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에 대해 유리하다고 쓴 것은, 매년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를 말한 겁니다.
그게 싫으면 2년이나 3년마다 업그레이드를 1300달러에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선택이 생겼다는 것이 좋다는 얘깁니다. 그 전에는 매년 새 버전을 구입하는 사람도 오직 1300달러짜리 업그레이드만을 구입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엔터프라이즈는 개인 개발자를 위한 버전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렇게 비싼 거고, 저는 기업 구매자의 입장에서 엔터프라이즈를 예시한 거고요. 프로페셔널의 신규 가격은 900달러, 업그레이드는 400달러입니다. SA는 360달러. 이정도 가격이면 실제로 개인 개발자를 위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주정섭님의 경우 프로페셔널의 기능이 아닌 엔터프라이즈의 기능이 다 필요할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개발자에게 프로페셔널로 충분하다는 것을 저도 경험적으로 듣거나 보거나 해서 알고 있고요. 아마도 주정섭님도 프로페셔널의 기능이 개인 개발자에게 크게 모자람이 없이 적합하다는 데에는 크게 이론이 없을 듯 합니다. (제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 사실 저의 경우에도, 투게더 모델링 안쓰고 ECO를 안쓰니까 엔터프라이즈 사다놓고 프로페셔널을 쓰고 있는 셈입니다. 미들 티어쪽 DB 연결은 ADO를 쓰고..
그리고 델파이2007의 출시 문제.
델파이2007이 마이너에 가까운 적은 기능 개선을 갖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정확하게 보신 겁니다. 델파이2007은 하이랜더도 아니고, 델파이2006의 코어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IDE와 VCL의 기능만 일부 업그레이드된 버전입니다. 따라서 컴파일러 버전과 VCL 버전까지도 똑같아서, 2006의 서드파티 컴포넌트를 dcu만 복사해서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따져보면, 델파이7이 그런 면에서는 훨씬 심했었기도 하죠. 델파이7은 델파이6로부터 추가된 부분이, 거의 서드파티 컴포넌트 라이브러리 두가지를 추가한 것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볼랜드가 스스로 뭔가 한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문법적으로 쓰잘데기없는 몇가지가 추가되어서 컴파일러 버전은 올라갔지만요.
비스타 지원 문제는, 사실 저도 그 비스타 지원 관련 아티클을 번역하면서 살펴봐서 그리 엄청난 작업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존 버전에 쉽게 추가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기존 VCL 소스를 뜯어고쳐야만 해결이 가능한 부분도 있고, 전혀 없던 함수들을 추가하는 등 아주 무시할 정도의 대수롭지 않은 기능은 아닙니다. 델파이7으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비스타에서 잘 돌아간다는 것은, '그냥 돌아간다'입니다. 비스타의 에어로에서 추가된 효과가 하나도 안나와서, 에어로 효과가 나오는 다른 모든 애플리케이션들 사이에서 너무나 보기싫게 툭 튀어보입니다. 더욱이 작업전환창에서 프리뷰로 시커먼 애플리케이션 윈도우가 나와서 무슨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외 블로그나 뉴스그룹들을 보면 비스타 지원 버전이 나올 때까지 델파이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하는 개발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비스타 지원은 로드맵상 아주 뒤로 밀려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코드기어로서도 심각한 문제였기도 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정섭님이 말씀하신, '패치로 불가능하냐'에 대해 말이 안된다는 건 아닙니다. 패치로 충분히 가능하죠. 일반적인 패치보다는 조금은 대규모의 패치가 되긴 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도 조금 과하긴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패치로 하기에도, 새 제품으로 내놓기에도 좀 어정쩡한 수준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마도 그게 멋적어서 VCL for AJAX와 dbExpress4를 추가해서 새 제품으로 내놓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사실 VCL for AJAX도 대단한 것은 아니고, 기존의 인트라웹의 업버전입니다)
주된 업그레이드 내용이 비스타 지원인 델파이2007이 나온 것에 대해 나쁘게 볼 수도 있지만, 이번에 그게 나오지 않았더라도 패치로 제공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가능성이 전혀 없었습니다. 로드맵상 후순위로 잡혀있었으니까요. 원래 먼저 출시할 예정이었던 하이랜더의 출시가 하루하루 다가오는 와중에, 이미 공개한 로드맵을 수정해가며 순위를 바꾸어 비스타를 우선 지원하자면 그만큼의 비용이 발생하고, 아시다시피 어떤 비용도 땅파서 안나오겠죠. 그러니 돈 안나오는 패치가 아니라 새 제품으로 출시하려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델파이 Win32 어플의 닷넷 전환 문제입니다. 서드파티를 말씀하셨는데, 사실 최근까지 유력한 서드파티 VCL 개발업체들은 상당수가 닷넷 전환이 가능한 버전을 판매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전 그 부분은 큰 장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년 정도가 지나면, 지금도 델파이의 신 버전으로 업글하고 나서 서드파티 컴포넌트가 문제가 되고 있는 케이스의 경우와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거라고 보고요.
오히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Win32 API 콜이 많은 경우일 겁니다. 하지만 Win32 API 콜을 많이 하는 경우라면 폼이 대단히 많은 업무 프로그램보다는 유틸리티/시스템 프로그램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고, 이런 유틸리티/시스템 프로그램은 MS가 현재 그러듯이 앞으로도 닷넷이 대세를 잡기는 힘드리라 생각합니다. 오피스가 닷넷으로 나오지 않을 것과 마찬가지죠.
보셨겠지만, 델파이 강좌 게시판에 제가 올려놓은 Win32 델파이 애플리케이션의 닷넷 마이그레이션 번역글이 있습니다. 그 글에 언급된 정도면 Win32 콜의 문제와 서드파티 컴포넌트의 문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애와 해결책이 다 나온 것이라고 보는데요. 보시다시피, 글은 꽤 길지만 원문을 쓴 밥아저씨가 너무 풀어놔서 그렇지 그렇게 많이 복잡하고 어렵지는 않고, 오히려 기계적인 작업에 가깝습니다.
물론 기계적인 작업도 많이 쌓여서 대규모 업무 프로그램에서는 엄청난 일거리가 될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 이정도면 C# 등의 언어로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보단 훨씬 시간이 적게 들 거라고 생각됩니다. 또, 이런 호환성이 델파이 외에 어떤 툴과 언어에서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만큼 가치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 닷넷을 대단히 비관적으로 보지만, 언젠가는 대세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대비를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 기본 대비를 코드기어가 대신 해준 셈이고, 그런 면에서는 좋은 일입니다. 다만 Win32 개발이 아직 대세인데도 지금까지 닷넷에 지나치게! 올인해온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저도 여러 경로로 비난해왔습니다.
코드기어의 대변인이라는 얘기는, 언젠가는 그런 얘기가 한번쯤은 나오지 않을까 하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볼랜드/코드기어에는 실제론 대단히 껄끄러운 상대입니다. 수없이 잔소리를 하고 계속 이슈를 제기하고 하니까요. 국내 뿐 아니라 본사나 AP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솔직히 국내 개발자들의 정품 사용의지가 조금 미심쩍기는 하지만 국내 개발자들이 강한 정품 사용의지가 있으며 모든 것은 전적으로 가격을 높여놓아 정품 구입을 어렵게 만든 코드기어와 총판사들의 잘못이라고 강하게 밀어붙여왔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코드기어의 '최소한'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같은 사람도 한사람쯤은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사실 코드기어가 쓰러지더라도 대안은 얼마든지 있고 제 밥줄에 영향은 별로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비리비리한 회사나마 개발자들의 희망대로 정책을 바로 잡고 제대로 추진하면 없는 것보다는 훨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코드기어측과 개발자들을 서로 이해시키고 싶어했고, 그렇게 행동해왔습니다.
제가 보기엔, 지금이 힘든 시기일 것이 분명한 코드기어에 필요한 것은, 항상 비난만 하는 것도, 항상 갈채만 보내는 것도 답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잘못한 것은 분명히 지적하되, 조금이라도 잘 결정한 것은 갈채를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닉 하지스가 예전에 볼랜드를 강하게 비난하던 시절의 글을 제가 제대로 소개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만, 그 목소리는 주정섭님의 목소리와 거의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로 강경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코드기어에 입사해서 한자리 꿰찼다고 해서 돌변해서 일단 돈부터 벌어보자, 혹은 윗사람에게 잘보이자, 그렇게 바뀌었다고는 생각되지 않고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저라도 그랬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정섭 님이 쓰신 글 :
: 박지훈씨의 글에 따르면... 앞으로 델파이의 약 2년간 즉 1년마다 새버전이 나온다고 가정했을때...2천 달러 + 750 달러 즉 2750달러 입니다. 한화치면 대략 270만냥 정도라고 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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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270만원의 금액에 대해서, 싸다 비싸다 논란은 회사 차원의 구매냐 개인 차원의 구매냐를 두고 봤을때 전혀 다르겠지만.. 개인의 차원에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따라서 이 금액이 델파이가 단순히 예전보다 싸졌다라고만 본다면 몰라도, 이 금액이 과연 개발자들한테 합당한 델파이 가격인지는 박지훈씨나 나나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니 각자 경제적 사정에서 알아서 판단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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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기존 윈32용 델파이 어플을 닷넷용으로 전환하는데 과연 박지훈씨 말처럼 쉬울까요? 순수하게 오로지 델파이가 제공하는 콤포넌트만 사용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서드파티 콤포넌트 몇개만 사용해 버리면, 그 과정은 상당히 고통 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리눅스용 델파이인 칼릭스와 윈32용 델파이만해도 그렇습니다. 과연 하나의 소스로 두 오에스에서 아무 문제없이 컴파일만 하면 돌아가도록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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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간단한 어플이면 몰라도, 큰 어플이라면 이 과정은 상당한 고통이 수반됩니다. 물론 델파이 개발자는 기존 소스를 상당부분 닷넷에서도 재활용할수 있다는 장점이야 있긴 하겠지만, 개발 과정에서는 전체 소스 중 20프로 정도가 개발 기간의 80프로를 점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기존의 매우 중요한 기능이 닷넷 델파이에서 재대로 전환이 안되고, 그 전환 과정이 무지 고통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나는 델파이 닷넷이 윈32용 델 어플을 매우 손쉽게 닷넷용으로 바꿔 줄 거라고는 결코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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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훈씨 말처럼 비스타라는 플랫폼이 바뀌는데 공짜로 그런 패치를 어떻게 주느냐라고 볼수도 있지만, 간혹 박지훈씨의 글을 읽다보면 코드기어의 대변인 같은 느낌이 들곤 합니다. 왜 공짜로 못준다고 생각합니까? 1년 이내에 충분히 어떤 개발환경 변화가 감지되면 그것에 대해서 무상으로 해주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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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델파이 2006을 내면서 코드기어는 조만간 비스타는 업데이트로 자동 지원 같은 약속은 하지 않았을까요? 코드기어 입장에서는 당연할지 몰라도 개발자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한거 아닙니까? 2006 구매자들은 조만간 새로 구매해야할 버전의 델파이를 사야하는 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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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관록이 있는 개발자라면 여러 콤포넌트를 설치하고 델파이 IDE 여러 보조 툴들을 설치했을 것입니다. 업데이트가 아니라 새로운 버전의 문제는, 델파이를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콤포넌트 설치와 IDE 툴 설치를 모조리 다시 한번 더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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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드기어의 비스타 지원이 과연 엄청난 코드 수정이 필요한 작업일까요? 내가 만든 과거의 프로그램들을 비수타에서 돌려봤는데 대부분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델파이 7조차도 비수타에서 비교적 잘 돌아간다고 합니다. 대체 코드기어는 비수타 지원을 위해서 얼마나 어마어마한 개발 과정을 거쳤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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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과정이 엄청난 개발기간과 인원을 투입해야 했기에 당연히 돈을 받고 팔았어야만 할, 대단한 분량일까요? 이건 박지훈씨나 나나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나의 생각으로는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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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하지스 그 사람과 별로 친분이 없어 그 사람의 사상은 모릅니다. 그러니 한번 지켜 봅시다. 나의 예상이 여지 없이 틀리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보다 가장 나입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정말 불행해집니다. 나스스로도 내 예상이 틀리기를 무지 바랄 뿐이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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