 폭력성을 대폭 감소시켜줄 수 있는 대안이 되는 것은
이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는 사람에게까지 PK의 열풍이 번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한번 PK를
당했던 사람은 다시 울분에 복수를 생각하게 되고, 쉽게 무분별한 PK의 광기 속에 빠지게 됩닏.
그 순간부터 그도 이미 정상적인 게이머가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리니지는 표면적으로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권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파헤쳐보면
PK나 아이템 현금거래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PK를 아주 막지 않는다하더라도,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특정 제한 지역내에서만 가능하게 한다든지, 서로간의 대전 합의가 된 경우에만 가능하게 한다면
PK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시스템상으로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결정적인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상의 은밀한 설정이 엔씨소프트의 당초 의도였던 아니던, 적어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가 발생하는 시점에는 그 누구보다도 엔씨소프트의 직원 및 김택진
사장이 이런 문제점을 더 잘 알았을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문제가 크게 벌어지기
전에 이미 엔씨소프트로 직간접적으로 수없이 항의메일등의 불만 표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처음 문제가 되기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2년 이상 끌어져 왔습니다. 그동안 방송 및 각종
언론에서 수없이 문제 제기를 했고, 그때마다 김사장은 보완책을 마련하겠다, 하고 말은 했습니다만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언론과 각 시민단체들로부터 수없이 질타를 받으면서도 엔씨소프트, 김사장이 꿋꿋이(?) 버틴 것은,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엔씨소프트의 수익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PK를 빼고 나면 리니지 자체가
무미건조해지기 때문이죠. 만약, 그러한 부적절한 PK 시스템이 온라인게임에서 흥미를 돋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나마 엔씨소프트의 정당성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형태의 다른 RPG성 온라인게임들이 모두 리니지와 같은 부정적 PK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그것은 현행 PK 시스템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엔씨소프트는 현재의 PK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으며, 게임의 재미를 유발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있음을 모를 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쉽게 사용자들을 리니지에 미치게 만들 수
있는 '부정적 PK 시스템'을 계속 고수해온 것입니다. 이것은 김택진 사장의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성
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게임 개발자이며, 게임 시스템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권한의 위치에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리니지와 같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시스템을
모방해서 게임을 만드시겠습니까. 절대 다수가 그렇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김택진 사장은 그런 선택을 했습니다. 리니지의 벤치마크 모델이었던 울온에서도 PK 문제가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 시스템을 모방했을 뿐 아니라 울온의 뛰어난 다른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다른 게임의 재미를 개발해내기 보다는 부정적 PK 시스템에 의존해서 회사를 키워왔습니다.

IT 업계, 특히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분들, 더욱이 그중 개발자라면, 엔씨소프트의 논리에 일리가
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보기엔 엔씨소프트 혹은 김사장은 절대로 다른 대부분의 업계의 종사자들이 하지 않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했으며, 우리 업계 사람들이 엔씨 혹은 김사장을 감싸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짚어둘 것.
김사장은, 리니지가 미국에서는 13세이용가로 판정을 받았는데 우리나라는 왜 그러느냐, 라는 식으로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일단 미국과 우리나라의 정서가 다른 것은 제쳐놓더라도,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리니지의 초기에는 그같은 문제가 거의 없거나 미약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실제로 그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제한을 하지 않았던 것이고,
미국에서도 작년초에 일부 전문가들이 이런 문제를 예견하고 리니지의 PK 시스템의 폐해를 비난한
바 있습니다.
http://www3.yonhapnews.net/cgi-bin/naver/getnews?062001050405500+20010506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회사를 일구어 경영자로 성공하는 사람은 그만큼 약다고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끊임없이 범죄를 유발시키고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그 해결책을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때문에 그 유혹을 버리지 못하고 모르는 척 계속해나가는 것은,
뛰어난 경영자의 범주에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범죄자의 기준으로 바라봐야 한다고요.

사이버펑크류의 소설에서 보는 암울한 미래는, 결코 허황된 상상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그 영향으로 새로운 문화조류가 생기게 되고, 그러면 그 새로운
문화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사회가 적절히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법이 적당하지 않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해야 합니다.
만약 사회적인 제어의 장치가 기술의 선악 작용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사이버펑크 문학에서 보는 것과 다름없는 어두운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비밀 님이 쓰신 글 :
:  물론 게임은 직접 사용자의 참여가 가능하죠.
:
:  그것때문에 더 강력한 제제가 가해져야 한다 - 라 ... 흠 , 그렇게 말씀하지면 만화는 쉽게 읽히므로 영화나 소설보다 더 강력하게 제제가 가해져야 한다 - 라는 말도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 음악은 같은 메세지를 반복해서 들려주므로, 더 심각할지도 모르겠군요 )
:
:  게임은 사용자의 참여가 가능하다. 게임 디자인에 따라 그 범위가 있습니다.
:  영화나 만화나 소설은 저자의 의도에 따라 그것을 볼 수 밖에 없죠. 앞서 예를 들어 말씀하신 '엽기적으로 살인하는 영화'라고 한다면, 그것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 물론 극단적인 방법으로 삭제를 하거나 빨리 감기를 해서 지나가거나, 눈을 감고 안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
:  게임의 경우는 좀더 세분화 시켜본다면, '엽기적으로 살인할 수 있는 게임'과 '엽기적으로 살인할 수 밖에 없는 게임'으로 나눌수가 있겠죠. 전자는 그런 자유도를 부과한 게임이고, 후자는 그러한 자유도와 전개상 사용자를 그쪽으로 몰아가는 게임입니다. 후자라고 한다면, 문제가 제기될만 합니다만 ... 전자를 두고 '그러한 선택의 여지'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제제가 가해진다면 게임에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도에 제한이 가해지는 것이죠.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
:  저도 NC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계속해서 관련 글들을 읽어보고 있고 .. 동감하는 부분이 과연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판정이 게임 내 적인 부분과 연관된 것인가 게임 외 적인 부분과 연관된 것인가 라는 것인데요 .
:
:  만일 아주 건전한 옷갈아입히기 게임이 있다고 합시다. 흔히 말하는 아바타류 게임이겠죠. 단지 이벤트에 따라 돈을 모아 옷을 사서 입히고, 아바타를 꾸미는 게임 .. 그런데, 그것이 알수 없는 이유로말이죠 :) 인기를 끌고 그래서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사기를 치고 아이템이 현거래되고 아바타가 없는 사람은 왕따가 되고 그런 일이 청소년 문제로 심각하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건 제작자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사용자의 잘못일까요 .. 저 게임을 18세 이용가로 만들어야 할까요, 아니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
: ( 게임 내용에는 문제가 없죠. 우리나라 사람은 리니지 게임을 게임이 아닌 또 다른 생활로 즐긴 것이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
:
:  참 곤란한 문제죠. 게임개발자는 신이 아닙니다. 싱글 플레이도 아닌, Massive Online게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죠. 그리고, 게임개발자는 먹고 살아야죠.
비밀 [roseria]   2002-10-27 10:53 X
저도 NC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우려하는 것은 NC가 아닌 NC사태 이후의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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